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미셸 롤프 트루요
저자 미셸 롤프 트루요(Michel-Rolph Trouillot)는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류학과 사회과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사와 권력의 관계, 인문과학의 인식론, 카리브 해 인구의 역사적 진화와 노예상태로부터의 경제적 문화적 탈출, 나아가 세계경제로의 카리브 민중들의 불균등한 통합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티 섬에서 타오르는 작은 불꽃들』(Ti dife boule sou istoua Ayiti, New York: Koleksion Lakasiel, 1977), 『농민들과 자본. 세계경제에 있어서 도미니카』(Peasants and Capital. Dominica in the World Economy, Baltimore: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88), 『아이티: 국가 대 정부』(Haiti: State against Nation, New York: Monthly Review Press, 1989), 『전 지구적 변형: 인류학과 근대세계』(Global Transformations: Anthropology and the Modern World, New York: Palgrave Macmillan, 2003) 등이 있다.
역자 : 김명혜
역자 김명혜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인류학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전남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대문화와 도시문화, 성, 가족, 경제발전, 노동 그리고 사회계층에 대한 이론과 중남미(멕시코), 동아시아(한국), 미국 등에 대한 지역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저로는 『공동체론의 전개와 지향』(선인, 2001), 『역사를 만드는 이야기: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의 경험과 기억』(여성과인권, 2004) 등이 있고, 편역서로는 『여성과 민주화운동』(경인, 2004)이 있다.
감사의 말 7
들어가는 글 _ 17
1장 이야기 속의 권력 _ 23
일면화된 역사성 29 | 진실과 허구 사이에서 33 | 역사성의 단일 장소성 46 | 모호성의 이론화와 권력 추적 61
2장 상수시(Sans Souci)의 세 얼굴 _ 73
상수시 궁전 76 | 전쟁 속의 전쟁 82 | ‘상수시’라는 사람 87 | 상수시 재방문 93 | 역사서사에 있어서의 침묵들 107 | 침묵들 속의 침묵들 115 | 미개인들의 패배 127
3장 생각할 수 없는 역사 _ 135
키메라 생각 안 하기 139 | 인간에 대한 특정한 관념 142 | 뉴스의 전주곡: 범주들의 실패 157 | 생각할 수 없는 것들 다루기: 서사의 실패들 169 | 삭제하기 그리고 하찮은 것으로 만들기: 세계사 속의 침묵들 179
4장 안녕, 콜럼버스 _ 201
1492년 10월 12일 206 | 만들어지고 있는 기념일 222 | 카스티야 사람들과 양키들 233 | 10월 12일 재방문 254
5장 과거 속의 현존 _ 263
디즈니랜드에서의 노예제 267
나가는 글 _ 285
옮긴이 후기 289
찾아보기 293
그린비 ‘트랜스라틴 총서’의 일곱번째 책. 아이티 출신의 인류학자 미셸-롤프 트루요의 핵심 저작이자 라틴아메리카의 탈식민화를 위한 새로운 역사서술을 선보인 작품으로서 탈식민주의 기억이론을 위한 문제작으로 손꼽힌다.
이 책에서 트루요는 아이티혁명의 기억에서 나타나는 서구인들의 모호한 태도가 어떻게 아이티 흑인들의 목소리를 침묵시켰는지 여러 과거 기록들의 감추어진 맥락들을 드러내며 밝힌다. 그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 대한 서구인들의 기억으로까지 이어지며, 서구인들의 라틴아메리카 식민화에 내재한 폭력성과 기만성을 폭로한다.
라틴아메리카의 식민화를 이끈
침묵의 공식을 말하다!!
아이티혁명의 재인식을 통해 해부한 서구 식민주의의 기억!!
프랑스의 식민통치하에서 기나긴 억압과 수탈을 경험해야 했던 아이티의 흑인노예들. 1791년, 프랑스 식민주의의 사슬을 끊고자 그들이 일으킨 혁명의 물결은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유럽 지식인들의 뇌리를 강타하기 시작한다. 2년 전 프랑스 백인들의 혁명을 옹호했던 계몽주의 지식인들은 이 흑인들의 혁명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주장하는 수많은 현대 사상가들에게 흑인들의 노예해방 선언은 무엇이었을까?
