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고등학생인 아들이 연애를 합니다.
첫째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인데, 최근에 점점 갈등 상황이 심각해 져서 상담 요청 드립니다. 아이는 어릴 때 부터 학업 성적은 우수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잘 자라서 성격도 무난하고 교우관계도 좋았습니다.
부모에겐 걱정거리가 없는 모범적인 아이였는데, 작년에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부모와의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는 그렇게 심각한 사이는 아니였고, 가끔씩 주말에 만나서 영화를 보거나 둘이서 공원에서 얘기를 하거나 하는 정도였습니다.
부모에게 솔직하게 이성 관계를 얘기하고, 학업에도 크게 피해가 가지 않아서 이성 교제에 대해서 특별하게 간섭을 하지 않았고, 특히, 자기 주도 학습이 뛰어나서 금년에는 외고에 입학해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매주 토요일에 나와서 짬을 내어 여자친구를 만나고, 일요일 저녁에 다시 기숙사에 들어가는 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꿋꿋하게 이겨 내는 모습이 대견하였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스트레스를 주말에 여자친구를 만나서 풀게 되면서,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는 여자친구와 만나는 시간이 길어졌고, 부모입장에서 주의를 주면 짜증스런 반응을 보이고, 전에 없던 예의 없는 언어와 행동을 보였습니다. 대화를 많이 시도하면서 주말에 자유롭게 여자친구와 시간을 가지려는 아이와 이를 제지하려는 저와의 갈등이 심해졌습니다.
특히, 최근 몇 개월 전에 있었던 일인데, 주말에 여자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의 목에 이상한 자국이 있어서 아이를 추궁했더니 여자친구와의 키스마크란 얘기를 듣고 저희는 충격에 빠졌고, 두 사람이 자주 노래방을 가거나, 여자친구의 집(여자친구 부모님이 장사를 해서 자주 집을 비움)에 간혹 갔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신체 접촉이 상당 부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저와 집사람은 아이에게 더 간섭이 심해졌고, 이성 교제 자체를 부정적으로 얘기하면서 주말에 만남을 지속하려는 애와의 언쟁이 나날이 심해졌고, 애는 심하게 짜증을 내면서 부모에게 해선 안되는 말까지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집에 들어 오기 싫다",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가장 큰 스트레스는 엄마 아빠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제발 나를 못살게 하지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 나가야 할지 문의를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딸아이가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신체접촉이 상당히 있었던걸 아셨을 때 부모로서 얼마나 속상하고 불안하셨을지 또 얼마나 애가 타셨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먼저 부모님과의 관계나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명확한 해결답안이 되지 못할 수도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부모이기에 아들의 이성교제가 불안해서 자꾸 못만 나게 하고 말리다 보니 갈등만 심각해지는 상황이 되었네요. 지금 상황에서 말리려고 애쓰는 것이 도리어 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경험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우선은 아이가 외고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고에 들어가 보니 잘하는 아이들만 있어서 예전처럼 성적이 우수하지 않을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스트레스 해소를 보다 건강한 방법보다는 회피하는 방식으로 성적 접촉을 통해 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다시는 집에 들어 오기 싫다" " 나한테 해 준게 도대체 뭐야?"라고 말한걸 보면 이러한 스트레스를 집에서 격려나 대화로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자녀의 이성교제를 무조건 말리기 보다는 먼저 가족간의 따뜻한 시간과 대화의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겠습니다. 아들이 힘든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이 마음을 가정에서, 건강한 방법으로 풀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얘기좀 하자"라고 말하기 보다는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지 예약하고 함께 식사하면서 다른 이야기들로 마음을 풀 수 있는 기회들을 자주 가지는게 좋겠습니다.
이 때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먼저 아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이성교제 이야기 말고 학교 이야기, 친구 이야기, 따님의 관심사들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는 마음이 열려야 대화를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머니가 우울증으로 2~3년간 치료를 받아왔다고 하셨는데, 이 기간동안 아이가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지 못하고 어려운 공부를 혼자서 해내면서 힘들었던 마음이 많았을 것입니다. 혼자서 외로움을 극복하며 자신의 일을 감당했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인정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들도 우울한 엄마가 걱정되고 자신도 우울했을텐데도 자기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했던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고마워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나서 점차적으로 인격적으로 호소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빠가 얼마나 걱정이 되는지, 불안한지, 아빠의 고통이 크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인격적으로 호소하기 전에 신뢰의 관계를 먼저 쌓는게 중요하다는 것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지지와 격려의 분위기가 먼저 만들어져야 자녀의 마음이 열리고 어떤 어려움에 대해서 함께 대화를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판단됩니다. 딸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이야기하시면 분명 잘 전달되고 딸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나서 이야기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상담을 통해서 내면의 어려움과 우울함, 두려움 등을 이야기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자녀의 건전한 이성교제를 위해 이렇게 해주세요!
첫 번째,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자녀와 멀어지는 지름길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자녀가 이성교제를 하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귀엽네'하고 태연하게 반응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만약 부모님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자신의 이성교제를 반대한다면 아이는 '역시 부모님은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라고 판단하고 부모님에게 숨기는 비밀 연애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쉽사리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게 됩니다. 인터넷이나 미디어, 또래 친구들과의 대화만으로 연애나 이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다 보면 왜곡된 이성관을 가지게 될 확률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솔직한 대화를 통해 긍정적인 이성 교제를 하도록 이끌어주자.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이성교제에 대해 언제든지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가족 문화를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이성교제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면 경청해주고 고맙다는 말도 잊지 마세요.
이성교제를 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올바른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또 사회성을 기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 걱정은 잠깐 내려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자녀와 소통해주세요.
걱정되는 부분들은 솔직하게 터놓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올바른 이성교제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 됩니다. 학업에 방해가 되는 것이 걱정된다면 '주말이나 특정 시간을 정해두고 약속잡기, 그날의 공부량을 채우고 만나기'와 같은 규칙을 미리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교제하는 친구가 괜찮은 아이인지 궁금하다면 만나는 친구에 대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나아가 그 친구의 다양한 면에 대해 대화하면서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방향을 찾아 나가도록 도와주면 아이 또한 더욱 편안하게 부모와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 자녀가 건강한 성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
유엔아동권리협약 30주년(2019년 11월 20일)을 맞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성교제를 할 때의 스킨십에 대해 부모들의 79.1%가 반대한 반면, 자녀들은 61.1%가 '괜찮다'는 응답을 보였습니다.
이것은 부모가 통제하고 간섭하는 것은 부작용만 키울 뿐 스킨십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건강한 성의식을 가지고 나름의 원칙에 따라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당당한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또한 성에 대한 욕구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고, 성과 사랑이 같지 않다는 것을 자녀가 인식할 수 있도록 평소 가정에서 성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더불어 스킨십이나 성관계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네 번째, 부모는 자녀의 거울
자녀의 건강한 이성교제를 위한, 부모의 역할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사랑에 대해 배우는 과정에 있는 아이들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세요. 아이들은 그러한 부모님을 보며 자연스럽게 올바른 이성교제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세우게 될 것입니다.
걱정과 불안은 잠시 내려놓고 자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소통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이성교제라는, 자연스러운 인생의 한 과정 안에서 보다 행복하고 자기 존중감이 높은 사람으로 성장한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및 참조)
1) “[학부모를 위한 교육 Q&S] 자녀의 이성교제,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매일신문, 채정민, 2020.05.18. http://news.imaeil.com/Education/2020051216133788250
사진출처) Pixapay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한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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