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금천 정월 대보름을 그리며,....
마을 앞에 노거수 두 그루
평안정 팔각정자가 빙그레 웃고 있다
커다란 종각이 있는 금천교회
마을의 평안을 지키기 위해 기도한다
연두색 봄이 흐르는 순하고 순한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으로 품고 끝임없이 이어온 사랑
모두가 기도를 드린다
비단샘(錦泉)이 흘려 마을을 젓신다
뒷산 도리솔뱅이는 달집을 태운다
천년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상적 인간 형상을 그린다.
교회의 새벽 종이 울리면
해가뜨는 언덕빼기를 오르네리고
달이 뜨면 얼룩소를 몰고
집집마다 연기 피어오르는 집으로 돌아온다
새봄에 틔울 마음의 맹아
더 자애로운 마음, 평온하고 순결하고 넓은 마음
용기와 인내로 삶을 일군다
해의 리듬을 품고
달의 박동으로 사는 아름다운 마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태어난 자신의 삶을 빚어내기를 쉬지 않는 노력.
부단히 그런 자기 빚음에 매진하는 진실함
마을 사람들은
고상하고 품격있는 삶으로 초대 받는다
정월 대보름이다
마을을 지키는 노거수
천년을 지키며 그저 빙그레 웃고 있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마을 동제(洞祭)를 지내며
집집마다 소원을 가득 달아 준다
모든 것을 받아 준다
참으로 크고 넓은 마음이다
마루에 걸린 바구니를 내려 음식을 나눠먹었다.
김으로 동그랗게 감싼 찰밥과 색색 나물들과 전들이 든 소쿠리는 참 아름다웠다.
제사나 대보름 쇠고 난 뒤 조상을 따라온 객귀들에게
바가지에 밥과 나물과 반찬들을 담아 문 앞에 내놓는 뒷밥이나 거리밥은 참 눈물겨운 풍습 같다.
숟가락을 있는 대로 모두 걸쳐놓은 밥상을 둘러싸고
“텅 빈 입이 둥둥 떠다니”
“허겁지겁 음복하는 문 앞/ 한술 뜨는 수십개의 손들”
“발이 없이 멀어지는” 모습을 떠올리는 일은 아프다.
이웃에게 밥을 나눈다
소박한 밥상이나마
“생이 일찌감치 거덜 난” 이에게 뒷밥쯤은 놓아두는 둥근 달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내년이면 이 집도 슬픔이 한숟가락은 줄어들 겁니다”
위로하며 더불어 밥 먹는 세상을 기원했으며.
“허겁지겁 식사를 하는 검은 눈에 쳐진 그물들”을 잊지 않았으면 참 좋겠다.
귀객에게 뒷밥을 주고
정월보름 풍물놀이가 시작된다
단오날에는 그네도 내 걸린다
동리의 축제장이다
동사나무 옆에 또 천년을 지키는 노거수
팔각정이 지어져 있고
해서로 휘갈겨 쓴 정자이름 액자가 걸려 있다.
팔각정의 존재의 의미가 담겨있다
‘평안정’이다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이 담겨있다.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빌며
이 동네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자기 답게 잘 살기를 바라는 심오한 진리이다
‘평안정’은 마음의 정보 소식통이 들리고
부모님과 자식들의 기다림과 헤어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다
기쁨과 슬픔도 담고
설레임과 덜림도 있다
아이들은 숨바꼭질 놀이터
여름이면 책을 읽는 책방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터
피곤한 몸을 쉬며 낮잠으로 즐긴다
맛 있는 음시도 나눈다
설레임과 떨림이 있는 곳이다
사람살이의 아름다운 무늬다.
아름다움은 나다움이다
나답게 사는 것이 아름다움이다
본래면목(本來面目)
안전하고 편안한 휴식
소통이나 놀이,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공간
사랑이 가득하고, 가족애가 넘치고, 의사와 공간을 보장하며 지지해 주고,
소외되지 않도록 더 많은 소통을 하는 공간이다
면목은 거울처럼 보여준다
사람이 이땅에 온 것은 잘 살기 위해 왔다
나와 너와 우리 함께 잘 살아야 한다
사람의 존재는 더불어 존재하기에
서로 어울려, 세우고, 섬기고, 사랑하고, 존중하고, 존경하며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잘 살기 위해 사람의 근본인 仁義禮智信으로
사람다운 품성을 기러야 한다
자신을 빚어가며 인격 및 내면의 통일성과 신실성을 함양해야한다.
삶의 의미와 가치다.
사랑과 가치와 신뢰는 진실을 먹고 자란다
생존을 넘어 진실로 잘 살려(eudaimonia)한다.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
왜 공부하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답게 아름답게 살기 위해 배우고
참되게 살 것을 늘 생각하며 산다
참된 자아는 자기를 사랑하고 남을 먼저 사랑한다(眞)
인의 삶의 근본이다 仁(사랑 愛)
남을 먼저 사랑하는 것이다 忠恕
바르게 다듬고 섬기는 것이다(政者正也 若烹小鮮)
선하고 인자하게 사는 것이다(善)
염치廉恥란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뜻한다.
예의염치는 인간의 척도이다
禮義廉恥를 모르면 인간이 않이다
자기를 돌아보며 부끄러움을 알아라 (羞惡之心(義)
무수오지심 비인야(無羞惡之心 非人也) 부끄러움을 모르면 인간이 아니다 맹자
예의염치를 알고
자신에 대해 예의를 다하고
나답게 살아야 한다
나답게 사는 것이 아름다움이다
나다움이 아름답다(美)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사람다운 사람으로 아름답게 살아라 君君 臣臣 父父 子子
고상하고 품격있는 삶으로 초대 받은
마을 사람들
나답게 아름답게 살자
복과 낙이 넘치는 마을 사람들을 사랑으로 초대한다
아름다운 삶에 꽃피우고 열매 맺기를
달님에게 빌며
풍요롭고 평화로운 삶을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