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4 학년 정도때 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그당시 음악을 좋아하는 연령의 청소년 삼촌들(?)의 영향으로 외국 음악을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삼촌들이 소유한 이른바 빽판이 천장을 넘었으니...)
그렇다보니 고학년 무렵에 삼촌이나 사촌 누나들이 보는 (오래전에 사라진) "월간 팝송" 같은 월간지를 (기회가 있으면) 빌려다 보곤
했는데... 어려서 일본에서 살았던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향수랄까..
지금은 없어진 (명동) 코스모스 백화점 뒷 골목에 (중국 대사관 정문 앞 쪽에) 있는 외국 서적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서점에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거의 정기적으로 출퇴근하곤 했었습니다 ㅎㅎ
그당시엔 월간 만화책을 위주로 사곤 했는데 어느새부턴가 일본에서 발행하는 음악 잡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잘아시다시피 일본의 잡지들은 그 특유의 컬러와 화려한 사진들의 배열등등이 보고싶게 만드는 이상한 마력이 넘쳐흐르죠.
1981 년도라고 하면 지금으로 부터 27 년 전이고 그때 제가 중학교에 들어 갔을 무렵입니다.
지금 생각 해 보면 어렴풋이 "아...과연.. 그랬을 것이다.." 라고 짐작을 하는데, 70 년대와 결별(?)을, 다시말해서 80 년대에 들어와
근본적으로 다른, 다시말해서 그당시 세계는 많은 분야에서 급변 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문화를 많이 취하는 (특히 음악 부분에서) 일본 잡지는 당연 그 동네 뮤지션들을 많이 다뤄서 책의 80 % 정도는 그네들의
사진과 소식을 다루고 있었는데 그 잡지에 실린 아티스트들의 (대부분 앨범 자켓과 홍보용 사진들) 모습이 그 당시엔 충격이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그당시 일본 음악 잡지에 실린 영국 아티스트들의 모습이 너무나 "무섭다.." 라고 느꼈습니다.
글로테스크한 분위기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도 안하는 화장에.. 당시엔 직접적으로 들을 기회가 없었지만 이상한 앨범 자켓에..
"이놈들은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일까?"
"어떤 음악을 하는데 이런 기분나쁜 분위기지??"
"엽기적이라고 하기보다는 같은 지구에 이런 놈들이 산다는 것이 좀 무섭다"
대부분 그런 느낌들이었습니다 ㅎㅎ
그당시엔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는 존재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메탈보다는 "헤비록"에 가까운 음악들이 많았고 AC/DC 정도의 사운드가
대표적인 시기였습니다.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아서 IRON MADEN 이 데뷔 했으니..ㅎ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70 년대 중후반 음악도 멋있었지만 (POP 을 제외한) 거친 록 사운드 이외의 장르는 잘 모르던 때였으니
잡지 속에 나오는 기괴하고 야릇한 모습의 호스트오빠들(?)이 무슨 음악을 하는지 알 수 없는데 당연하죠.
그 이후 우연 곡절 끝에 (이젠 가족님들도 잘 아시겠지만 이시기 해외 펜팔등을 통해 ㅎ) 화장만큼 이~상한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ㅎㅎ
쩌렁쩌렁 육중한 기타 소리도 없고, 둥둥 울리는 드럼과 베이스도 없는 마치 전자 오락실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른바 Synth PoP 이란
것을 듣게 되는 거였죠.
아마 그 당시에도 영국의 음악시장엔 혁명적인 세대교체가 막 이뤄지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전 세계를 풍미했던 영국의 대형 록 밴드들에 항거라 여겼던 Punk 가 굵지만 그 짧은 생명력이 사그러져갈 때, 또다른 대안(?)
이라는 점에서 다수의 어중이떠중이(?) Synth PoP 밴드가 막 그 부상을 하던 시기입니다. (얼마뒤 Duran Duran 이 데뷔할 시기)
방금 어중이떠중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사실 신세사이져를 이용한 대중음악은 연주력이 미약하거나 전문적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보다는 외모 중심의 밴드가 많았습니다.
