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스라엘 수입의존도 90% 이상 품목 8개
무협 보고서 "이스라엘 수입의존도 높은 브롬 등 공급망 대비 필요"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화염이 솟구치고 있다. |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우리나라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아 교역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브롬, 항공기용 무선 방향 탐지기 등 8개 품목의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는 90%를 웃돌아(올 1~8월 기준) 공급 차질 발생 시 수입선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구자열)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6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내경제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1~8월 기준 이스라엘이 우리나라 수출·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37%, 0.27%에 불과하고, 팔레스타인의 수출입 비중은 0.01% 이하로 매우 낮다.
하지만 브롬, 항공기용 무선 방향 탐지기 등 8개 품목의 대이스라엘 수입의존도는 높아 공급망 리스크에 사전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난연제, 석유·가스 시추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브롬은 2023년 1~8월 기준 대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9.6%에 달하고 있으며 타 물질로 대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보고서는 미국, 요르단, 중국, 일본 등에서도 브롬을 생산하고 있으므로 공급 차질 발생 시 해당 국가들로 수입선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드론용 레이더, GPS 등)는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4.8%로 분쟁 장기화 시 공급 차질이 우려됐다.
이밖에 이스라엘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90%를 넘는 품목으로는 기타 파래, 에틸렌 디브로마이드, 흑단 단판목재, 주석 웨이스트 및 스크랩, 완전자동 라이플, 리볼버 및 피스톨 손잡이고 꼽혔다. < 표 참조>
이와 함께 보고서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국제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우리나라의 무역 수지 악화 및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생 직후 이전 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한(4% 대) 이후 안정화 추세이며 천연가스 가격은 큰 폭 상승(16% 대)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장기화되면 여타 중동 산유국의 전쟁 개입, 원유 생산 시설 및 수송로 침해 등으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국제 유가가 10% 상승 시 우리나라 수출은 약 0.2% 증가, 수입은 0.9% 증가해 무역 수지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전체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생산 비용은 0.67% 상승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보고서는 이스라엘 내 인텔 CPU 공장을 비롯한 첨단 분야 기업 운영이 중단될 경우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해 업황 회복 시기가 지연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 도원빈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교역 비중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네온·크립톤 등 특정 품목의 공급망 교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