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세기전(創世記戰) >>
- 회색의 잔영 -
The War of Genesis
- The Gray Shadow -
제 2 장 북극광. #1.
Chapter 2. The Polaris Aurora Vol.1
대륙의 지붕이라 불리는 기간테스산맥의 바로아래 일년중 거의 대부분이 눈덮힌 겨울이라는 비프로스트고원에 자리한 비프로스트공국은 레인져(Ranger - 유격병)와 마장기 아스카론의 전설로 유명한 공국(세습제가 아닌 추대선출방식의 공왕이 다스리는 나라)이었다. 제국령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비프로스트였지만 건국이후 영구중립노선을 걷는 공국이며 또한 기간테스간액라는 천연의 요새를 국토로 지니고 있었기에 제국령에 편입되지 않고 오랜기간 독립을 유지하고 있었다.
비프로스트공국에 도착한 이올린일행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공왕과의 알현을 요구했고. 곧 이올린과 라시드, 듀란, 로카르노는 알현실로 안내되어 이올린과 비프로스트의 모젤공왕은 알현실에서 재회의 인사를 나눌수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공왕폐하!"
이올린이 정중히 읍하자 이어 사십대 후반의 모젤공왕은 자리에서 이어나 반갑게 그녀들을 맞이했다.
"오오, 이게 누군가? 팬드래곤의 이올린 왕녀! 어느새 이렇게 멎진 숙녀가 되었다니? 십년전엔 조그만 소녀였는데, 어느틈에 이렇게 크다니! 아니 게다가 이쪽은 라시드왕자? 이젠 아기가 아니로구만. 허허허!"
"안녕하세요?"
라시드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
"그건 그렇고 부친의 일은 정말 유감일세."
모젤공왕은 5년전 팬드래곤의 멸망을 떠돌리고는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올린은 담담하지만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일 이후로 벌써 5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만 전 절대로 잊을 수 없습니다.
반드시 저와 라시드의 힘으로 왕국을 부활시키고 말것입니다!"
"그때 도와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네. 나야 팬드래곤을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일국의 장이란 신분으로써 수백년동안 중입을 유지해온 전통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 부친과는 오랜 친우사이였는데 정말 유감이야...."
"이미 지나간일 그리 맘쓰지 마십시오. 그렇더라도, 이번에 저희들을 받아들여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정말 감사드립니다."
"허허허, 그정도야 당연한 것 아닌가? 제국놈들이 자네들을 내어 놓으라고 난리들이지만 어디 이 대(大)비프로스트공국이 그런 공갈에 넘어갈리 만무하지. 비록 선대로부터의 금제 때문에 외부의 일에는 간여하지 않을 뿐. 우리나라의 국사력 또한 결코 제국에 무시당할정도는 아니라고 자부한다네. 그렇다고는 해도 국경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자네들이 다갈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더군."
"그렇지만, 저희는 반드시 다갈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이곳에서 어느 정도 머무르길 허락해 주신다면 휴식을 휘한후 전력을 재정비하여 강행돌파를 해서라도 제국의 포위망을 뚫겠습니다."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때 둘의 대화에 공왕의 옆에 서 있던 금발의 사내가 끼어들었다.
"전 공왕페하의 비서관, 스트라이더라고 합니다. 말씀도중에 죄송합니다만, 왕녀님의 계획은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저희 레인져들의 정보에 의하면 제국은 국경요새에 병력을 집결하고 마장기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차라리, 기간테스산맥을 횡단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기간테스 산맥을 통해 다갈로 가는 것이 가능한가요?"
스트라이더의 제안에 이올린이 반문했다.
"가능합니다. 저희 비프로스트의 레인져들은 종종 기간테스산맥을 넘어 북쪽의 빙원지역까지 다녀옵니다. 비프로스트의 서부기간테스간맥을 넘어 북빙원에 도착한 다음 빙원을 통해 다갈북쪽의 동부 기간테스산맥을 통해 돌아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지..."
"단지, 뭐죠?"
말끝을 흐리는 스트라이더에게 이올린이 재촉했다.
"기간테스 산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험지입니다. 익숙한 자희 레인져들도 아니신 기사분들이시라면 아무래도 산행은 좀 힘드시겠죠."
"그렇군요..."
이올린은 잠시 알현실을 걸으며 곰곰히 스트라이더의 제안을 고려해 보았다.
그러나, 결국 그 방법밖에는 없다는 결론을 내려졌다. 마장기까지 동원한 제국군의 요새를 뚫고 가기엔 희생이 너무나도 클터였기 때문이었다.
"좋습니다.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제국의 포위망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 보다야 낫겠지요. 저희로써는 한시라도 빨리 다갈로 돌아가 드라우프니르님을 안심시켜드려야 하니까요."
모젤공왕이 이올린의 결정을 듣고 말했다.
"음, 이렇게 하지. 내가 이 비프로스트 제일의 산악전문가를 소개해 주겠네.
'그'라면 자내들을 무사히 다갈로 돌려보내줄수 있을 꺼야."
