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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따라가는 YTN, 정상화 시급하다!”
- 김언경 사무처장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어준 : YTN 노조는 최남수 사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2월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죠? YTN 문제가 무엇인지 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언경 : 안녕하세요?
김어준 : YTN은 보도전문채널인데 YTN만 24시간 보는 분들은 없기 때문에 YTN에서는 무슨 문제가 있을까. KBS나 MBC의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접하는 경우도 많고 언론도 보도를 많이 해서 어떤 문제인지 대충 이해하시는 분들도 YTN은 무슨 문제이고 최남수 사장의 문제는 무엇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김언경 : 네. 그런데 저는 오늘 최남수 사장의 개인 문제는 얘기하지 않으려고 하고요. 왜냐하면 국민 입장에서는 최남수 사장의 발언이나 여러 가지 행적들의 부적절성, 지금 노조와의 갈등 이런 모든 것들이 굉장히 먼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오히려 YTN이라는 방송사가 준공영방송이라고 우리가 말하는데 이 방송사가 하루 종일 보도를 하는데 국민에게 적절한 보도를 내놓고 있는가, 좋은 방송사인가가 이게 가장 큰 관심사라고 생각해요.
김어준 : 핵심입니다.
김언경 : 그래서 YTN 보도가 좋은지에 대해서 평가를 해 보려고 하는데요.
김어준 : 좋다는 것은 민언련은 모든 미디어를 모니터링하니까 그 모니터링의 기준으로 볼 때, 결과로 볼 때 YTN은 그러면 이런 파업이, 사실은 YTN 문제는 YTN 노조가 가장 정확하게 알겠는데 지금은 최남수 사장 개인의 문제인 것처럼.
김언경 : 네. 거의 지금 그렇게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런데 그렇게 문제 삼는 것은 그 이전의 YTN 구성원들이 보기에는 YTN 보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어떤 점에서 그런지?
김언경 : 그렇죠. 일단 저희가 6개월 정도 YTN과 연합뉴스 TV의 저녁 종합뉴스를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의 저녁 종합 뉴스와 같이 비교해서 보고서를 내 본 적이 있어요. 6개월 정도 했는데 이때 당시 내린 결론이 종편이나 MBC에 비해서, 이건 예전 MBC, 에 비해서는 그래도 YTN이 기계적 균형을 지키더라. 그리고 아주 심각한 문제 보도는 별로 없더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노력 대비 본전 뽑기가 어려운 것이 YTN 감시였어요.
김어준 : 종편은 사실은 하루에 한 건 이상은 문제를 터뜨리는데 YTN은 그렇게 종편처럼 극단적으로 편향된 문제점을 찾기는?
김언경 : 네. 그렇게 노골적인 보도는 별로 없었어요.
김어준 : 그렇게 노골적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노골적이지 않은 게 더 무서울 수도 있습니다.
김언경 : 맞습니다. 그게 문제인데요. 국민에게 많이 인식되어 있는 게 YTN은 그래도 공정하다는 생각이 좀 있거든요.
김어준 : 스트레이트하다, 이런 거죠?
김언경 : 그렇죠. 그런데 기본적인 문제가 뭐냐 하면 시청자 입장에서 타사 뉴스와 YTN 뉴스를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는 게 그냥 기계적 균형만 잘 지킨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YTN 보도를 통해서는 JTBC 보도를 보는 것처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판단하기 어렵고요. 그냥 말씀하신 것처럼 스트레이트 보도를 통해서 딱 반반의 의견, 계속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반반의 이야기들만 전해주고 있다는 것이고 뉴스가 정말 해야 되는 의제 설정 기능이나 철학, 무엇을 전하겠다는 생각이 거의 없는 거예요. 그래서 무색무미, 무취한 보도다.
김어준 : 그것이 YTN의 보도 철학일 수도 있어요. 보도 철학일 수도 있는데, 저는 모니터링을 뉴스를 거의 매일 하게 되니까 YTN을 보면서 제가 느낀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뭐냐 하면 의제 설정입니다. 어떤 뉴스를 어떤 각도에서 보도하기로 결정하고 뉴스를 다루느냐. 그 의제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 그 다음이 양쪽을 다 같이 보도하느냐. 여야든, 진보, 보수든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인데 이 의제 설정이 기본적으로.
