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church, 교회)의 어원
교회란 넓은 의미로 사용될 때는 같은 종교를 믿는 신자의 집단 또는 집회소를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그리스도교 신자로 결성된 가시적 단체를 말하며, 그리스도교에서는 그리스도와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성령으로 맺어진 비가시적 공동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교회라는 말은 그리스어로는 에클레시아(ekklēsia)인데, 이것은 시민의 집회·의회를 의미한다. 근대어로는 영어의 처치(church), 프랑스어의 에글리즈(église), 독일어의 키르헤(Kirche) 등이 교회를 가리키는 말인데, 이 말들은 그리스어의 키리아케(Kyriake:주님에게 속한다는 뜻의 말)에서 나왔다.
그리스도 교회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그리스도의 설교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도는 공생애(公生涯)를 시작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의 나라'에 불러 모으고 제자 중에서 이스라엘 12지파(支派)를 상징하는 12사도(使徒)를 선택, 그들을 특별히 하느님의 말씀으로 교육하였다. 이리하여 그의 주위에 사도와 제자들의 집단이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이 집단은 천한 직업인이나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사랑으로 받아들인 '소외된 자들'의 소수의 무리였다. 이것이 온 세상에 퍼진 복음의 씨였고, 여기에서 교회가 싹터 나온 것이었다.
그리스도는 12사도에게 특별한 권능을 주었는데, 특히 베드로(반석이라는 뜻)에게는 12사도의 우두머리의 지위를 부여하여, 교회를 그(반석) 위에 세울 것이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열쇠를 그에게 줄 것을 약속하면서, 어떠한 악의 권세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이것은 그리스도가 단지 정신적인 모임일 뿐 아니라 눈에 보이는 조직을 가진 교회를 만들려고 하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는 모든 사람들을 죄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으로써 '새로운 계약'의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 공동체에 성령을 보내어 하느님의 은혜로 충만하게 하고 거룩하게 함으로써 만인을 구원하는 기관이 되게 하고, 모든 사람을 그 곳으로 불러들여 '그리스도의 지체(肢體)'가 되게 하였다. 이것이 바로 교회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은혜를 입은 자들의 공동체인 동시에 지상에 설립된 집단이라는 사회적 조직이므로, 신적(神的) 요소와 인간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두 요소가 표리일체(表裏一體)를 이루고 있는데, 사회적 기구는 '그리스도의 지체(肢體)'의 성장을 위하여 봉사하는 것이며, 교회를 살리는 성령(聖靈)을 섬기는 일이다. 이러한 점에서는 가톨릭이나 프로테스탄트나 별 차이가 없지만, 인간적인 요소를 이루는 여러 가지 세부사항에 이르러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가톨릭의 신앙에 따르면, 조직된 사회로서의 교회는 베드로의 후계자인 로마 교황과 사도단의 후계자인 주교들에 의하여 다스려진다. 교회의 이러한 직분(職分)은 형제들에게 봉사하고, '그리스도의 지체'인 사람들이 동일한 목적을 위하여 자유로운 협력 속에서 구원되도록 하는 데에 그 사명이 있다.
프로테스탄트 신앙은 이러한 위계제도(位階制度)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교회의 사명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즉, 그리스도가 빈곤과 박해 속에서 인류 구원의 역사(役事)를 이룬 것과 같이, 교회도 구원의 성과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와 같은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교회는 자신 속에 죄인을 품고 있기 때문에 성스러우면서도 늘 회개하지 않으면 안 되고, 세상 종말에 이르기까지 주(主)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전파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