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울음>
(이 얘기는 이천이십사 년 팔월에서 시월, 그중에서 시월 이십팔일부터 삼십일일까지의 제주섬에서 있었던 사실적 스토리에 기반한 것이다)
그랬다. 참 그때, 좋았지, 젊었지, 뭐든 못할 것 없었지, 젊다는 것이 커다란 바위도 옮기듯 척척 이루어 내는 용기도 함께 지니고 있었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냥 대단했네, 그 정도의 멘트 속에도 희미한 웃음을 머금고 말 것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 그날의 대단했던, 그날의 우렁찼던, 행복했던, 그 모습을 끄집어 내어 보고 싶어 더음 더듬 기억의 한 끝을 되짚어 나간다네ㆍㆍㆍ
아마, 여덟의 젊음이 뭉쳤을 게야, 이제 갓 예순을 넘은 이들과 많아 보았자 예순넷을 넘기지 이들이 주축을 이루었지, 그리운 이름을 한번 불러 볼까, 희공 만공 진공, 원공 용공, 인공, 현공, 호공,
기자와 콘텐츠 분야, 중국과 일본 전문가, 그리고 마케팅의 내로라하는 탑티어들이 모여들었지, 어느 학교 산악회 선후배라고는 했지만, 그것 이상의 의기가 투합되어 있었지,
그 해 팔월에 얘기를 꺼내고, 구월에 비행기와 한라산 티켓팅, 시월의 일정 기획 확정과 머물 곳을 탐색하고서 드디어, 시월 이십팔 일, 김포와 김해에서 오후 비행기로 모여들었지, 일정 기획은 우주 탤런트 희공이 맡았고, 숙소와 음식 탐색은 희공의 오랜 친구 만공이 맡았지, 둘 사이의 우정은 지금도 굳건하다고 듣곤 하지,
윈래 계획은 펜션에서 바베큐를 할 것이었으나, 어둠이 금방 다가오는, 그래서 김해횟집으로 급변침하고, 신제주 이마트에서 나흘간 먹거리를 묵직하게 차에 싣고서 횟집에 도착했지, 여러 번 가 본 집이라 익숙했고, 당시 가격 1인 38,000원은 아주 훌륭했지, 그때 방어가 나왔었나, 김에 초대리밥과 회를 얹은 초밥같이 만들어 입속 톡 집어넣었지, 파김치도, 고구마튀김도, 참 그 집은 기억에 많이 남는 집이야,
아, 깜빡할 뻔했네, 하도 오래전이라서, 인공이 일본에서 사케를 공수해 왔지, 그 정성에, 그 맛이란 또 얼마나 고혹하던지,
당시 드라이빙은 현공이 도맡아 했는데, 술자리 뒤라던가, 일이 있으면 진공이 교체되어하곤 했지, 당시 진공은 큰 수술뒤라 술은 안 하고 있었거든,
용두암 김해횟집서 드디어 오늘의 안식처로 가고 있었지, 진공이 드라이버였지, 애월리 깜깜한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다들 깜짝 놀랐지, 가로등도 시원치 않아 침을 꼴깍꼴깍 삼켰었지, 드디어 목적지 도착하니, 에나 하우스,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지, 밤중에도, 주인이 만공, 용공에게 한참 동안 집소개와 주의점을 알린 후에야 입장하였지,
집은 베스트였다네, 나흘동안 누구 하나 불평 없었지,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있었지, 2층에 방 둘과 침대 둘 , 그 위 다락에 방 둘 침대 넷, 침대 여섯이라 두 명은 같은 침대서 자야 했던게지, 방배치, 대단한 코걸이 희공과 안 잘 것인지가 관건이었지, 아파트 게임을 하면서 드디어 결론이 났지, 인공ㆍ용공이 자발적 한 방, 희공ㆍ원공이 타발적 한 방을 쓰고, 나머지는 두루두루, 다락으로, 끝나는 날까지 변경은 없었다네,
그날 밤은 길고 길게 이어졌지, 용공ㆍ인공의 물품 정리 작업에 이어 첫날의 2차가 진행되었지, 그게 뭐 중요한 얘기라고, 무슨 과 동창회 회장이 궐석인데, 누가 할 것이냐로 밤새 토론이 이어졌지, 참, 다들 젊으니까 그게 가능했겠지, 열두 시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2차는 만공의 잠 좀 자자는 하소연에 막을 내리고 잠자리로 미끄러졌다네, 참, 열정들이 넘쳤지, 첫울음은 그렇게 길게 울려 퍼졌다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