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눈팅만 하는 무연고 축구팬입니다.
나이도 좀 됩니다.
연고이전도 그렇고,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고, 뜬금없는 헛소리 좀 한 번 하고 싶네요.
여러분은 축구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이야기부터 하자면 잘 모르겠습니다.
뜬금없는 현대사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북한의 미치광이가 핵으로 지랄을 해도
그럼 다 죽이겠다고 미국이 협박을 해도
당사자인 우리는 말만 떠들 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의 입김이 더 세죠.
저희는 민주주의를 성취했고, 많은 희생을 치루었습니다.
오히려 가장 순수한 의미의 원론적인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가 저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말, 저 말 다 하죠.
축구도 마찬가지죠. 대부분 풀뿌리 민주주의처럼 개인의 자생적인 의지가 발현되어
뭔가를 이루어내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혹시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가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까?
저는 그런 면을 많이 봅니다.
완성된 모습의 어떤 리그, 예를 들면 유럽처럼 어떠해야 하고, 선수들은 어떻고, 유소년 시스템은 어떻고
자연스럽게 축구를 하고 즐기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이루어진 모습이 이 땅에 재현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까?
혹시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타인에 의해 완성된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서)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닙니까?
대한민국 축구의 시작부터 잘못되었다고 하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내 것이 아닙니까?
아니라고 주장하면 할 말 없지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선택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강대국과 그것과 대칭을 이루는 소련의 힘에 저항하기 위해서 이식된 것입니다.
이만큼이나 자본주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힘의 균형에 기인한 바 큽니다.
대표적인 자본주의 성장국가로서 대한민국은 서구와 미국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도 아닙니까?
복잡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대한민국 축구가 순수하고 자발적인 의지로 시민의 힘에 일어난 적이 있나요?
이런 말 하면 서운하시겠지만 삼성, 아니 수원구단의 경영진도 이런 식으로 그랑블루가 만개하리라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대한민국 어느 팀 하나, 자본과 정치적 의도에서 벗어난, 순수한 축구팀은
없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죠. 적당히 먹여주고,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면서 관리하려던, 태평양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역이
진짜 민주주의 한다고 자기 말 안 들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지금의 K리그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최고 주력상품은 자본주의의 전파입니다. 강한자가 약한자를 먹는 것.
결코 자동차나 미사일이 아닙니다. 일본이 아무리 좋은 물건 만들어도 달러화와 주식으로 먹고서
이익만 거두면 그만입니다.
축구팀을 소유한 구단, 그 상위의 소유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자본주의의 최정점에서 단맛을 느끼고, 현상을 유지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인천이나 몇몇 팀들이 새로운 개념으로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익에 손해가 가지 않는 한 자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랑블루같은 모임도 마찬가지지요. 그들의 이익에 손해가 가지 않으면 알아서 수원, 삼성 광고가 되는데 별 말 없죠.
광주와 서울의 문제를 보면, 정말 대한민국 사람 부려먹기 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두를 던져주면 알아서 들들 볶으면서 핵분열을 일으킵니다.
연고이전의 심각한 문제를 아는 사람, 몰라도 축구가 좋은 사람, 단지 서울이라는 자신의 고장을
사랑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오직 축구(자신이 생각하는 축구와 축구팬이 된다는 느낌을 즐기고 싶은 사람)를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들도 순수한 의미의 서포터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요.
그러면 서울의 구단이나 소유주와는 상관없이 뭔가 다른 에너지를 리그에 불어넣을 수도 있겠죠.
이런 말조차 용납할 수 없는 분들이 있겠지만.
하지만 사람들은 단순하지요.
적을 규정해야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이니까요.
적이 더러우면 더러울수록 자신의 존재가치가 돋보인다는 이상한 논리가 팽배합니다.
바로 강대국이 대한민국을 이꼴로 만든 요령 좋은 수단이죠.