김언경 : 틀어져 있죠.
김어준 : 보수가 설정한 의제를 뉴스의 꼭지로 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김언경 : 그렇죠. 제가 그래서 최근 사례를 하나 가지고 왔는데요.
김어준 : 이것부터가 저는 틀어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김언경 : 제가 가지고 온 이야기가 단적으로 지금 현재 YTN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1월 18일 YTN 뉴스통에서 나오는 하나의 인트로 영상이었어요. 1분 정도 되는 영상인데 이게 언제 나온 거냐면 MB 수사에 대해서 본인이 이건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죠.
김어준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수사는 정치 보복이라고 했을 때?
김언경 : 네 그때 당시에 나온 보도예요. 그런데 처음에 보도가 시작이 되면 이게 MB 관련된 보도 앞에 붙는 인트로 영상이거든요. 그런데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을 보여줍니다. 거기서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어디서 분향을 해?” 하면서 격렬히 항의하다 끌려나가는 상황을 보여 주고요. 그리고 MB 측이 사과하는 장면을, 그러니까 인사를, 목례를 하는 장면이 보이는데 여기서 사과하라는 시민들의 외침과 노건호 씨에게 목례를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에게 노건호 씨가 고개를 숙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막이 이렇게 나와요. ‘상주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이런 영상이 영상의 절반이고 나머지는 MB 수사 내용을 쭉 자막으로 쳐 준 다음에 마지막에 뭐라고 나오냐면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 이렇게 자막을 써 줍니다. 거꾸로 돌아간 역사의 수레바퀴. MB 조여오는 검찰 수사라는 자막도 씁니다. 한마디로 이 영상을 보면 이 모든 것이 정치 보복이다. 이 얘기를 1분짜리 영상에 엄청 잘 담았거든요.
김어준 : 그러니까 이런 거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때문이다를 YTN이 본인들의 아나운서 입으로 주장하지는 않는데 이 프레임은 기본적으로 보수 정당의 주장이거든요. 보수 정당이 이 프레임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 영상을 논평 없이 보여 주는 거죠.
김언경 : 이 영상을 관련 보도 앞에 붙여버리기 때문에 뒤에 이어지는 보도는 의미가 없어지는 거예요. 프레임이 딱 그렇게 짜여져 버린 거죠.
김어준 : 실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인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에요. 실제로는.
김언경 : 그렇죠.
김어준 : 이렇게 제가 아까 말씀드린 의제 설정부터 보수 편향이다. 의제 설정을 그렇게 해 놓고 그 안에서 이쪽 목소리와 저쪽 목소리를 기계적으로 담는데. 이런 의제 설정을 해 놓고, 이미 인상을 그렇게 받은 이후에 양쪽의 주장을 들으니까 여론조사를 할 때 만약 이렇게 하면 한쪽으로 확 쏠리거든요. 그런 식의 의제 설정을 틀어 놓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언경 : 네. 게다가 아까 말씀드린 그 영상을 보여 준 다음에 두 꼭지의 보도를 전하는데 하나는 청와대 입장, 하나는 MB 측 입장을 전해 주고 끝내요. 그런데 문제는 이날 뉴스통 전체 방송에서 진짜 이명박 전 대통령 비리가 무엇인지, 그날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이런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 거죠.
김어준 : 140억의 정체는 무엇인지 따져보자 이렇게 들어간다던가. 그게 아니고 이렇게 영결식 장면을 보여 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치 보복이라고 한 다음에 양쪽이 보복이다, 아니다. 그럼 기계적 균형은 지켜진 것 같거든요. 하지만 맨 앞에 의제 설정 프레임은 틀어져 있는 거예요.
김언경 : 그러니까 사태 본질은 전달 안 하고 그냥 끝내버리기 때문에 저는 이것은 명백한 편파적인 보도다. 이건 균형을 맞춘 것이 아니다. 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김어준 : 그게 프레임부터 출발이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것뿐만이 아니에요. 대부분이 이렇게 의제 설정을 그렇게 한 다음에 그 안에서 양쪽의 균형을 지켰다고 자기들은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지만 이런 보도가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남북문제 있어서도 그렇고 정치적으로 갈리는 문제, 또는 최근에 여러 가지 화재 나면 의제 설정을 일단 보수가 설정하고 공격하는 포인트로 딱 잡아요. 그 안에서 어떻게 싸우느냐를 보여 주는. 의제 설정 기능을 가졌다는 게 중요한 거죠.