그당시 데뷔한 꽃미남 밴드의 원조인 Duran Duran 의 인터뷰에서도 엿 볼 수 있듯이 키보드를 담당하는 닉로즈는 2 집이 되서야
양손으로 건반을 치게 되어서 너무나 기뻤다는.. (정말 말 다했지;;)
꼭 Duran Duran 을 코너로 몰매 때리는건 아니지만(ㅎㅎ) 이들은 데뷔하기 1 년 전부터 거의 그라비아 (잡지속 포토 겔러리 모델)
수준으로 각종 잡지에 사진 공략을 위주로 시작 했고 데뷔하기 6 개월이 되서야 "녹음중!! 곧 앨범 발매!!" 라는 화보와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홍보의 한 방법이었을 것이고 결국 그 효과는 잘아시다시피 굉장한 성공으로 이어지게 되는..)
그러니 그 시기에 쏟아져 나온 선수들은 대부분 함량 미달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 조금씩 흥미를 잃어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그런 혼탁함중에도 숨은 고수들은 있었습니다.
펑크의 마지막 끝자락에서 이상 야릇한 펑크 음악을 연주하던 청년들이 점점 노선을 넓혀(?) Synth PoP 적인 면을 흡수하게 되었는데
이들은 연주도 되겠다. 오리지널리티도 높겠다. Duran Duran 류의 꽃미남 아이돌에게도 뒤지지 않는 외모에.. (또 뭐 없나??)
얼마전에 뮤/비로 선을 보였던 Japan 이란 밴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연결연결되어 Gary newman 부터 joy division, syster of mercy.........(etc) 같이 펑크도아닌,그렇다고 rock 도 아닌(?)
모호한 경계의 고딕부터 이런저런 변방의 (?) 영국 뮤지션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설이 너무 길어서 다음 기회에 마져 재미난 추억담을 이야기할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은 그당시의 뮤/비 몇개를 준비 해 봤습니다 ㅎㅎ
초등학교 6 학년 겨울로 기억하는데 AFKN 에서 Visage 의 모습을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남자가 화장을 하고 이상한 음악에, 이상한 장면들의 조합..그러나 무언가 심상치 않게 제 마음을 흔들었던 기억이 ㅎㅎ
당시엔 이런 음악과 기분나쁜 뮤/비를 본 적이 없어서리 ㅎㅎ
Visage - Fade to Grey
아래에 소개해 드릴 뮤/비는 제가 중학교 2 학년, 요즘과 같이 무덥던 여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새벽에 들었던 곡입니다.
이곡이 제가 듣기 2 년전 초딩 6 년때 발표된 곡이니 28 년전의 음악이네요.
위에서 언급한 "영국 음악 너무 조아~!!" 류의 일본 음악 잡지를 보다가 의외로 나이가 많은(?) 그러나 댄디한 스타일의 아저씨들의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이 아저씨들은 모야?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나이는 좀 있어 뵈는데..." 하다가 듣게된 거죠ㅎ
후반부엔 조금은 뿅뿅 거린다...라는 느낌이 다소 있지만 전혀 싸구려틱 하지않고, 역시 노장들은 무언가 달라도 다르구나... 하는 느낌.
솔직히 지금 들어도 습하고 무더운 여름날 청량제와 같은 분위기로 인해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서 듣게 되는 곡입니다^^
Ultravox - Vienna
마지막은 지금 들어도, 또 누구에게 추천을해도 욕먹지 않는(?) 얼마전 vision of china 의 주인공인 Japan 입니다.
자신들의 인기가 음악이 아닌 외모에 있었다는 것을 느끼고 밴드를 해체하기에 이르는..비운의 밴드라 할 수 있죠;;
보컬인 데이빗 실비앙은 킹크림슨의 로버트 후립을 위시로 전위 음악계의 거장들과 많은 앨범을 계속 발표하고 있으며
베이시스트인 믹칸 역시 재즈와 아방가르드를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 세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래의 곡은 Gentlemen Take Polaroids 앨범에 담긴 곡으로 그들의 음악적 변화가 성숙되어 81 년 그들의 명작 Tin Drum 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앨범이기도 하고 80 년도 신스팝을 정리한 무척 세련된 앨범이기도 합니다.
