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플로어가 있는 중목구조 주택
스킵플로어와 높은 천장고, 철물을 이용한 목재의 강력한 결합이 정교한 시공과 버무려져 단단한 집 한 채가 완성 되었다. 전주의 새로 만들어진 택지지구에 세워진 중목구조 주택을 찾았다.
▲ YKKap 폴딩도어는 편리한 손잡이와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사용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언젠가 지을 집이라면, 아이들이 어릴 때 한 해라도 빨리 짓자”. 전국 주택단지를 돌아보며 마음에 드는 집을 부지런히 찾아온 건축주 부부는 판교에서 마음에 드는 주택 한 채를 발견했다. 일본식 중목구조로 지어진 견고한 인상에 개방감 있는 실내를 가진 집으로, 새 집의 롤모델이 되었다.
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내가 원하는 삶을 가장 잘 담을 그릇을 만들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부부는 그 집의 설계·시공자를 수소문했다. 사전조사 기간이 길었기에 더욱 단박에 결심할 수 있었다는 건축주는 이들과 계약 후 건축을 진행하면서 그 믿음이 더 커져갔다. “목조주택을 제대로 짓는지 알려면, 골조가 올라가는 사나흘만 지켜보면 돼요. 땅을 다지고 뼈대가 오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저희 부부의 결정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어요.”
블루하우스코리아에서 사용하는 중목구조(Post-Beam)는 Pre-Cut 방식으로 미리 재단해온 거대한 기둥과 보를 현장에서 조립해 짓는 일본식 구축방식으로 지어진다. 이때, 연결철물이 끼워질 부분끼리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하므로 오차범위 3㎜만 벗어나도 시공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기초 콘크리트 타설부터 정확한 시공이 요구되는 것. 비전문가인 건축주 눈에도 현장에서의 효율성과 딱딱 맞아떨어지는 시공과정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백 마디 장황한 말보다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시공’에서 얻은 건축주의 귀한 신뢰다.
▲ 남쪽으로 낸 창은 에너지를 받아들여 효율 높은 주택을 완성한다.
◀ 서쪽 진입도로에는 주차장과 메인 현관부가 위치한다. ▶ 실내 1, 2층에 미리 배선해 집 어디에서든 현관문 개폐가 가능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북도 전주시
대지면적 : 453.00㎡(137.03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연면적 : 277.07㎡(83.81평)
건폐율 : 34.82%
용적률 : 54.03%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9.1m
공법 : 지상 – 중량목구조(철물공법)
구조재 : WOODONE, LVL구조목
지붕재 : 갈바륨 단열패널
단열재 : 내단열 - 가디언 R19, R30 / 외단열 - 네오폴 70㎜
외벽마감재 : 로투산페인트(독일 STO), 17㎜ 적삼목 채널 사이딩
창호재 : YKKap 알루미늄 + PVC 복합창호(22㎜ 로이복층유리)
설계 및 시공 : 블루하우스코리아(주) 031-8017-5002 www.koreabluehouse.com
설계, 시공과정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다기보다는 건축주 가족에게 딱 맞는, 배려가 숨어 있는 둥지를 빚어가는 과정이었다. 설계를 맡은 블루하우스코리아 정기홍 본부장은 형태를 자랑하는 건물보다는 내·외부 장식을 최소화하고, 건물이 품은 기능들이 자연스럽게 건물 모양이 되도록 설계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로에서 1m 가량 올라서서 조성된 대지 서쪽에 주차장과 주 출입구를 두고 남향으로 집을 지었다. 주차장을 건물 안으로 들이면서 1층과 어긋난 층고 때문에 생긴 평면 일부의 레벨 차이를 1.5층 가족실로 풀어내 쓸모없이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했다. 1층은 거실과 주방을 하나로 연결하되, 특히 식당이 마당과 바로 면할 수 있도록 짠 배치는 설계자의 배려다. 아이들이 안팎으로 뛰어놀며 자연을 좀 더 가까이 즐기기를 원한 마음이었다. 식구들이 자주 모이는 거실은 장스팬(Long-Span) 구현이 가능한 중목구조의 장점으로, 널찍한 공간감을 한껏 드러낸다. 천장 중간마다 보이는 우물천장의 목재 갈빗살은 화이트톤 주택에 장식적인 효과를 더하는 요소다.
▲ 시선을 적절히 차폐한 주택 진입부
▲ 넓은 스팬으로 큰 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중목구조의 장점이 거실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목조주택은 철근콘크리트주택에 비해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짓기 어렵지만, 꼼꼼히만 시공한다면 벽체 자체가 단열재가 되기 때문에 ‘따뜻한 집’을 만드는 데 유리한 면이 있다. 이 집은 내단열재로 그라스울을 충진하고 EPS보다 열전도율이 뛰어난 네오폴을 외단열로 더했다. 제대로 양생된 네오폴 보드를 사용하고 플라스틱 화스너와 메지 몰탈, 접착제 등을 꼼꼼하게 사용해 마감한 하얀 외관은, 햇볕을 정면으로 받아도 한 치의 이격이나 요철을 찾아낼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 간결하고 실용적인 북유럽풍 가구로 단장한 거실 ▶ 건축주의 성향을 고려해 넉넉하게 마련된 드레스룸
◀ 주차장 상부에 마련된 1.5층 높이 가족실 ▶ 수전과 변기를 욕실 밖으로 건식시공하고 욕조와 샤워공간만 습식으로 만든 공용 욕실부
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 크벽지, 적삼목 무절루버
바닥재 : 풍산, 강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 자기 & 도기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애쉬오크 제작가구, 우레탄도장가구
조명 : 매입형 LED, 팬던트 조명
계단재 : 애쉬오크
현관문 : YKKap, 베나토
현관문 방문 : WOODONE, simple selection도어
데크재 : 방킬라이
주차장 : 30㎜ 화강석 버너마감
▲ 각자의 발코니를 가지며, 간결하게 구성한 방
▲ 2층 계단을 오르면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이 한 번 더 등장하며, 가족실이 내려다보이는 수전공간이 있다.
사실 건축의 과정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매 순간이 의사결정의 순간이고 그 결정에 따라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건축주의 생각을 읽고 이것을 구현해주는 설계와 그만큼의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시공, 이 두 주체만 제대로 찾아낸다면 집짓기는 그리 머리 아픈 일이 아니다. ‘삼대(三代)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좋은 집’이라는 단순하면서도 핵심 있는 명제를 들고 집 지어줄 전문가를 찾아 헤맨 건축주 부부. 그 피곤하고 귀찮은 사전조사 과정이 ‘잘 설계되고 시공된 우리 집’으로 보답된 지금, 사는 내내 그 고단함을 보상받고도 남지 않을까.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