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 해밀턴호텔 옆 골목길에서 벌어진 대규모 압사 사고 현장에서 구조 지원을 했던 20대 남성 A씨는 현장이 아수라장이었다고 30일 말했다.
인파가 몰리고 교통이 마비돼 구급차가 빨리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변 시민들이 밤새 깔린 사람들을 꺼내고 CPR을 하는 등 구조를 도왔으나 참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태원에 놀러갔다가 사고를 목격하고 당일 오후 11시경부터 이날 오전 2시~3시 30분경까지 구조대원들의 요청으로 부상자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오토바이로 의약품을 옮겼다.
사고 지점 반대편에서 길 건너 상황을 봤다는 그는 "오르막길에서 사람들이 '밀지 말라'고 하거나 넘어지지 않으려고 팔짱을 끼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러 미는 사람도 있었고 양방향으로 이동하며 충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윽고 사고가 났을 땐 "오르막길 위쪽에서부터 사람들이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며 "동시다발적으로 비명과 울음소리가 섞여 터져나오며 '다쳤어요',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급차가 들어오고 (깔린 사람들을) 위에서부터 차례로 빼내는데 아래쪽은 이미 압사돼 체구가 작으신 여성분들은 현장에서 돌아가셨다"며 "구급대원들이 '군 전역자나 CPR 교육 받은 분들 나와달라'고 해서 저뿐만 아니라 여러 시민이 자발적으로 나가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태원1동 주민센터부터 통행이 통제된 데다 차량이 엉켜있어 구급차가 못움직이는 상황이었다. 안쪽에 제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어서 왔다갔다 하며 의약품을 받아 날랐다"고 덧붙였다.
현장 소방과 경찰 대응에 대해서는 "경찰 인력이 들어오며 현장을 정리하고 인원을 걷어냈다"며 "그날 이태원에 몰린 인파를 생각하면 대처가 빨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