당시 국내에 라이센스가 나오리라 생각치 못했는데 제가 중 2 때 반포 고속버스 터미널 지하상가에 운동화를 사러 갔다가 이 자켓을
보고 운동화를 포기 했다는 ..(지금도 이 LP 는 아직도 보관중입니다ㅎㅎㅎ)
Japan - Swing
오랜만에 중학생 시절의 추억담을 이야기하고 보니 정말 그당시가 생각이 나네요.
그당시에 썼던 일기도 그립고 ㅎㅎ 그당시에 사 모았던 (지금도 고스라니 보관중인) 빽판과 라이센스 LP 들...
아.. 위에 언급했던 음악잡지도 제 책장안에 있네요.(꺼내보니 81 년도 판들이 상당히 눈에 보이는데 책 제목은 Rock Showㅎㅎ)
며칠 있다가 그당시 재미난 에피소드들과 함께 글 올리겠습니다^^
며칠째 비가 내려서인지 이젠 선선하다못해 차가운 바람이 밤낮으로 불기 시작했네요.
길다면 길었고 무더웠다면 그랬을꺼라 생각 합니다.
마침 올림픽이 진행되는 시기였고 예상 이외로 들려오는 금메달 소식에 그나마 결딜 수 있지않았나...생각도 하게 되네요 ㅎㅎ
오늘 야구 쿠바와의 마지막 결전 정말 기대가 되는데.. 그러고보니 이제 올림픽도 서서히 막을 내릴 시기가 되었네요.
이제 가을입니다.
한여름 무덥고 지쳤던 몸도 회복하시고, 좋은 책 많이 읽으시고, 추수의 계절에 많은 수확을 위해 마지막 점검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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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년대 초기 Synth Pop 과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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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Tin Drum 의 커버는 정말 모던아트 그 자체지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앨범커버중에 하나이고... 이걸 LP로 소장하고있다니 그저 부러운 마음뿐... 그나저나 중국 대사관 정문 앞 쪽이라니.. 그곳에 들려 왕걸, 주화건, 장극범 등...중화권의 앨범들을 사던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서로 스쳐 지나갔을수도...^^
명동 코스모스라고 읽었을때 깜짝 놀랬습니다. 정말 오랜동안 기억에서 잊혀진 장소였기에.. 그런데 그 어린나이에 명동 출입을 하셨었군요 ㅎㅎㅎ 좋은 추억 잘 간직하셨네요. 저도 오늘은 30 년전에 나는 무얼 했을까..생각하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헐~!! 제가 81 년생인데 ㅋ 그당시 음악적 분위기를 엿볼수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옛날 음악들은 유명한거 이외엔 잘 모르는데.. 요즘 음악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짐이 없네요.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겠습니다^^
저는 그당시 레이프가렛과 둘리스를 조아라 듣고 있었는데.. 월간팝송..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그책 꽤 괜찮았는데.. 초딩때부터 명동출입을 하면서 일본책에서 정보를 얻었다라.. 역시 출발부터 달랐군요 ㅠㅠ 재미있는 글 계속 올려주삼!
지금에서야 좀 익숙혀졌지만 80 년대 초반에 기괴한 화장과 이상한 음악을 들었다면 정말 토할 기분이었네요 ㅎㅎ 뮤탱님의 어릴적 이야기 넘 재미있네요. 계속 연재해주세요
지금봐도 느글거리고 이상한 모습들이네요 ㅎㅎ 음악은 요즘꺼 보다 더 세련된거같고요. 중학생시절에 명동출입이 이상한건가요(?) 그당시엔 그랬나???
예전에 한번 japan 을 소개해 주셔서 앨범 몇장을 다운 받아서 아주 잘 듣고있습니다. 음악도 독특하고 앨범마다 완성도도 뛰어나고.. 저도 팬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