주지하다시피, 많은 이들이 19세기의 서막을 연 혁명으로 프랑스혁명을 기억하지만, 그 기억 속에 동시대 사건인 아이티혁명은 포함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에 조종을 울리며 아이티혁명의 기억을 라틴아메리카 식민화의 문제에 연결시켜 서구중심적 기억의 관리 메커니즘을 분석한 책이 출간되었다. 그린비출판사에서는 ‘트랜스라틴 총서’의 일곱번째 책으로 미셸-롤프 트루요(Michel-Rolph Trouillot)의 ?과거 침묵시키기: 권력과 역사의 생산?(Silencing the Pas: Power and the Production of History)을 출간했다. 아이티 태생의 인류학자가 직접 저술한 이 책은 아이티혁명에 대한 기억과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에 대한 서구권의 기념행사를 분석하면서 비서구 문명의 역사가 어떻게 침묵당해 왔는지를 날카롭게 보여 준다.
저자 트루요가 이를 위해 주목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차원이다. 첫째는, 아이티혁명 과정에서 학살당한 혁명 영웅 장-밥티스트 상수시(Jean-Baptiste Sans Souci)가 어떻게 민중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는지, 둘째는 서구의 계몽주의 지식인들은 왜 아이티혁명을 흑인들의 주체적 역량에 의한 혁명으로 인식하지 않았는지, 셋째는 이러한 서구인들의 모호한 태도가 19세기부터 신비화되기 시작한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의 서사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트루요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식민 지배가 근본적으로 피식민자들의 과거를 침묵시키면서 진행된다는 것을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쟁점을 통해 보여 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000년대를 전후로 인문학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시작한 ‘문화적 기억’의 주제가 그동안 독일, 일본, 프랑스 등의 주류 문화에 대한 분석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억’의 문제를 ‘라틴아메리카 탈식민화’의 문제와 결합시키며 구체적인 역사적 쟁점을 제기한 이 책의 출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라 할 만하다. 침묵당한 과거를 추적하는 이 책은 마치 추리소설과도 같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치열한 역사의 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곳에 오늘날 우리에게로 끊임없이 되돌아오는 ‘탈식민화’의 주제가 있다.
아이티의 식민화를 상징하는 두 가지 이름: 상수시와 콜럼버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 트루요는 1장에서 일반적인 이론적 논의 및 그와 관련된 역사적 쟁점들을 살핀 후, 2장부터 아이티혁명과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 기념행사에 대한 분석을 전개한다. 분석은 트루요가 아이티의 밀로(Milot)시에 있는 상수시 궁전을 방문하여, 그 궁전과 동일한 이름을 갖는 아이티혁명의 영웅 장-밥티스트 상수시에 대해 회고하면서 시작된다.
아이티혁명과 침묵의 공식들
“세계관은 사실을 이긴다. 즉 백인들의 주도권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른 대안은 여전히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의 영역에 존재하고 있다.”(본문 115쪽)
아이티공화국의 왕이었고, (노예들을 통해) ‘상수시’라는 웅장한 궁전을 건설한 앙리 크리스토프(Henri Christophe). 그는 초기 아이티혁명 당시 혁명군의 지도자였지만, 프랑스군의 진압이 가혹해지자 프랑스군과 손을 잡기도 한다. 그러한 그가 혁명이 절정에 이를 때 혁명군으로 돌아와 혁명 영웅이었던 장-밥티스트 상수시를 죽이고, 다시 수많은 노예들을 강제노역시켰다고 해보자. 그리고 그 노역을 통해 자신이 죽인 인간 상수시와 동일한 이름을 가진 궁전을 지으며 반란군의 지도자였던 상수시를 자신의 통제권 속으로 끌어들였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이때 그를 아이티혁명의 영웅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비슷한 질문이 다시 프랑스의 계몽사상가들에게도 견주어진다. 인권의 개념을 제시하며 프랑스혁명을 옹호했던 계몽사상가들이 흑인들의 노예해방 선언을 인정할 수 없었다면, 그들의 인권 선언이 주장하는 그 ‘인권’이란 무엇인가?
