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먹은 생 야크 고기가 미식거려서
저녁은 한국인 식당에 가서 된장찌개를 시켰다.
된장찌개와 김치를 먹고 나니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역시 한국 사람은 된장찌개와 김치를 먹어야 하나보다.^^
돌아오는 길에 어느 모텔 앞에 남초 호수 인원모집 광고가 있었다.
가격도 적당하기에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자리가 하나 있단다.
다음날 새벽에 랜드크루저를 타고 남초 호수로 향하였다.
남초호수로 가는 길에 설산이 보인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보았던 설산이다.
닌첸탕구라 산, 해발 7100미터가 넘는 산이다.
사진을 찍은 곳은 해발 4500미터 정도의 고원,
다루쵸 뒤에 보이는 저렇게 나지막한 산이
바닥에서 2600미터나 솟아 있는 설산이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설산과 다루초를 배경으로 한 장.
그냥 동네 뒷산처럼 보이는 저 산은
실제로는 엄청나게 먼 거리의 산이다.
이곳은 습도가 아주 낮은 고원지대라
멀리 있는 사물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몽고나 티벳 사람들의 시력이 좋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가까이 있는 산이라도 막상 가려고 하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 멀리 호수가 보인다.
호수로 넘어가는 이 고개는 해발 약 5200미터
같이 간 중국인들은 약간의 두통을 호소한다.
그러나 나는 기분이 너무나 상쾌하였다.
역시 나는 고산체질임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 곳은 해발 4700미터 고원지대에 있는 남초 호수,
일명 하늘 호수라고 한다.
폭이 30키로이고 길이가 60키로나 되는 엄청 큰 호수이다.
티벳의 4대 성스러운 호수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염호이지만 워낙 고지대인지라 부분적으로 얼어있다.
가장자리는 완전히 얼어서 하얀 색이고 한 가운데는 얼지 않아 짙푸른 색이고
그 중간에는 얼음으로 된 파도가 출렁이고 있었다.
얼음 파도를 보는 것은 정말 장관이었다.
너무나 황홀한 대자연의 장관 앞에서
잠시 합장을 하고 명상을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준 조물주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비록 차가운 얼음바닥 위이지만
마음속에는 뜨거운 감동이 일렁거린다.
라사로 돌아가는 길,
신앙심 깊은 티벳인들이
저 머나먼 곳으로부터 오체투지를 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라사로 다가가는 모습이 보인다.
티벳의 차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라사에 와서 다시 한국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다가
이번에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여행 모집광고를 보았다.
지원자들을 보니, 슬로바키아인 형제 두 명, 홍콩 여자애 한 명, 그리고 나였다.
서로 의기투합해서 같이 에베레스트로 하기로 하였다.
다음 날 새벽, 차를 타고 가다가 얄룽창포 강에서 한 장.
오른 쪽 사람이 티벳인 운전수이다.
차는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올라간다.
해발 5000미터 정도의 높은 곳에 오르자
갑자기 눈앞에 장관이 펼쳐진다. 얌드록초 호수이다.
얌드록초 호수도 티벳의 4대 성스러운 호수 가운데 하나이다.
호수 뒤쪽으로는 설산이 보인다.
요즈음은 티벳 사람들도 돈 버는 방법을 깨쳤는가 보다.
경치가 좋은 곳에는 관광 야크가 등장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폼을 아니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까만 야크 위에 올라서 한 장...
얌드록초 호수를 지나서
해발 5000미터 카루라 고개를 넘어가는 도중에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진다.
얼어붙은 눈들이 막 쏟아져내리는 것 같다.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설산에 닿을 것 같다.
달려가서 눈을 만져보고 싶지만
그러나 막상 가보면 한 참 먼 거리라는 말에 포기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설경이 점차 사라진다고 한다.
티벳인 운전수에 의하면 옛날에는 눈이 훨씬 가까이 있었는데
몇 년 사이에 눈이 점차 위로 올라갔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의 마수가 이곳에도 뻗치고 있다.
무슨 저수지인지 이름은 모르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물 색깔이 너무나 고와서 마치 그림과 같았다.
강체에 있는 펠코르 최데 사원의 탑이다.
티벳에서 가장 큰 탑이다.
저 탑 안에는 무려 77개의 불전이 있는데
제각기 독특한 탱화와 불상들로 채워져 있다.
꼼꼼히 다 보려면 엄청 시간이 걸려
대충 대충 보았지만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탑에서 바라보는 강체 시의 전경이다.
멀리 산에 보이는 성채는 영웅성이라고 하는데
19세가 말 영국군의 침략이 있었을 때
티벳인들이 영국군과 싸우다가 식량과 무기가 떨어져
모두 투신자살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티벳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시가체 시이다.
시가체 시의 한 가운데 있는 큰 사찰인데
원래의 건물은 문화대혁명 때 파괴되었고
근래에 새롭게 짓고 있는 중인데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아
내부에는 아무런 볼거리가 없는 건물이다.
그냥 밖에서 시가지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해발 5220미터의 가쵸라 고개
여기서부터 히말라야 여행이 시작된다.
에베레스트 봉은 티벳사람들은 초모랑마 봉이라고 부른다.
바람이 너무나 드센 곳이다.
올드 팅그리 마을에 도착, 여관에 방을 잡았다.
정말 자그마한 방에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다.
그저 침대 두 개가 놓여져 있을 뿐...
하기야 전기가 없는 곳이니 무엇을 기대하랴
이곳에서는 발전기를 돌려서 잠시 발전을 하다가
밤 늦게는 그것도 꺼버린다.
방을 잡은 뒤에 마을로 나가니 약간 높은 곳에 전망대가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저 멀리 히말라야 산맥이 보인다.
내 왼 쪽의 뾰쪽한 봉우리가 8848미터의 초모랑마 봉이고
오른 쪽으로는 8400대의 마칼루 봉와 초오유 봉이 펼쳐져 있다.
그리 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차를 타고 가면 7-80키로 이상을 가야되고
직선거리로도 4,50키로는 족히 되는 거리라고 한다.
그날 밤은 자그마한 생일파티가 있었다.
슬로바키아인 형제 가운데 형의 생일이 있어
홍콩 애와 슬로바키아인 동생이 간단하게 케익을 만들고
나는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호롱불 아래서의 축하파티라 더욱 운치가 있었다.
너른돌
첫댓글 와! 진짜 너른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