김언경 : 프레임이 왜곡된 상태에서 기계적 균형만 맞춰버리니까 본질이 하나도 전달이 안 되는 거예요. 그 사안의 중요성이.
김어준 : 그 다음에 그 안에서의 양쪽의 주장을 전달하는 것은 합니다 YTN은. 그래서 종편보다는 낫다는 표현을 하신 거죠?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런 보도 후에 뭐가 나오냐면 토크가 나와요. 여기서 결정해 줍니다. 어떻게 생각할지 방향을.
김언경 : YTN이 종편처럼 시사토크쇼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하루 종일 뉴스를 하는데 뉴스 속 곳곳에 종편과 같은 모양새로 패널들이 나와서 대담을 하는 그런 코너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상할 정도로 YTN에 출연하는 패널의 성향이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다는 제보를 많이 받게 되었어요.
김어준 : 이상하지는 않고 예전부터 그랬어요.
김언경 : 굉장히 많이 받아요, 이전보다. 최근에 더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사실 이런 문제점은 YTN 구성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YTN 노조 산하에 공정방송추진위원회가 2016년 12월 말, 12월 29일에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는 박근혜 국정농단사태가 한창이던 시기였죠? 이때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YTN에 출연한 정치평론가의 성향이 지나치게 여당인 새누리당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었어요. 2016년 11월 1일부터 12월 19일까지 정치평론가로 출연한 분들을 다 조사해 봤더니 644회 중에서 253회로 새누리 당 관련된 분들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고 새누리당은 아니고, 당시 여당 중도성향이 207회, 당시 야당 성향이 184회순이었는데.
김어준 : 야당 성향이 지금 민주당 성향인거죠?
김언경 : 그렇죠. YTN 노조가 말한 것은 이런 거예요. 야당 성향 평론가의 출연 횟수가 여당 성향 평론가의 70% 수준에 머문다. 이것은 지나치다. 단순한 허용 오차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거든요. 심지어 현직 국회의원이 출연하는 경우를 보면 새누리당 의원이 출연한 것이 12번인데 같은 시기에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의원 출연 횟수는 8번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주류로 볼 수 있는 인물은 단 두 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어준 : 이게 참 교묘한 것인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만약에 YTN이 보도전문채널이 아니라 시사 평론을 하는 곳이면 또 다릅니다. 종편은 그런 의미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아예 정하고 가거든요. 우리는 보수 편이야.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정하고 가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 곳이거든요. 종편이야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의 채널이고, 그래서 감안하고 보는 점이 없지 않아 있어요. 그런데 YTN은 분명히 기계적으로 최소한 공정하게.
김언경 : 공정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거든요 국민들이.
김어준 : 그렇게 인식하는 가운데 의제 설정을 그렇게 한 다음에 뉴스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의제 설정 안에서 틀어 놓고 그런 다음에 이어지는 토크에서 이렇게 한쪽에 몰리는 패널들이 나오니까 전체적으로 뉴스를 보고 있으면 ‘아, 보수정당이 주장하는 게 맞구나.’하고 인식하게 되죠.
김언경 : 그런데 심지어는 최근에 종편은 눈치를 굉장히 많이 보잖아요. 재승인 이후에 위축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종편은 오히려 패널이 덜 편향적이에요, 저희가 보기에. 그런데 YTN은 최근 사례를 보니까 올해 1월 2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간 YTN의 가장 주요한 저녁 프로그램이 있어요. 뉴스 나이트라고. 밤 10시에 방송되는 방송인데 나이트포커스에 출연하는 패널들을 분석해 보니까 6일간 나이트포커스에 출연한 패널이 총 14명이었는데 이 중에서 자유한국당 등 보수권을 대변하는 인물이 11명, 중립적 성향을 가진 분이 두 분, 그리고 여당 성향은 한 분에 그쳤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도 여전히, 2016년 말이 아니고 지금 현재도 굉장히 편향적인 패널 배치를 하고 있다.
김어준 : 아닐 것 같은데 실제로 이렇습니다. YTN을 보고 있으면 ‘뉴스를 스트레이트로 전달하는구나.’라고 생각되는데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실제로는 이래서 노조 내에서 계속 문제 삼는 거죠.