트루요에게 이 두 가지 질문은 궁극적으로 동일한 사고틀의 연장선상에 있다. 앙리 크리스토프는 흑인이었지만, 그의 상수시 살해와 노예노동의 착취는 흑인들의 급진적 저항을 억누르고자 하는 프랑스인들의 욕망과 맞물려 있는 것이었다. 흑인들의 혁명적 주체성을 믿을 수 없었던 프랑스 백인들에게 있어서 아이티혁명은 흑인들의 주체적 역량에 의한 프랑스인들의 패배가 아니라, 기후변화와 대규모 전염병의 확산에 따른 부수적 효과였을 뿐이었다. 흑인들의 혁명적 역량에 대한 이러한 반응들을 트루요는 크게 두 가지의 공식으로 정리해 설명한다.
그 첫째는 ‘삭제의 공식’이다. 서구 식민주의자들은 아이티혁명에서 흑인들의 저항이 급진화되었던 기억들을 역사 속에서 지우고, 흑인들의 주체성을 끊임없이 백인들의 통제권하에 두고자 한다. 둘째 공식은 ‘평범화의 공식’이다. 이 공식은 “혁명적인 내용에서 수많은 개별 사건들을 비워 내 버림으로써 전체적인 일련의 사실들이 전 방향에서 침식당하고 하잘것없는 평범한 것이 되어 버리”(180쪽)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티에서 혁명이 일어난 것은 하나의 ‘사실’이 되었지만, 그 ‘사실’ 속에서 백인들의 지배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흑인들의 주체성은 소실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왜 백인들은 흑인들의 주체성을 인정할 수 없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트루요는 라틴아메리카의 식민화를 낳은 근원적 사건으로 돌아간다.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 기념행사와 미 대륙의 (재)식민화
“콜럼버스는 이와 같이 이민자들을 시민으로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콜럼버스는 이민자들에게 천주교도로서의 헌신과 시민적인 덕목을 가진 인물로서 하나의 대중적인 사례가 되었고, 따라서 천주교도들이 미국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로마에 대한 충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상투적인 이야기에 대해서 하나의 강력한 응답이 되었던 것이다.”(231~232쪽)
추리소설과도 같이 과거의 흔적들을 밟아 나가는 트루요의 흥미로운 논지 전개는 아이티혁명의 재조명을 위해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의 문제로 돌아간다. 1492년 10월 12일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알려진 콜럼버스. 그러나 정작 콜럼버스의 바하마 착륙이 정확히 어느 일자에 이루어졌는지를 정확히 알려 주는 기록은 전무하다. 문제는 18세기 후반에 나타난다. 18세기 이전까지 유럽과 북미에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그다지 거대한 사건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에 대한 공식적인 기념행사는 1792년 10월 12일 뉴욕에서 ‘콜럼버스 기사단’(Columbian Order) 혹은 ‘태머니회’(Tammany Society)라는 이름의 집단에 의해 최초로 거행된다. 그리고 그 기념행사는 1세기가 지나 미국과 스페인 등에서 거대한 국경일로 제정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로 이르는 과정에서 왜 콜럼버스의 존재가 부각된 것이었을까? 트루요가 여기에서 발견하는 사실은 근대 서구사회를 동요케 한 ‘대중’(public) 집단의 등장이었다. 대중은 쉽게 통제될 수 없었고, 어떠한 규정에도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존재였다. 따라서 “이러한 대중이 실제적으로 존재하다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정부 관리들과 사업가들 그리고 지식인들은 계급 정체성을 가로지르는 계획적인 전통생산에 동참하였고 국가체제”(233쪽)를 강화하고자 하였다. 대중을 통제하고자 하는 욕망은 스페인과 미국의 지식인들과 정부관료들을 자극했고, 이러한 욕망은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통일된 국가정체성을 확립시킬 원천으로 콜럼버스의 이름을 찾게 만든다.
1892년 10월 12일은 400주년 기념행사로 스페인과 미국인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고, 이 거대한 기념의식은 1992년에 500주년 기념행사를 낳으며 그들의 제국적 국가공동체 의식을 양산하게 된다. 이 공동체 의식의 확산은 동시에 라틴아메리카 비(非)백인들의 삶과 자신들의 문명을 분리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반영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이렇듯 트루요는 1492년 10월 12일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일이 아니라, 19세기를 전후로 하여 발명된 날이고, 이것이 라틴아메리카 흑인들과 서구 백인들의 삶을 보다 명확하게 구별 짓는 과정을 양산했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 흑인노예들의 삶은 제국의 시민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침묵되어야 할 무엇으로 간주되었다. 과거를 발명한다는 것은 동시에 과거를 침묵시키는 것이었고, 이를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재)식민화를 위한 서구백인중심주의적 역사가 형성되는 것이다.