애초에 대한민국의 축구팀, 초기의 프로리그에 시작된 팀 중에서
여러분의 머릿속 축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시작된 팀은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적대시하는 세력은 아무리 떠들어도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추상적 존재입니다.
돈은 이름도 없고, 얼굴도 없습니다.
그랑블루가 삼성의 계획에 관계없이 자신만의 존재를 획득했듯이,
강대국의 희망과 달리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자본을 획득했듯이,
축구팬이라면, 자신의 팀을 사랑할 권리가 있습니다.
도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겁니까?
문제는 누군가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체가 없습니다.
반으로 쪼개진 나라가 다시 일부 정치인의 목적에 의해서
생전 없던 지역감정이 생기고,
순수함와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타집단을 욕하는 이기주의로 바뀌고.
상대방이 더럽기 때문에 내가 더 순수하다는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 많은 듯싶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곳에 있는 수많은 리그팬들과 달리, 뭔가 다른 방식으로 여러 희생을 거치면서
저희만의 리그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팬이 아닙니다.
단지 어린 시절 운동부에 운동장을 빼앗기고
수업에 축구공을 빼앗기고
군대에서는 완전군장이 무서워서 거품 물도록 공을 쫓아 뛰던
안티축구팬입니다.
그래서 축구를 좋아합니다. 내게서 빼앗아간 운동장을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서 뛰는
모습에 희열을 느끼곤 합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축구팬이 되려던 서울의 몰지각한(?) 사람들을
내쫗는 요즘의 현실이 안타까워서 몇 자 적습니다.
연고이전 잘못된 거고, 몇몇 서포터들이 벌인 몰지각한 각각의 행동들 모두 잘못된 겁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상대방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리그 자체를 진흙탕으로 만드는 모습들에 환멸을 느낍니다.
그냥 헛소리지만 태클 거실려면 많이 거세요.
EX) 그런데 당신의 축구는 도대체 뭡니까? 유럽의 클럽과 같은 그런 것입니까? 혹시 흉내내기는 아닙니까?
첫댓글 짝짝짝! 옳소!! 속이 다 후련해지는 글입니다.
속이 후련한 것이 아니라 가슴이 답답해지는 글이지요. 모두가 진실을 외면하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는 카인의 후예입니다. 이런 말 써서... 죄송. ㅜㅜㅜ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를 평화롭게 한것은 맞지만.. 너무나 빨리해서 빈틈이 너무나 많이 보이죠..부정부패도많고..한국축구도 그런 비슷한 이유라고 보는데. 아픔이 없이 성장할수없습니다. 어느 한곳에서 분명아파야되는데 우리는 지금 그 아픔을 당하고있다고봅니다.연고이전이나 다른사건은 그아픔중에 하나라고봅니다. 전 지금 확실하게 아픔을 당하고 정신차려서 예방하고 대비하는 하는것이 한국축구를 위한 방향이라고 봅니다.
그 대상이나 방법이나 이유나 모든게 틀려도요? 정말 이런식이 한국축구를 위한 방향일까요? 오늘같은 폭력이 정당화 될수 있습니까? 저는 일부의 잘못된 선동으로 잘못된 방법으로 연고이전문제가 다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식으로는 어떤식으로도 발전할수 없어요 퇴보만 존재할뿐입니다. 발전을 바란다면 이런식으로는 절대 아니죠.