김언경 : 예. 그리고 문제 발언을 하는 패널들도 굉장히 많아요. 많은 분들이 종편에서만 그런 발언이 나오리라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YTN에서도 여러 번 나오고 있다. 최근 사례를 보면 1월 2일에 YTN 뉴스나이트에서 그때 당시에 우리은행이 초등학생 그림을 2018년 달력에 넣은 것을 가지고 종북, 친정권 그림이라면서 자유한국당이 비판했던 사안이 있었잖아요.
김어준 : 여론을 통해서는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자유한국당은 초등학생까지 이렇게 인공기를 그려넣는 시대가 됐다면서 비판을 했는데.
김언경 : 그런데 이날 출연했던 최직렬 변호사라는 분이 방송에 나와서 뭐라고 했냐면 앞에는 그냥 남들이 다 하는 얘기를 그냥 했는데요. 초등학생이 그린 것 맞냐 라는 얘기를 했는데 이런 얘기를 합니다. 보송보송하게 생긴 베고니아가, 저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김정일화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꽃이 김일성화다. 라고 말하고 전체적인 상징적인 의미를 봤을 때 과연 초등학생이 아무런 의미가 없이 그냥 그린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촛불이 나오고 나라다운 나라 이런 얘기가 나오고 뒤에 보면 노란 리본을 형상화해서 세월호를 형상화. 은행이라는 것은 경제이고 경제의 요체는 정치적 중립인데 은행이 어떻게 보면 정치에 관여한 듯한 그런 그림이다. 이렇게 평가를 해요. 너무 진도가 많이 나갔죠.
김어준 : 진짜 초등학생이 그린 게 맞는데. 초등학생이 세월호도 형상화하고 은행도 형상화하고 그리고 김일성화도 형상화하고 김정일화도 형상화하고.
김언경 : 그래서 조용필 씨 노래에도 나오는 고베니아 꽃이 종북 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이런 황당한 얘기가 YTN 전파를 탔는데 사실은 이게 얼마든지 반박이 많이 나왔던 내용이었거든요. 심지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의장을 맡았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2014년 공모전에서 이때 당시에도 인공기가 그려져 있던 그림이.
김어준 : 엄청 많이 나왔어요. 절반 가까이 나왔을걸요? 남북통일을 주제로 하라고 하면 그릴 수 있는 국기가 뭐가 있습니까? 태극기 아니면 인공기인데요. 그래서 수상작의 절반 정도는 인공기를 그리고 있어요.
김언경 : 이런 내용이 반론이 전혀 안 나오고 완전히 비판하는 내용만, 자유한국당 입장만 대변하는 그런 내용만.
김어준 : 초등학교에까지 종북 사상이 스며들어서 초등학생이 김일성화를 그리고 있다 이런 거죠. 김정일 꽃.
김언경 : 좀 아무튼 당황스럽습니다.
김어준 : 이런 내용이 앞에 이런 논란이 있다고 기계적으로 보도한 다음에 전문가라는 분이 나와서 이런 얘기를 하면 그쪽 방향으로 쏠리는 게 맞잖아요.
김언경 : 그런데 또 이때 앵커가 잘 정리해 주면 되잖아요.
김어준 : 제가 만약 했었으면 말도 안 되는 얘기 좀 그만하시죠 했을 텐데.
김언경 : 그런데 지금 YTN의 진행자도 사실은 심각하다. 종편 진행자 못지 않다. 굉장히 편향적인 질문을 많이 하더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21일 오전 9시에 현송월 단장이 왔죠. 그래서 21일 22일 내내 YTN과 연합뉴스TV는 거의 현송월 TV였거든요. 그런데 뉴스큐라는 프로그램에서의 앵커의 행태를 보겠습니다. 패션에 무슨 의미가 있냐. 왜 저 옷을 입었을까요. 이런 질문은 워낙 흔한 이야기라서 생략하고요. 이날 패션을 넘어서서 현송월 단장의 믹스커피에 대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면서 김대근 앵커가 현 단장이 “믹스커피 말고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전해졌다. 인상적이었는데 어떻게 들으셨어요?” 라고 물어요. 그랬더니 패널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크게 문제 없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랬더니 앵커가 다시 묻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현송월 단장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일반 북한 주민들과 어떤 차이점을 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아까 커피 질문을 드렸습니다만 사실 북한에서는 커피 한 잔이 며칠 치 임금에 해당된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실제로 어떤가요?” 라면서 다시 한 번 믹스커피에 대해서 또 화제를 꺼내는 거예요. 그랬더니 나중에 현송월 단장이 아메리카노를 시킨 것이 연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커피라는 것은 지속적으로 마셔야 되는데 이것을 지속적으로 마실 수 있는 지는 의문이라는 답변을 패널이 했어요.
