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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왜 넓은 사무실의 3분의 2를 놀렸나 | |
687호 표지이야기 | |
“다음으로는 이명박 후보와 BBK의 관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남편 김경준이 이명박 후보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2001년 1월이라는 이명박 후보의 주장과는 달리 1999년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런 소소한 사실에 대해서도 왜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지 제 짧은 생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11월20일 오후 2시(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윌셔불르바드의 플라자호텔 2층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38)씨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낮은 목소리로 읽어가다 이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BBK의 실제 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라는 것을 밝혀주는 한글판 계약서가 있다는 사실도 이보라씨가 이날 공개했다.
이보라 “99년 BBK 함께 만들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 쪽의 말이 워낙 달라 양쪽의 주장으로는 진실을 가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명박 후보와 김백준씨가 BBK의 초반부터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명박 “내가 LKe 차리기 전 김경준과 삼성생명 거래 있었다”
가닥은 BBK가 있던 삼성생명 빌딩 17층 사무실에서 잡혔다. 이명박 후보는 그간 여러 가지 표현으로 BBK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BBK가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빌딩 17층에 들어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BBK는 1999년 4월에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삼성생명 17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한나라당의 대선 예비후보 검증청문회에서 “BBK는 이미 삼성(생명) 돈을 운영했기 때문에 삼성(생명)에 회사가 있었고, 새 회사(LKe뱅크)를 창립할 때도 김경준 회사 옆에 차린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LKe뱅크를 차리기 전에 이미 삼성생명과 김경준의 거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삼성생명, BBK에 자금관리 의뢰 시점 2000년 3월, BBK 만든지 11개월 지나
BBK가 2001년 3월에 있었던 금융감독원의 검사에 대비해 만든 답변서를 보면 삼성생명이 100억원(미화 880만달러)의 자금관리를 의뢰한 것은 2000년 3월2일이었다. 이는 이명박 후보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었던 LKe뱅크를 창업(2000년 2월18일)한 뒤의 시점이고, BBK를 만든 지도 11개월이나 지난 뒤의 일이다. 삼성생명으로선 김경준씨가 아니라 그와 함께 사업을 한 이명박 후보를 보고 투자했을 개연성이 크다. 이에 대해 강준영 삼성생명 부장은 지난 7월 <한겨레21>과의 통화에서 “BBK가 삼성생명 빌딩에 입주하고, 삼성생명이 BBK에 100억원을 투자한 게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BK 삼성생명 17층 사무실에 직원 9명이 109평 임대
궁금증은 사무실의 규모를 보면 더 커진다. BBK가 99년 4월에 입주하면서 삼성생명과 맺은 임대차 계약서를 보면, 직원이 9명에 불과한 회사가 109평이라는 넓은 공간을 임대했다(BBK의 직원은 2001년 3월에 사실상 문을 닫을 때까지 9명이라는 수를 계속 유지한다). 그렇지만 김경준씨는 ‘통 크게’ 넓은 공간을 빌려놓고, 실제로는 ‘속 좁게’ 3분의 2에 가까운 공간을 놀리고 있었다. 과연 이유가 뭐였을까. 그에 대한 증언은 직원들의 입에서 나왔다. BBK의 창립 멤버로 시작해 이후에는 이명박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김윤경씨는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증인신문(이 후보의 형과 처남이 대주주로 있는 다스가 김경준씨를 상대로 미 연방법원에 낸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의 명령으로 주한 미대사관에서 실시됨)에서 “(삼성생명) 사무실은 BBK가 계약을 했는데, 처음부터 빈 공간이 많았다”며 “저는 거기에 김경준씨가 이명박 회장과 함께 만들 인터넷 증권회사의 기반이 될 LKe뱅크의 사무실이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BBK를 시작할 때부터 LKe뱅크의 탄생을 준비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BBK 창립 멤버 오유선씨
