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초산장 이야기 1408회) 예초기가 가벼워졌네
2025년 9월 15일, 월요일, 맑음
예초기가 오래 되어서 그런지
털털털-
날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이참에 끈을 사다 쓰기로 했다.
끈과 원형 통은 사왔는데
유투브에서 본 대로 해봐도 안 되어서
할 수 없이 연갑 씨를 불렀다.
연갑 씨도 하지 못해서 결국 예초기 전문가한테 가서
물어보고 장착해 왔다.
이제 시동을 걸어서 돌려보니
쇠날을 달았을 때보다 아주 가볍고
풀도 잘 베어져서 만족스러웠다.
플라스틱 끈인데도 어떻게 풀이 베어질까 신기했다.
쇠로 된 일자 날을 달았을 때는 풀을 오래 베면
강한 진동 때문에 손이 저릴 지경이었는데
끈을 달아보니 무게가 덜 나가서 그런지
손이 저리지 않았다.
누가 개발했는지 잘 만들었다.
지난 금요일에 범초산장으로 가보니
배추가 거의 다 살아났다.
작년에는 비가 많이 내린데다
달팽이가 몰래 갉아 먹는 바람에 어린 배추 모종이 자꾸 죽어서
세 번이나 심었는데
올해는 두 번 만에 다 살려서 다행이다.
모두 세어보니 39포기쯤 된다.
이제는 죽지 말고 잘 커라!
가지는 여전히 많이 열려서
토요일에 동그라미 계원들이 모임하러 왔을 때
네 개씩 나누어 주었다.
동그라미 모임은 막내딸 유치원 때부터 했으니까
35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한 달에 한 번씩 모이고 있다.
가정집에서는 모임을 하기가 쉽지 않지만 산장이 있으니
여기를 아지트로 삼아 밥은 다른 곳에서 사 먹고
들어와서 저녁까지 놀다 간다.
상추가 그리 많지 않아서
모종을 사다 보충해 놓았다.
채소 중에서는 제일 많이 먹는 것이라
떨어지면 안 된다.
아직은 어린 아기 같은 상추지만
점점 커 나갈 것이다.
산장에 갈 때마다 크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주에 호박 하나가 주먹만한 것을 보고 갔는데
며칠 만에 보니 두 배로 커져 있었다.
땅속에서 누군가가 자전거 바람 넣듯이
호박에 공기를 불어넣은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금방 부풀어 오를 수가 있을까?
산장에 오면 신기한 게 하나 둘이 아니다.
9월 12일 금요일에는 부전시장에 가서
만 원 주고 회를 두 팩 사왔는데
하나는 잡어회였고 하나는 전어회였다.
유여사와 집에서 전어를 사다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버무려 먹은 적이 있는데
그게 맛이 좋아서
나도 그렇게 해먹기로 했다.
상추, 차조기, 배, 무, 양파, 등을 잘게 썰어서 넣고
회를 한 팩 넣은 다음에
와사비, 고춧가루, 식초, 효소를 붓고
골고루 버무렸더니 맛좋은 회무침이 되었다.
나는 여기다 막 익어가는 초피열매까지 몇 개 따서
찧어 넣었다.
이건 나만의 비법.
이렇게 회를 버무려 놓고,
그날 점심과 저녁까지 잘 먹었다.
오늘은 혼자 산에 가는 날.
어디로 갈까 하다가
모처럼 화명동 생태길을 걸었다.
늘 가던 길보다는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이 좋으니까.
화명동 지하철 역에서 강변 생태길로 가서
감동나루를 거쳐
구포에 있는 금빛브릿지까지 걸어갔다.
점심은 감동나루 근처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을 먹었다.
이 길은 거의 평지라 전혀 힘이 안 들었다.
유여사와 황산공원에 가서 버들마편초를 보았다.
'숙근버베나' 라고도 하는데
보랏빛 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어서 참 이뻤다.
글나라 동화교실 줌수업 시간에 배민경 씨가 그린 그림이다. (*)
첫댓글 먹거리가 가득한 산장이니 모임장소로는 딱이네요
올해는 배추 심는게 늦어졌네요
이번주 토요일에 심어요
좀 늦게 심네요. 잘 키우기 바랍니다 ☆
아파트에는 모이기를 주저하면서 여기는 달마다 오네요 ㅎ
@범초 공기도 좋고 뻥 뚫리고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