새로운 역사 서술을 통해 탈식민화의 과제를 말하다
역동적인 논리와 문체로 과거의 흔적을 찾아가는 트루요의 작업은 역사의 저 심연 속에 억압되었던 이들의 목소리로 우리를 안내하는 듯 흥미롭고 긴장감이 있게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트루요가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침묵된 역사의 흔적을 되살리기 위한 새로운 역사서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라틴아메리카라는 변방에서 오랜 세월 노예신분에 속박되었던 흑인들의 목소리는 어떤 것이었을까? 그의 물음은 아이티혁명에 대한 서구인들의 ‘당혹감’과 서구인들의 폭력에 대한 아이티 흑인들의 분노를 가로지르며 우리에게 서구 백인들의 의식이 갖는 식민주의적 폭력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이 책의 논지가 오늘날 한국 인문학자들의 역사 재구성 작업에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할 것이다. 기억의 재구성을 위해 잊혀진 기억의 흔적을 찾는 데에는 많은 난점이 도사리고 있다. 이 책이 갖는 결정적인 탁월함 중 하나는 저자가 거의 쓰여지지도 않고, 이미 오랜 과거가 되어 구술증언의 형태로도 보존되지 않는 과거를 추적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탈식민적 역사관에 기반한 저자의 사유는 자료와 자료 간의 미세한 문맥을 읽어내는 치밀한 독해에 힘입어 역사서술의 새로운 모델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오히려 나는 어떻게 콜럼버스라는 인물에 대해서 이루어진 진의가 의심스러운 합의가 실제적으로 갈등의 역사를 감추고 있는가를 보여 주고자 한다. 이러한 나의 방법론적인 연습은 콜럼버스의 발견에 대해서 서로 경쟁적으로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노력들에 관한 서사를 분석하면서 그 정점을 이루게 된다. 침묵들은 종전의 해석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간극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_ 69쪽
짧게 말하자면, 사료들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생산자 선택, 증거 선택, 주제 선택, 과정 선택 등과 같은 수많은 선택 작용들이 일어난다. 사료를 만드는 일은 좋게 말해 보았자 차별적인 등급을 매기는 일이고, 나쁘게 말하면 어떤 생산자들, 어떤 증거, 어떤 주제들, 어떤 과정들을 제외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은 이러한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개입하기도 하고 혹은 은밀하게 개입하기도 한다. 장-밥티스트 상수시에 대해서 침묵이 이루어졌던 것은 어떤 서사가가 의식적으로 그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신들이 살았던 시기에 받아들여졌던 역사생산의 규칙들을 따랐기 때문이다. _ 106쪽
생각할 수 없는 것이란, 가능한 대안들의 범주 내에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고, 질문들이 표현되고 있는 용어에 도전을 하기 때문에 모든 대답들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아이티혁명은 그 당시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이티혁명은, 미 대륙에서의 인종, 식민주의, 노예제 등을 찬성했던 사람들이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이거나 그러한 쟁점들을 검토해 왔던 바로 그 체제에 도전을 했던 것이다. _ 157쪽
콜럼버스에 대한 관심은 1800년대에 늘어났다. 유럽과 미 대륙에서 출간된 콜럼버스에 대한 간략한 전기물들의 수는 1830년대 이후로 크게 증가했다. 1880년대에는 400주년 기념에 대한 다양한 제안들 역시 늘어났다. 카노바스는 이와 같이 콜럼버스에 대하여 높아져 가는 관심을 하나의 화려한 쇼로 바꾸어 놓았다. 다시 말해서, 콜럼버스에 대한 관심을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성전(聖戰)으로, 경제적인 사업으로, 그리고 스페인과 세계가 소비하는 순전히 화려한 흥행을 위한 하나의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기념은 이 정치가이면서 역사가인 카노바스를 비롯하여 학자들과 행정관리들로 구성된 콜럼버스 400주년 기념행사를 맡은 일당들이 스페인을 주인공으로 해서 ‘발견’의 서사를 쓰는 데 있어 하나의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 아주 철저한 편년사가의 말을 빌리자면, 스페인의 400주년 기념행사는 스페인 “재건의 정점”이었다. _ 234~235쪽
첫댓글 미셸 롤프 트루요 지음 / 역자 김명혜 옮김 / 출판사 그린비 | 2011.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