김어준 : 북한의 경제 수준은 매우 낮다. 한마디로 북한은 못 사는데 커피 맛을 알겠냐. 이런 질문이죠.
김언경 : 그러니까 이 답변이 나올 때까지 집요하게 계속 이 질문을 했다는 것이죠.
김어준 : 맞습니다. 진행자의 질문도 의제 설정 아래서 질문이 계속 나와요. 특히 북한 관련 뉴스를 YTN이 다룰 때는 아주 집요하게 보수 편향의 시각을 갖고 뉴스를 의제 설정을 한 다음에 원하는 답이 안 나오면 진행자가 그 답변을 유도합니다. 북한은 못 산다. 북한은 나쁜 나라다.
김언경 : 종편이 많이 하는 거잖아요.
김어준 : 남북관계가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인가. 이게 어떤 계기가 될까 얘기를 하지 않고 항상 그렇게 ‘북한은 나쁘다.’ 라는 전제 하에 모든 질문이 나가요.
김언경 : 기본적으로 앵커 질문이 너무 수준이 낮고 부적절한 답변을 방향을 틀어주기는커녕 더 부적절한 질문을 합니다.
김어준 : 수준은 저도 낮으니까 할 말은 없는데요. 제 말은 수준이 낮은 건 둘째 치고 의도된 방향으로 뉴스 속에서 애초에 설정된 의도대로 질문을 반복적으로, 보수 편향으로 하죠. 뉴스 진행자도 그렇게 합니다. 그래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부지불식간에 보수의 의제와 보수의 방향성과 보수의 문제의식, 주장을 흡수하게 돼요. 기계적으로 분명히 맞추는 것 같은데.
김언경 : 객관적으로 보여요, 일단은. 느낌은.
김어준 : 객관적으로 보이는데 보수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제에 있어서는 이면에 깔려 있는 편향성을, 뉴스를 계속 보다 보면 반드시 느끼게 됩니다. 반드시. 그런 세월이 굉장히 오래됐어요. 양지열 변호사도 YTN 토론 패널에 자주 나옵니다. 그리고 양지열 변호사는 MBC 땜빵으로 하던 진행자의 생명이 끝났나요? 끝나 가고 있나요? 둘 중에 하나입니다. 곧 다시 저희 뉴스공장에 나오겠죠. 백만 번 골려 줄 생각입니다.
김언경 : 왜 그러십니까.
김어준 : 가끔 안 나와서 그리웠어요. 그런데 다행히 잘렸다고 하니까요. 만약에 이걸 이런 내용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형식의 관점에서 보자면 형식으로는 다 요건을 지킨 것처럼 보여요. 그래서 저는 교묘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항상.
김언경 : 그런데 사실 다 지킨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저희가 늘 말하지만 저는 이 얘기를 정말 많이 드리고 싶은데 어떤 뉴스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찬반의 의견을 똑같이 전한다고 해서 그게 좋은 보도는 아니잖아요.
김어준 : 그것도 맞습니다. 또 다른 얘기인데.
김언경 : 그러니까 보BBC 가이드라인을 보면 보도에서 일련의 시각이나 의견을 동일한 비율로 다룰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BBC는 대신 적절한 비중을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소수 견해를 우세한 견해와 똑같은 비중으로 다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김어준 : 그게 진짜 문제입니다.
김언경 : 이렇게 밝히거든요. 그런데 YTN 보도는 모든 것을 그냥 딱 반반, 반반 치킨처럼 보도를 하는 거예요.
김어준 : 예를 들어 태극기 집회 때를 생각해 보시면 탄핵 찬성 여론이 80%였거든요. 그때도 반반이라면 얼마나 문제가 있습니까?
