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샤 코리아는 AMD 지오드 기반의 SA 시리즈로 우리나라 보급형 미니노트북 시장을 연 회사입니다. SA 시리즈는 당시로서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미니노트북을 출시하여 많은 판매 실적을 올렸지만 키보드의 문제와 낮은 해상도, 그리고 모자란 성능으로 인해 불평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에 고진샤 코리아는 인텔의 맥캐슬린 플랫폼을 채택한 K600 시리즈를 출시하고 이어서 CPU 클럭이 더 높은 K800 시리즈를 출시합니다. 이 제품은 SA 시리즈에서 지적받았던 대부분의 사항들을 고친 것으로, 이 역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다만 이 K 시리즈에도 문제가 몇가지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은 윈도XP가 아닌 윈도 비스타를 설치하고 출시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윈도 비스타는 다소 고사양의 PC를 위한 OS이고 성능보다는 휴대성을 중시하는 미니노트북이나 UMPC에는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성능 테스트 프로그램을 돌려봐도 같은 시스템에서 윈도 비스타에서 더 성능이 낮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고진샤 코리아는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나중에 윈도XP를 구동할 수 있는 드라이버 셋을 제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요구는 아예 윈도XP를 기본 설치한 K 시리즈를 발매하라는 것이었고 결국 X라는 글자를 뒤에 붙여서 같지만 또 다른 새로운 K 시리즈를 출시합니다. 이렇게 나온 제품이 K600X와 K800X고, 그 가운데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제품이 바로 K800 시리즈의 윈도XP 판인 K800X입니다.
■ 무엇이 달라졌는가?
물론 OS가 윈도 비스타에서 윈도XP로 바뀌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고진샤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K800X의 사양표를 살펴보시죠.
그렇습니다, 바로 지상파 DMB 모듈이 제외되었습니다. 기존 K 시리즈에 내장된 제품의 DMB 수신 능력에 대한 평이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DMB가 빠져 허전한 사람이라면 더 수신율 좋은 외장 모듈을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지상파 DMB 내장 유무의 차이 밖에 없기 때문에 K800X와 기존 제품은 사실상 동일한 하드웨어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실제로 필자가 리뷰를 위해 받은 제품도 윈도XP를 새로 설치하고 바이오스를 윈도XP용으로 바꾼 K800이었습니다.
■ 살펴보기
그럼 오래간만에 고진샤 K 시리즈를 잠깐 살펴볼까요?
가장 일반적으로 쓰게 되는 상태입니다.
접었을 때는 이렇게 되죠. 그냥 찍기는 심심해서 같이 주어지는 스트랩 악세사리를 가지고 미녀 모델과 함께 핸드백 연출을 해봤습니다.
화면을 뒤집어 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이 제품은 액정에서 터치스크린이 지원되는데, 이상하게 오른쪽으로 갈수록 터치시 좌표가 다소 어긋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방향키-마우스 커서 포인터 |
런쳐-웹캠셔터-화면회전-엔터-밝기조절-스크롤-마우스 |
전원-블루투스-무선랜 상태 LED |
130만 화소의 웹캠 |
오른쪽에는 Type I/II와 마이크로드라이브까지 지원되는 컴팩트플래쉬 카드 슬롯이 있습니다. 이는 그 옆에 있는 SD/MMC/메모리스틱/메모리스틱 프로를 지원하는 4-in-1 메모리 슬롯과 함께 디지털 카메라를 위한 포토뱅크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USB 슬롯도 하나 자리잡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전원, 유선랜, USB, 외부 모니터 단자와 함께 전원 스위치가 있습니다. 양쪽 다 제품 뒤쪽으로 켄싱턴 락이 있습니다.
앞면입니다. 볼륨 다이얼과 이어폰, 마이크 단자와 무선랜 스위치가 있습니다.그리고 실제 K800X는 왼쪽 상단(여기서 볼때는 오른쪽)의 DMB 안테나가 없어집니다. 오른쪽(여기서 볼때는 왼쪽) 상단에는 스타일러스 펜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키보드와 터치패드가 있습니다. DMB나 TV 쪽은 무시하시고 보세요. 이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K 시리즈의 키보드는 SA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키감이 정말 훌륭할 정도는 아니지만 미니노트북으로서는 괜찮은 수준이죠.
밑바닥입니다. 업그레이드를 위한 패널쪽의 발열에 대비하기 위해 가죽이 대어져 있습니다.
배터리입니다. 기본 배터리로 고진샤 미니노트북 전 기종이 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11.1V / 2600mAh이고 별도로 판매하는 대용량 배터리는 5200mAh입니다.
K 시리즈를 실제로 사용해 보면 배터리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무선랜, 블루투스 끄고 화면 밝기 최소 상태에서 소리 크기 최대로 동영상 플레이 : 2시간 16분 - 무선랜, 블루투스 켜고 화면 밝기 최대 상태에서 소리 크기 최대로 동영상 플레이 : 1시간 45분
휴대성을 중시하는 미니노트북으로서는 조금 아쉬운 수준입니다만, 필요한 경우 대용량 배터리를 구입하면 3~4시간 정도의 실 사용시간이 확보되므로 큰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 얼마나 빨라졌는가?
