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 총결산 '현대-삼성 양강체제'
2002.04.01 (월) 12:17
전에 없이 열기가 높았던 2002프로야구 시범경기였다.
삼성으로 돌아온 양준혁,기아의 돌풍,그리고 스트라이크존의 변화 등
팬들의 관심이 높았던 덕분이다.일본에서 컴백해 풀시즌을 앞두고 있는 기아 이종범과 한화 정민철의 플레이에도 눈길이 쏠렸다.
■ 뚜렷한 양강체제와 기아의 돌풍
현대(7승4패2무)와 삼성(7승4패)은 공동 1위로 시범경기를 마쳤다.시범경기성적이 페넌트레이스와 큰 상관은 없다는 게 지난 통계지만 현대와 삼성은기본 전력만으로도 올해 양강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기아의 전력도 만만찮다.지난해 4강 턱걸이에 실패했지만 ‘이종범
효과’가 대단하다.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팀타율 3할(0.308)을 기록했고,팀득점이 73점으로 1위다.
■ 변신은 성공
삼성으로 컴백한 양준혁과 외다리타법을 포기한 이승엽의 전망은 밝다.4개씩을 쳐내며 홈런 부문 공동 1위의 풀스윙을 했다.양준혁은 이외에 타격(0.447),최다안타(17),장타율(0.868),출루율(0.512)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오른
다리를 땅에 붙인 이승엽은 홈런은 4개를 기록했지만 타율이 0.279를 기록해 타격의 정확성이 떨어졌다.
■ 일본파에 대한 기대
기아 이종범이 몰고 올 구름관중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타격 3위(0.381)에 2홈런으로 시즌을 앞둔 페이스 조절이 순조롭다.반면 3년 만에 고국 무대에 다시
선 정민철의 구위는 아직 불안하다.3경기에서 방어율 7.36에 1패만을 기록했다.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자신의
투구폼을 회복하는 게 열쇠다.
■ 스트라이크존 확대
타고투저 현상을 줄이기 위한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시범경기에서는 위험성이 많이 노출됐다.투수들이 아직 높은 존에 적응이 덜 됐기 때문이다.어설프게 높은 공으로 볼카운트를
조절하려다 장타를 허용하는 예가 많았다.지난해보다 홈런이 14개가
늘었다.대부분 높은 곳에 걸치는 공이었다.그러나 역시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 덕분에 4사구는 288개로 지난해(422)보다 크게 줄었다.
■ ‘젊은피’는 물음표
기아 김진우,현대 조용준,LG 서승화 등 올해 기대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신인투수들은 신통찮은 성적을 보여 시즌 전망이 불투명하다.반면
SK 윤길현,채병룡은 방어율 10위 안에 드는 믿음직한 피칭으로 팀마운드에 ‘젊은 피’를 수혈할 것을 약속했다.
■ 외국인선수들
현대는 코리 폴,멜퀴 토레스 등 투타 양축이 확실한 실력을 검증받았다.폴은 장타력과 정교함을 함께 갖춘 타자로 평가받았고,토레스는
시속 150㎞의 속구와 컨트롤이 합격점을 받았다.SK는 지난해에 이어
에르난데스가 여전한 활약을 예고했지만 기대했던 새 외국인선수 호세 페르난데스의 수비 불안으로고민하고 있다.삼성도 새로 데려온 매트 루크의 어깨 부상이 눈에 거슬린다.이외에 삼성 브론스웰 패트릭,기아 마크 키퍼가 눈여겨볼 만하다.
■ 깜짝스타들
0.82의 방어율을 올린 삼성 투수 문남열과 타율 0.359의 롯데 이대호가 시범경기 깜짝스타로 떠올랐다.과연 시즌에서도 이런 성적이 이어질까.
홍헌표기자 hhp@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