나쁜짓을 하는 마음이 착하게 나빠질수없습니다. 위에 저의 말은 빠른 발전을 위해서라면 분명 이런 일이 일어날수밖에 없다는것입니다. 우린 이런아픔을 이미당했고 이걸토대로 하나씩 바꾸어 가면 된다는 발언이였습니다. 우린 이미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걸토대로 더욱더 규율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된다고봅니다. 그리고 Mizumori님이 그런식의 아픔으로 한국축구가 정신차리고 발전된다고 물어보시는데 전 된다고봅니다. 하지만 된다는 이유는 우리가 그걸 어떻게 대비하고 어떤식으로 막을수있는것인지 이런행동이 전 발전이라고 보는것입니다
글 썼다가 너무 감정적인거 같아서..(오늘 일 보면서 좀 격해졌습니다.) 지웠습니다만...이런식의 아픔...연고팀이전팬이라는 이유로 할아버지에게 협박하고 여고생 머리채 휘어잡고..하는 식으로 정말 한국 축구가 발전 한다구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에게 욕설을 퍼붓고 여고생 머리채나 휘어잡는 인간들이 과연 연고이전에 반대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하신다고 보십니까? 아니죠 그들은 폭력을 휘두를 대상과 변명거리가 필요한것 뿐 입니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종류의 더러운 행위는 연고이전뿐만이 아닌겁니다!!! 잘못된 대상을 향한 이런식의 폭력도 일어나지 말아야할 더러운 행동이라구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발생하는 위협적인 행위는 즉각즉각 조치를 취해야될듯 싶네요.
진흙탕이라...글을 조금 애매하게 쓰셨네요. 어디까지를 진흙탕으로 규정해야 하는건지 조금 헷갈립니다. 수원의 방화사건과 서울의 광주걸개사건이 일부 몰지각한 개인에게서 비롯되었을뿐 대다수의 팬들이 몰지각한 것이 아니듯이 그 사건들을 언급하는 분들도 님이 말씀하신 그런 이유만으로 비판하지는 않으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대다수의 축게분들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옳다고 말씀하셨겠지요. 과도해선 안되겠지만 잘못된 일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님과 저의 시선이 다르다고 반드시 둘 중 한명이 잘못된 것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시선들 또한 발전해나가는 방법이 아닐까요.
원인 제공자는 아주 근본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이라는 말입니다. 진흙탕이라는 것은 지목해야할 대상이 순수한 팬을 향할 뿐이라는 의미죠. 술 먹고 주정부릴 수 있습니다. 욕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그런 추태를 부린 구체적인 원인은 아주 근본적인 거죠. 누구에게 돌을 던져야 아프고,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감정만 표현할 뿐이죠. 데모하면 사업주 대신에 전경이 몸빵하잖아요. 그런 광경 같아요. 전경이 도대체 무슨 죄입니까. 말이 좀 이상한가요? ㅋㅋ
밑에 글들을 쭉 읽어봤습니다. 님말씀대로 가슴답답한 일이군요. 제가 직접 격은 일이 아니기에 쓸 수 있는 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경이 죄가 있는건 아니죠. 하지만 예전에 어떤 책에서 그러더군요. 전투에서 대패해 많은 사람이 죽었을때 비록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해도 군인이 책임을 지는것은 지지않는것보다 옳은일이라고...이것도 이상한 비유네요;; 다신 이런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과 남한이 전쟁을 했습니다. 민간인까지 한 삼백만 죽었던가? 미국과 소련은 자국 영토의 손해 없이 이데올로기를 지키고 이익을 수호했습니다. 안전하게 계속 성장했죠. 팬들의 피해와 상관없이 자본주의는 이익이 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러면 순수한 축구는 점점 멀어지겠죠. 왜 순수한 축구팬이 전투를 해야 합니까? 저는 감정에 휘말려 구체적인 대상을 상실한 채 맹목적인 사람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인천이나 다른 시민구단을 보면 희망이 보입니다. 비록 성적이 안 좋아도 가능성을 보이면서 뭔가를 이루어내잖아요. 서울팬은 애초에 원죄와 자본주의 속성의 냉혈한 측면을 안고 가야 할 겁니다. 저는 그래서 절대 서울팬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울팬이 되기로 결실한 사람들까지 욕해서는 안 되겠죠. 모르든 알든 순수한 마음으로 상암에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테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팀을 응원한다고 해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이 전혀 없잖아요. 그럼 존중해줘야죠. 적당한 빈정거림이야 던질 수 있겠지만 그들이 힘을 얻으면 뭔가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