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우완투수 숀 차콘이 메이저리그 성공기를 쓰고 있다. 6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11승5패 방어율 4.43. 놀라운 것은 차콘이 투수들의 무덤으로 잘 알려져 있는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7승1패 방어율 4.21를 거뒀다는 사실. 원정경기에서 4승4패 방어율 4.72를 거둔 것과 대조된다. 차콘의 쿠어스필드 성공기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챠콘의 성공은 공인구 냉동보관과도 무관하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지난해부터 희박한 공기로 투수들이 얻는 불이익을 없애기 위해 공인구를 냉동보관해 오고 있다. 지난해 차콘의 홈경기 성적은 3승4패 방어율 6.47이었다. 그러니 습기가 제공된 공 때문에 성적이 좋아졌다고 보는 것도 무리다.
ESPN의 칼럼니스트이자 왕년의 너클볼 투수 톰 캔디오티가 제시한 차콘의 성공비결은 오히려 간단하다. “스트라이크 던지고 볼넷을 내주지 마라. 만약 그랬다가 쿠어스필드에서 한방 터지면 바로 3-0이다.”
차콘은 홈 10경기에서 단 23개의 볼넷만 내줬다. 홈런 터질 확률 많은 구장에서 주자를 몰아주는 건 결국 대량실점, 조기강판을 자초하게 되는 것이다.
또 지난해와 달리 공수에서 확연히 달라진 외야진도 무시할 수 없다. 래리 워커,프레스턴 윌슨,제이 페이턴으로 이어지는 콜로라도 외야 3명의 호수비가 장타를 줄이는 데 일조한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차콘 성공기의 ‘제1과 제1장’은 커브 던지지 않기다. 커브볼은 높은 고도에서 아무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 차콘도 이를 잘 알고 투심패스트볼과 싱커를 주무기로 땅볼을 유도,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쿠어스필드에서의 커브가 얼마나 무기력한지는 박찬호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박찬호는 패스트볼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다. 전성기 다저스 시절 대다수 투수처럼 박찬호도 콜로라도 쿠어스필드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쿠어스필드에서의 통산방어율 6.95. 지난해 한 경기만 치른 디트로이트(방어율 7.71)를 제외하면 최악의 수치다. 쿠어스필드의 내셔널리그를 떠난 박찬호는 부상 등이 겹치며 아메리칸리그의 쿠어스필드,알링턴볼파크에서 고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