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니 걷기도 좋고 날씨도 화창하니 깃발을 들지 않을 수가 있어야지
아점 후 5번을 타고 중문우체국에서 내려 120번으로 환승, 대평행이다
전날 불금을 한다고 늦게까지 TV를 보느라 졸음이 온다만 10여분만에 당도한 대평리에 내리자마자 귤일하던 삼촌이 노잣귤 다섯알을 쥐어주신다 힘내라는 응원과 함께, 짐작에 잘 생긴 외모가 한 몫을 한것이 틀림없다
가까이엔 군산이 저 멀리 한라산이
가을햇살 쨍쨍한 점심나절 해안가 올레길엔 개미 한 마리 없고, 좀녀할망 해군기지 반대마시?
일제 수탈의 역사가 담긴 만화 한 편, 내용이 좋다. 박수기정에 오르니 대평 앞바다는 물론 강정까지 내다보인다
대평리 삼촌들이 나에게 유독 호의적인 연유도 알만하다 저 넓고 푸른 남제주 바다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파괴되어 가는 걸 보고 있자니 어찌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있는가.더우기 거의 같은 시기에 이곳 대평리에도 개발 바람이 불어 공사가 쉬는 날이 없었다. 개발업자들이 더 이상 콘크리트를 쌓아올릴 땅을 찾지 못했는지 지금은 공사가 뜸하지만 바다를 접한 남녁을 빼곤 거의 3면이 병풍처럼 자연지물에 둘러 싸인 지형이라 망치질 소리 하나도 울려대는 대평. 개발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제주 어는 지역보다 클 터.
올레길 선전전이 둥산이 되고 말았다
월라봉 육지 어느 명산 못지 않은 난코스, 화순쪽에 다다르니 황소가 올레 가운데 버티고 있다
화순은 발전소와 케이슨 제작장이 있다. 육지 문명의 총아랄까. 저 사업체들 덕에 시골마을 화순엔 단란주점도 많다, 토목과 유흥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많은 양반 강준만은 열변한다
그래도 저 거대한 철문 속이 빈 걸 보니 속이 한 결 편하다. 지난 태풍으로 강정바당 케이슨이 손상된 덕에 사실상 해상공사는 중단이 되어있는 지금의 현실이 이 곳 화순 월라봉에서도 눈으로 확인. 저 아래께 해변에선 음악콩쿠르가 있는지 사회자의 멘트가 쩌렁이 울려온다
사업이 많기도 하다. 지질트레인은 꽤 좋은데...
저 집은 분명 육지인의 것. 화순리 제일 전망좋은 언덕배기, 솟을대문이 왠말이냐. 제주는 삼무의 섬이거늘
길을 내려왕 대로에 나올 때즘 하르방 한 분이 말을 건다. 해군기지 반대냐시길래 강정에서 왔엉요, 본인은 원래 찬성인데 마을 청념들한테 밀려 단독으로 청와대까지 가서 화순에 해군기지 짓길 청원했다고 하신다. 제주 삼촌들 정말 대단하시당게
그러면서 무슨 고급정보인양 얘기들을 조목조목 일러주신다. 그 속뜻은 강정에서 더 열심히 반대해서 화순으로 해군기지를 올컴백하라. 할 일이 많아져 부런
육거리를 지나 고개를 넘어(역시나 잘 생긴 외모 덕에 귀인을 만나 차를 타고) 오늘 선전전의 종착, 사계에 닿았지만 씁쓸한 감상
작년하고도 사뭇 다른 해안 풍경. 모래사장 해안도로는 모래 유실에 원인이 된다. 그래도 몇년간 잘 버티나 했는데 역시나 이름만의 沙계가 될 날도 멀지 않으리.
여기저기 지어진 숙박시설과 지어지고 있는 시설들. 문을 닫은 맛집(?)이 한 둘이 아니다. 이제사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사계바다가 처음부터 저런 줄로만 알 것이다. 여러분 더 얘쁜 바다를 보고 싶으면 해안도로 철거를 건의해 주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