김언경 : 그러니까요. 그건 한마디로 국정농단을 어떻게 반반으로 밝혀낼 수가 있어요. 모든 것을 반반으로는 못 하죠. 실체적 진실을 찾아야 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YTN이 노력이 거의 안 되고 있다. 그냥 반반의 함정에 빠져버렸었다. 이 얘기를 드리고요.
김어준 : 저는 사실 YTN이 자신들이 가진 보도 철학에 의해서 항상 반반이라고 하면 모든 걸 반반으로 보도하는 것만으로 그동안 지난 한 9년, 10년 간 크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 반반으로 보도하는 것 같지만 의제 설정부터 방향 유도는 보수로 흘러왔다는 거죠 항상. 반반도 아니에요. 만약에 반반이면 괜찮냐. 반반도 문제라고 하시는 거고. 그렇죠? 양쪽 다 똑같이 반반으로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씀하시는 건데 그것도 문제죠. 그건 언론이 비겁하다.
김언경 : 이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거예요.
김어준 : 이쪽은 8 대 2 비중, 그러니까 국민 여론이 80%니까 이쪽을 지지한다. 그러면 8 대 2의 비중을 따라서 보도해 주지 않느냐. 이 얘기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서로 정반대라고 하더라도 때로는 언론이 자기가 믿는 바에 따라서 20%를 지지할 수도 있잖아요. 그 말씀을 하신 건데 거기까지 가지도 않고 저는 반반도 안 한다는 거죠, 속으로는. 반반인 척한다.
김언경 : 그러네요. 맞습니다.
김어준 : 반반인 척 한다.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이렇게 생각하시지 않는 분도 있겠죠. 그런데 YTN 노조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김언경 : 네. 지금 YTN 노조는 자신들의 보도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YTN 안에 있던 오래된 적폐세력이 청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새 사장에 대해서 기대감이 컸는데 현재 새 사장이 오히려 적폐세력들과 어떻게 보면 그분들을 내보내지 않고 안고 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거죠.
김어준 : 이렇게 되어 있는 YTN을 새로운 사장이 개편하거나 또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꾸는 게 아니라 문제가 되어 왔던 그대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김언경 : 실제로 그런 입장을 밝힌 거죠. YTN 구성원들은 일단 노사합의 파기 논란,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찬양 논란, 최 사장이 그렇게 했었죠, 예전에.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 찬양했고. 그리고 성추행 글을 써서 논란이 됐죠. 이런 것들 때문에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것이 YTN의 현재의 편파 왜곡 논란이 최 사장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죠. 왜냐하면 최 사장은 지난 9년간 이루어진 보도 파괴에 책임이 있는 보직 간부들의 인사 보류를 거부를 했어요.
김어준 : 그러니까 이런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책임을 물을 만한 대상인 그분들을 그대로 두겠다고 하는 거죠. 그러니까 노조는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죠.
김언경 : 그렇죠. 그리고 YTN 노조가 강하게 요구하는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보는 노종면 기자에 대해서 인신공격을 퍼붓거나 보도국장 합의를 파기했거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고요. 그래서 저는 YTN 정상화를 위해서는 일단 YTN 경영진 문제가 매듭이 지어져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요. 노조의 입장에 대해서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찬성합니다. 노조의 파업이 가기 전에 YTN 문제가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8 대 2에서 20%의 편을 들 수도 있어요. 그 미디어사의 철학에 따라서 혹은 보도 철학에 따라.
김언경 : 가장 중요한 것은 논쟁할 필요가 없고 실체적으로 그게 진실이면 진실을 보도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의견이 80으로 오히려 반대가 많아도 진실이 20이면 진실을 보도해야죠.
김어준 : 그게 맞죠. 그게 맞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그러면서도 보도 채널의 외형을 띄고 있어서 이것이 객관적으로 보도된 것으로 사람들한테 인식되는 게 문제다. 이런 거죠. 아예 ‘아, 이쪽은 80%의 편을 드는구나.’ 생각하고 사람들이 감안하고 보거든요. 그런 문제입니다, YTN에 관해서는. 오늘은 여기까지 YTN 노조는 왜 파업하는지 다뤄봤습니다. 민언련의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언경 : 감사합니다.
http://tbs.seoul.kr/cont/FM/NewsFactory/interview/interview.do?programId=PG2061299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