"'그'라면? 역시 그레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스트라이더의 질문에 모젤은 고개를 끄덖였다.
"그녀석 밖에 더 있겠나. 경험많고 매사에 침착한 그레이군이라면 성기사단을 무사히 다갈로 귀환시켜 줄 걸세."
뜻모를 공왕과 비서관의 대화에 궁금해진 이올린이 물었다.
"그레이란 분은 어떤 분이시죠?"
스트라이더가 대답했다.
"그레이 스케빈져(Gray Scavenger - 회색의 하이에나)라고 불리는 레인져입니다. 몇년전부터 활약하rl 시작한 레인져인데 저와 절친한 사이이기도 하고 또 공왕폐하와도 친분이 있지요. 경력이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탐험과 산악안내로 저희 레인져들사이에선는 이미 유명한 인물입니다. 또 모든 레인져들의 스승이라고 불리우시는 노(老)레인져 아나기님의 전인(傳人)이기도 하고요. 마침 지금 그가 왕성안에 와있다고 하니 곧 불러오도록 하죠. 그럼."
말을 마친 스트라이더는 급히 알현실을 빠져 나갔다.
모젤공왕은 스트라이더가 나가는 것을 보며 말했다.
"[최고최강]의 레인져, 그레이군이라면 나도 안심하고 자네들을 부탁할수 있을 걸세 하지만, 기간테스산맥이란 거인은 결코 만만히 봐선 안돼네. 특히 자네들과 같은 산행의 경험이 없는 기사들이라면 엄청난 고생을 각오해야 될걸세."
모젤의 말에 로카르노가 자신만만한 죠정으로 말했다.
"캇캇, 공왕님은 너무 걱정이 심하시군요. 일개 레인져들이 할수 있는 일을 정예훈련을 받은 저의 기사들이 못하겠습니까?"
"아닐세. 전쟁에서 기사들을 레인져들이 못따라가는 만큼 산과 던젼등 험지에서는 기사들이 레인져를 못따라 간다네."
"그래도, 비실비실하고 빠르기만한 레인져들보다야 월등한 체력을 지닌 저희 기사들이 더 나을 것입니다. 또, 레인져기술정도야 금방 배울수 있는 것 아닙니까?"
"농담이 지나치시군요."
그때였다.
로카르노의 뒤에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알현실 문이 열리며 드디어 스트라이더와 함께 한 사내가 안으로 들어오고 있았다. 나이는 20대후반정도, 칠흙같은 흑발에 검은 눈, 짙은 눈섭, 얼굴선이 여려 약간 유약한 인상을 주었지만 휜칠한 키에 균형있게 잘 다져진 체격이 번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청년이었다.
그는 모젤공왕앞으로가 한쪽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
맨 먼저 이올린이 우아하지만 절도 있게 인사한 것을 시작으로 라시드가 명랑하게, 듀란이 근엄하게, 로카르노가 무시하듯 오만하게 인사를 했다.
"말씀 들었습니다. 팬드래곤의 왕녀 이올린이라고 합니다."
"저는 라시드예요. 잘 부탁해요."
"팬드래곤의 성기사단장 듀란 램브란트라고 한다."
"나는 로카르노다. 쳇, 레인져 따위와 함께 다녀야 하다니..."
"그레이 스캐빈져라고 합니다."
서로 인사를 마치자 모젤공왕이 그레이에게 말했다.
"실은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이분들의 기간테스 횡단을 도와주었으면 하는데..
물론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아네만은 자네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더군."
"오면서 스트라이더에게 대충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저로써도 쉬운일은 아닙니다. 특히 고귀하신분들이라면 저로서도 큰 부담이 됩니다. 이분들이 저의 말에 따라주실지도 의문이고요. 아무래도 다른 안내인을 찾아보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그레이도 석 내키지 않는 듯 정중히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그렇지만, 기간테스산맥을 자네 이상으로 잘아는 사람은 이 비프로스트뿐만아니라 전 대륙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걸세. 더군다나, 자네는 북빙원의 북방유목민과도 호형호제하는 절친한 사이가 아닌가."
"그래도..."
그레이가 난색을 표명하자 이올린이 매달렸다.
"저희로서도 최대한 협조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러니 꼭 힘을 빌려주십시오. 비용도 원하시는 대로 지불하겠습니다."
"기간테스산맥을 잘 모르시는 것같군요. 기간테스산맥은 제국의 드래곤브레스산맥과 더불어 대륙의 척추역활을 하는 거대한 산맥입니다. 대륙의 서쪽에서 동쪽에 걸쳐 수천여개의 봉우리가 연결된 천연의 험지죠. 아무리 북빙원으로 우회한다해도 수백개의 산을 넘지 않으면 안되며 그 길은 저희 레인져같은 산악전문가라해도 어려운 난코스입니다."
"그러나, 저희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흰 위험을 무릎쓰고서라도 기간테스 산맥을 넘여야만 합니다. 그레이님이 도와주시지 않겠다면 저희끼리만으로라도 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