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4. 나무날(목요일)
[Spring Roll에 담은 고마운 마음]
낮 공부로 5, 6학년 어린이들과 특별한 Cooking Class를 했다. 재료를 채비해주신 부모님들 덕분이다. 다음주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Phuong 선생님을 위해서 어린이들은 함께 Spring Roll을 만들었다. 지난 3개월의 추억을 떠올리고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스피링롤은 퓌엉선생님이 영어수업에서 소개한 적 있는 베트남 음식 월남쌈이다.
Phuong 선생님과의 만남은 우연처럼 찾아온 귀한 인연이다. 지난해 안식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의 민주학교와 대안학교를 찾아다니며 교육 기행을 하던 중 태국과 인도네시아 IDEC에서 만난 인연이 맑은샘까지 이어졌다. 교육을 통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국경을 넘어 이어졌고, 그 인연 덕분에 Phuong 선생님은 자원교사로 맑은샘학교를 찾게 되었다. 맑은샘에 모시면 자연스레 우리 어린이들과 교육공동체 식구들에게 다른 나라 문화를 만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 소박한 마음으로 제안했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하지만 함께 먹고, 배우고, 웃고, 살아낸 시간은 숫자보다 훨씬 깊다. Phuong 선생님은 자원교사로 맑은샘학교에 와서 어린이들과 교육공동체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었다. 수요일과 금요일에 열렸던 English Cafe는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공부 과목이 아니라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언어로 느끼게 해주었다. 영어 수업에서는 서툰 표현도 기다려주고 격려해주었고,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동기를 키워갔다.
봄 자연속학교와 박물관 나들이, 학교살이, 모내기, 계절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시간까지. Phuong 선생님은 수업 시간뿐 아니라 학교의 일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교사였다. 아이들과 함께 걷고, 일하고, 놀고, 웃으며 맑은샘의 한 식구가 되어주었다. 특히 베트남에서 온 손님이 아니라 베트남 문화를 전해주는 친구이자 선생님으로서 어린이들의 세계를 넓혀주었다. 어린이들은 베트남의 음식과 언어, 생활과 문화를 배우며 세상이 생각보다 더 가깝고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어도 함께 웃고 배우며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Phuong 선생님이 남긴 가장 큰 선물은 친절함이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서툰 영어에도 미소로 답해주고, 늘 따뜻한 태도로 곁에 있어 주었다. 그 덕분에 학교에는 조금 더 밝고 즐거운 기운이 흐를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한 사람의 여행이 또 다른 만남을 만들고, 한 번의 만남이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었다. 안식년 동안 맺은 인연이 맑은샘 어린이들에게 닿았고, 그 인연은 어린이들의 삶 속에서 새로운 추억과 배움으로 자라났다.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관계 속에서 피어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일만이 아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살아보는 경험 자체가 교육이다. 그런 의미에서 Phuong 선생님과의 만남은 어린이들에게 살아있는 세계시민교육이었고, 우정과 환대, 배려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다음 주면 Phuong 선생님은 베트남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함께 만든 Spring Roll의 맛처럼, 함께 나눈 웃음과 추억은 오래도록 어린이들의 마음에 남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Phuong 선생님.
맑은샘에 머무는 동안 보여주신 따뜻함과 친절함, 그리고 함께 살아준 시간들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미래의 어느 날 다시 만나더라도 우리는 맑은샘에서의 봄날과 Spring Roll의 맛을 떠올리며 반갑게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