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이 어려웠던 독일어 단어들
내가 독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독일어가 아주 서투른데도 불구하고
독일어를 빨리 배워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에서 겁 없이 독일 사람들한테 대시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말하는 중에 실수를 자주 범하게 되었다.
그 사례를 몇 가지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나의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매일 아침 6시 정각에 문을 여는 빵집이 한 곳 있었다.
나는 빵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제일 먼저 달려가 빵, 소시지 및 버터 등을 사다 아침 식사로 먹었다
나는 특히 브뢰첸(Brötchen)이라는 작은 빵을 좋아했는데 아침 식사로 갓구어낸 빵을 한 입 베어 물면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따뜻한 빵이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정말 일품이어서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내가 그 빵집을 처음 갔을 때 실수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고소를 금할 수 없다. 그 빵집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점원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녀에게 “Bitte, geben Sie mir eine Brötchen"("브뢔첸 한 개 주세요") 하고 말했더니
그녀는 나에게 빵을 건네면서 “Sonst nichts?"("다른 건 없어요?") 하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Geben Sie mir auch eine Wurst"("소시지도 한 개 주세요") 하고 말했더니
그녀는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면서 “Was?"("뭐라고요?") 하고 잔뜩 화난 얼굴로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닌가.
나는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되었구나 생각하고 바로 진열장 안에 비치되어 있는 소시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그제 서야 그녀는 알겠다는 듯이 소시지 한 개를 꺼내주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의 서투른 독일어 발음으로 인하여 Wurst(소시지)가 그녀에게는 유방(Brust)으로 들렸던 것이다.
작고 가늘게 째진 눈을 가진 황인 종 녀석이 아침부터 독일 아가씨한테 유방을 달라고 했으니
그 말을 들은 그녀는 얼마나 기막히고 황당하게 느꼈을까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한국인에게는 두 단어의 발음이 거의 비슷하게 들려 정확히 발음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독일어의 W와 B는 둘 다 영어의 V처럼 발음하는데 입술 상태에 따라 W와 B의 발음이 달라진다.
그 사건이 있은 후 나는 다시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숙소에서 Wurst 발음을 수 십 번 연습하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
첫댓글 선배 님의 독일 생활이 펼쳐져 있네요
한국어도 발음이나 또는 사투리도 잘못 듣게 되면
오해 할 일이 많은데 악센트에 의하여 듣는것이
다를 수도 있겠죠 그것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ㅎㅎ 건강하게 잘계시죠 늘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강한 사투리를 쓰는 사람과 대할 때 때로는 외국인을 대하는 느낌이 들때가 있어요 상대방이 하는 말 이해하려고 신경을 집중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향토문화 보존 차원에서도 지방사투리는 보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희정님의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쓰는 글이 더욱 정겹게 들리곤 합니다
리노정님
2024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현장에 가서 부딪쳐가며 배우신거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멋지신데요 ~!
실수는 당연한 거지요
실수를 수업료 라고 생각하시면
다신 안할테니 성공,
마스터 한거지요.
2편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외국어 배우는데 왕도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누가 더열심히 집중해서 노력하는 가에 달렸다고. 봅니다 저에게 독일이라는 나라에 갈 기회가 주어졌고 저는 그 기회를 이용했던거지요
라노정님~
실수를 하면서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발음 잘못으로 실수를 하게 됩니다.
늘 건강하시고 기쁨 넘치는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낮설은 외국에나가 실수하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실수로 얻은 경험은 평생 잊지않게 되더군요
리노정님 타향살이의 고달픔을 봅니다.
곧 해소되겠지만요.
해외 나가기가 그토록 어렵던 시절 저는 오히려 행운아 라고 여기며 지내다 보니 고생한다는 생각은 전혀들지 않습니다
ㅎㅎㅎ
독일 아가씨에게 뺨 맞으실뻔 했습니다.
독일 영화. 몇편 봤는데 다 좋았어요.
'신과함께 가다'는 음악이 좋아서 몇번 봤습니다.
당케~~~~~
독일아가씨에게 뺨을 맞았드라면 저에게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겠지요 예쁜 아가씨한테 뺨맞는 영광(?)을 놓친 것이 다행인지 아닌지 헷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