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6000년 만에 깨어난 시베리아 동토 속 벌레…“번식까지 시작”
정채빈 기자별 스토리 • 54분 전
파나그로라이무스 콜리맨시스(Panagrolaimus kolymaensis)./WP© 제공: 조선일보
매머드 등 고대 생명체와 공존했던 석기시대 벌레가 동토에 갇혀 있다가 4만 6000년 만에 깨어났다.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독일 쾰른대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이날 새로운 종의 선충류 6마리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파나그로라이무스 콜리맨시스(Panagrolaimus kolymaensis)’라는 이름이 붙은 이 벌레들은 2018년 시베리아 콜리마강 인근 화석화한 다람쥐 굴과 빙하 퇴적층에서 러시아 과학자들이 처음 발견했다. 연구진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이 벌레들은 마지막 빙하기에 ‘휴면’에 들어간 선충류의 일종으로 확인됐다. 선충은 동면과 비슷한 상태인 휴면을 통해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굴에서 채취한 토양. 이곳에서 벌레가 발견됐다./WP© 제공: 조선일보
동토층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에 따르면 이 벌레들은 약 12만 6000∼1만1700년 전부터 얼어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네안데르탈인과 매머드 등 고대 생명체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고 볼 수 있다.
1㎜ 미만의 이 작은 벌레들은 충분한 영양 공급을 통해 깨어났다. 일부 벌레들은 몇개월밖에 살지 못했지만, 일부는 번식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새로 번식한 벌레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텔레그레프는 2억 5000만년 전 단세포 미생물이나 박테리아가 되살아난 경우는 있었지만, 다세포 생명체 중에서는 이번 발견이 가장 오래된 사례라고 보도했다. 연구를 이끄는 독일 쾰른대 필립 쉬퍼 박사는 “선충류가 극한의 환경에서 휴면해 살아남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지구 온도 상승과 기후 변화 속에서 동물들이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헀다.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한 독일 연구소 MPI-CBG의 테이무라스 쿠르찰리아 교수는 “우리의 발견은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며 “세대시간은 수일에서 수천 년으로 늘어날 수 있다. 개체가 장기간 생존하면 멸종된 종이 다시 출현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세대시간은 한 개체가 자라서 자식 개체를 번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첫댓글 벌레도 문제지만 코로나가 아닌 다른 바이러스가 튀어나올까 그게 더 걱정입니다. 이래저래 사람 살기 점점 힘들어지는 거 같아요. 그렇다고 지구를 버리고 갈만한 다른 별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