사실 UMPC나 미니노트북 수준에서 속도가 얼마나 나오냐는 것은 2차적인 문제입니다만, K800X의 경우에는 OS만 교체한 경우기 때문에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K800이나 K600에서 윈도 비스타를 OS로 사용하던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부분이 이것이라 생각합니다.
윈도 비스타가 아닌 윈도XP에서 돌리는데, 과연 얼마나 빨라지는가? 말입니다.
일단 몸으로 체감되는 성능은 좋은 편으로, 창이 팍팍 뜬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미니노트북 제품군으로서는 쾌적한 수준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제가 애용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들로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제가 테스트한 K800은 1GB 메모리에 5400RPM/8MB 버퍼의 80GB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먼저 크리스탈마크 2004 R2에서의 결과입니다.
K800X는 소니 UX 시리즈에 이어 크리스탈마크2004R2에서 2만점을 돌파한 두번째 UMPC가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테스트해본 인텔 맥캐슬린 플랫폼의 UMPC 가운데에서 가장 빠르군요. 윈도XP와 함께 다른 UMPC는 공간 문제로 채용하지 못했던 2.5인치 5400RPM의 빠른 하드디스크 덕분으로 보입니다.
다음을 보실까요?
위 결과는 예전 고진샤 K600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측정한 결과값입니다. K600은 A100/600MHz를 채용하여 같은 하드웨어에 A110/800MHz를 채용한 K800보다 200MHz 만큼 느립니다만, 크리스탈마크의 결과값은 그 정도를 넘어서는군요. 한마디로 K800X가 압도적입니다. K600은 모든 수치에서 다 떨어집니다. 특히 그래픽 쪽에서 처절하게 깎여나가는군요. 훨씬 빠른 제품이 탑재된 하드디스크는 빼고라도 이제 윈도 비스타와 XP의 차이점이 보입니다.
자, 다음 비교 제품을 보겠습니다.
CPU의 속도(800MHz)와 기본 플랫폼은 K800X와 같은 후지쯔의 UMPC인 U1010입니다. 이 제품은 OS로 윈도XP 태블릿 에디션을 깔아서 K800X의 상황과 그나마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하드디스크는 1.8인치로 2.5인치를 채용한 K800X보다 좀 불리하군요.
실제로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경우 K800X보다 근소한 차이로 앞섭니다. 하드디스크에서는 2000점 가까이 차이나지만 나머지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자, 그렇다면 기존 윈도 비스타를 채용한 K800의 크리스탈마크 수치는 어떨까요? 제가 직접 테스트해 볼 수는 없었지만 다른 리뷰에 의하면 15000점대라고 합니다. K800X와는 거의 5000점, 전체 점수에서 약 1/4 가량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여기서도 그래픽 쪽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이렇게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데는 윈도XP보다 윈도 비스타가 기본적으로 부하를 더 많이 준다는 측면이 첫번째고, 일반적으로 XP용 드라이버가 비스타용 드라이버보다 최적화가 더 잘 되어 있다는게 두번째로 꼽힙니다. 그러나 두번째의 경우는 비스타가 출시된지 꽤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 이상 핑계가 되기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그래픽 드라이버 부분은 좀 심각하군요.
자, 그럼 다음으로 갑니다.
K800X의 3D마크 2001SE의 결과입니다. 참고로 윈도 비스타가 깔린 K600의 경우 불멸의 사학도 님의 테스트에 의하면 1575점 입니다. K800X는 2795점으로 거의 2배에 해당하는데, 이 정도면 펜티엄 3 1GHz에 예전 GeForce 2 GTS/Ti 그래픽 카드 정도의 성능에 해당됩니다. 최신 3D 게임은 그렇다쳐도 일반적인 경우에는 무난한 성능입니다.
그래서 돌려봤습니다.
UMPC에도 3D 가속이 지원되면 한번씩 돌려보는 만만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입니다. 해상도만 1024x600으로 고치고 나머지는 기본 옵션으로 돌린 화면인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꽤 잘 돌아갑니다. 그냥 돌려보는 정도가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별 문제없이 플레이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다만 1024x600이라는 낮은 해상도 탓에 게임 속의 글자가 잘 안 보입니다.
이외에도 온라인 게임으로 의외로 사양을 많이 타는 카트라이더도 플레이해보니 잘 돌아갑니다. 방의 인원이 꽉 차서 시합하는 이른 바 '풀방' 상태에서도 원활하게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참고로 동영상 또한 무난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예외적으로 H264 코덱으로 고화질 인코딩된 동영상은 끊기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 결론 : 윈도 비스타는 미니노트북과 UMPC의 족쇄?
미니노트북이나 UMPC는 휴대성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사양이 그렇게 뛰어나진 않습니다. 성능을 높이려면 크기가 커지거나 배터리 소모량이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니노트북과 UMPC에서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들 또한 가벼워야 합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비스타 우선 정책 때문에 아직까지 많은 UMPC들이 윈도 비스타가 설치되어 나오고 있고, 많은 이용자들이 이로 인한 편리함보다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OS를 윈도XP로 교체하고 등장한 고진샤 K800X는 그런 점들을 말끔하게 날려주는 제품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XP에 대한 차별을 없애던가, 아니면 윈도 비스타를 UMPC와 미니노트북 용으로 XP만큼 빠르고 가볍게 한 버전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겁니다. 그것도 최대한 빨리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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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거의 전부분에 걸치네요..
^_^ㅋㅋ
ㅎㅎㅎ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