역시 BBK의 창립 멤버인 오유선씨도 지난 2002년 8월 한국 검찰 조사에서 “처음에 환은스미스바니증권에서 일하다 김경준 사장이 증권회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함께 따라 나왔다”며 “김경준 사장이 이명박씨와 증권사를 설립하려다가 잘되지 않자 뉴비전벤처캐피탈(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전신)이라는 창업투자사를 인수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BBK의 직원들은 회사의 궁극적인 목적이 인터넷 기반의 증권회사를 만드는 것이고, 그 파트너는 이명박 후보였다는 것을 초기 단계부터 알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지인 리스트에 삼성생명 배정충 대표 이름
이 과정에서 매우 흥미로운 자료가 하나 나왔다.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 대표이사이던 2000~2001년에 비서였던 이진영씨가 만든 이명박 후보의 지인 리스트다. 제목은 ‘범주: 회장님(50개 항목)’이라고 돼 있다. 여기에서 삼성생명의 배정충 대표이사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배 사장은 삼성생명이 99년 김경준씨와 사무실 임대계약을 맺을 때도, BBK에 2000년 3월에 투자할 때도 삼성생명의 대표이사였다. 김경준씨는 지난 8월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생명의 BBK 투자를 이끌어낸 것도 이명박 후보였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이명박 후보와 BBK의 연관성에서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인물이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다. 현대종합금융 부회장 출신의 김백준씨는 대표적인 금융전문가로, 이 분야에서 이명박 후보의 오른팔 노릇을 하고 있다.
‘이명박 오른팔’ 김백준씨 방은 BBK쪽에 있어
특별취재팀은 LKe뱅크가 2000년 2월 삼성생명에 입주하면서 새롭게 사무실 구조를 짤 때 작성한 내부구조도(레이아웃)를 확보했다. 이 구조도를 보면 삼성생명 17층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BBK가 있는 현관이 나온다. 이 현관으로 BBK의 사무실을 ㄱ자 형으로 돌아가면 LKe뱅크로 연결되는 문이 나온다. 확인 결과 김백준씨의 방이 있던 공간은 LKe뱅크 쪽이 아니라 BBK 쪽이었다. 이명박 후보의 당시 비서였던 이진영씨는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있었던 미 연방법원의 증인신문에서 김백준씨의 방 위치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LKe뱅크와 연결된 문 옆에 있었는데, 어느 쪽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취재팀이 레이아웃과 이씨가 그린 방의 배치도를 비교해본 결과, 그의 집무실은 LKe뱅크가 아닌 BBK의 공간에 있었다. 취재팀과 만난 이보라씨도 “김백준씨는 2000년 5월보다 훨씬 이른 시점부터 BBK에서 근무했고, 집무실도 BBK 쪽에 있었다”고 확인해줬다.
BBK·LKe 함께 사용한 ‘경조화주문의뢰서’
한편, 김백준씨와 관련된 또 다른 흥미로운 자료도 나왔다. BBK와 LKe뱅크가 함께 썼던 2000년도의 ‘경조화 주문의뢰서’라는 서류철이었다. 이 파일에서 2000년 10월11일 김백준씨가 BBK투자자문(주) 부회장의 명의로 교보생명 대표이사 앞으로 화분을 보낸 기록이 나왔다. 김경준씨는 미국 법정에서 이뤄진 여러 차례의 증인신문에서, 김백준씨는 BBK의 부회장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 법정에서는 변호사들이 논쟁을 벌이다 “서류를 보면 알잖냐”(Document says itself)라고 목소리를 높일 때가 있다. 지금은 “사무실을 보면 알잖냐”(Office says itself)라고 해야 할까.
특별취재팀
▶ ‘BBK 도장’, 대선서 어느 후보 콕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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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검사님들이시여! 사실 그대로 밝혀 주십시오, 꼭 부탁 드립니다." 검찰 만세!"라는 국민의 지지가 나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