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는 이천이십사 년 팔월에서 시월, 그중에서 시월 이십팔일부터 삼십일일까지의 제주섬에서 있었던 사실적 스토리에 기반한 것이다)
<둘째 걸음ㆍ오봉 등정>
한림항>비양도>등대봉>새별오름>수월봉>당산봉>수월봉 낙조
원래 둘째 날, 백록담 오를 계획이었으나, 리더 희공의 주도면밀한 탐색 끝에 하루 연기한 터였다. 그래서 하루를 느긋하게 진행할 예정이었다. 아침은 인공ㆍ용공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을 끓여 내었지. 9시까지 한림항 도착 위해 8시쯤 하우스를 출발했지, 아마,
비양도 가는 뱃길, 수 천만년의 역사를 간직한 비양(제주 본토에서 날아갔다는), 드라마 봄날의 촬영지답게 인산인해를 이루었지, 배로 십분 남짓이지만, 차귀, 우도, 마라, 가파 중에서는 두 번째쯤 되지 않나 싶었지, 가족, 연인, 계모임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전국 각지에서 말이야, 깨끗하고 화창한 날씨인지라, 두터운 옷 벗어 내기 바빴지,
비양을 한 바퀴 도는데, 힘들어도 비양봉 등대 아니 갈 수 없지, 쉬엄쉬엄 오르는데, 사람들 참 많이도 오르네, 산 정상에 등대가 우두커니, 세상을 비추고, 다들 추억의 사진을 연출했지, 지금도 그 사진 보면서 불그레 웃곤 하지,
등대 내려와 본격 둘레길 투어했지, 제주야 검은 돌 천지인데, 이곳 비양이 더 그래 보였네. 타다만, 아니 다 태웠을, 화산돌이겠지, 코끼리바위, 호니테(애기 업은 돌), 화산석이 상설 전시되고, 조금 더 지나니, 펄렁 못이다. 바닷속의 바다, 용공이 몰을 떠먹고, 짜다고, 그때 그랬지, 시각이 열 한 시라 좀 어중간했지. 열두 시가 배 시간인데, 나가서 먹기도, 그렇고, 결국 인섬스토리로 향했지,
아마 보말죽으로 유명한 곳이었지, 막걸리가 생각나는 듯, 인공, 만공이 휘젓고, 반찬이 다들 깔끔했지. 텃밭에서 재배한 갓을 넣어 무친 뿔소라무침, 흠, 좋았지, 죽 한 그릇 툭 비우니 배 시간이야, 폐교한 비양초등이 애처롭고, 비양과 작별이 못내 아쉬운 듯했지, 다들 피곤한지 그 짧은 시간, 배안에서 다들 눈 붙었지.
두 번째 일정 지는 새별오름, 제주에서는 유명한 곳이지, 매년 들불축제가 열리는, 억새로 유명한, 1300 그곳 도착해 그린 리조트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있었지, 그런데 말이지, 다들 오름 아니 오르고 죽치고 놀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호공이 뜬금없이 새별오름 오르는 게 아닌가, 산을 제일 못 타는 이가 앞장서니 다들 아니 나설 수 없었겠지,
뒤따라 오르면서 천하제일경 억새의 품격에 다들 취해버렸지, 황매 억새가 장군이라면, 새별 억새는 신부와 같이 새초롬했었지, 태양을 머금고, 지평선 끝까지 달려가는 저 모습에 다들 감탄, 또 감탄했지, 호공에 이어 모두 정상에 도착하여 인증샷 남기고서 하산 길 접어들었지,
진공 현공은 카페로 차 가지러 부리나케 뛰어가고, 다들 주차장 왼쪽 코스로 내려갔지, 원래, 이쪽으로 올라오고, 올라온 쪽으로 내려가는데, 호공이 일을 저지르는 바람에, 저 멀리로 제주의 무덤이 보였네, 무덤은 좀 특이하다는 게 희공의 설명이었지, 직사각형이 아니라 오각형의 모습을 보인다고, 그 학식과 달변은 타고났었지, 지금도 그를 능가했다는 소식은 듣질 못하고 있으니,
새별 급경사의 내리막을 달려오니, 차는 벌써 와 있었고, 그때 오후 두 시 반이었지, 아마, 이제, 수월봉으로 바로 내달려 도착하니, 오후 세 시 칠 분, 여기서 당산봉까지 걸어가서 해안로를 걷자는 계획이었으나, 보행 길이 찻길이라 바로 차귀도 가는 선착장에 도착했지. 아뿔싸, 그런데, 길이 아니 나오고, 천하의 대석학에게도 오류는 있었지.
길을 헤매다가 가까스로 14 올레길 접어들어 당산봉으로 올라섰지. 진공과 현공은 선착장 주차한 차량을 가지러 떠나고, 나머지 일행은 인적 드문 당산봉, 그 전망대 위에서 천하를 호령했지, 아마 백록담보다 더 좋았을 게야, 차귀도와 그 먼바다와 구름 한라산과 한경면과 산방산과 고산평야가 360도 회전하며 모두의 아름다운 눈 속으로 꽉 박혀버렸지, 그래었지.
아쉬움을 뒤로하고 1640 당산봉 내려서 낙조 보러 1707 수월공 도착하였더라, 1745 낙조 시간이니 조금은 한갓지다. 누각에 기대앉아 저 바다의 주인공이 되어 갈 즘, 사람들, 몰려들고, 환호성이 지축을 뒤흔들었지, 참, 그때의 황홀경이란, 하늘과 바다가 벌겋게 물들어버린 대 사건 앞에 모두 입을 다물 수 없었지,
어느덧, 그림보다 떡이 더 중요한 시간인지라, 만공이 오후 내내 탐색의 노력을 다한 애월리 순메밀막국수집으로 이랏, 여차, 꽤나 먼 거리를 내달려 도착하니, 1851, 이미 어두웠고, 화려한 외식이 불타기 시작했지, 소주파와 막걸리파와 힘겨루기 시작되었고, 수육에 이어 물, 들기름, 비빔막국수 등장했지,
맛은, 예술이었던 같아,
막국수집 도착 전에 백록담서 먹을 빵이며, 주먹밥용 김가루를 사두었지, 그러고서 첫날과는 다른 코스였는지 하우스 진입로 방향이 달라져 있음에 어리둥절 하기도, 하여튼 대장정을 앞둔 날이라, 조용히, 아주 조용히, 저녁 아홉 시부터 꿈나라로 여행들을 떠났지, 오봉을 다니는데 18,000보를 걸었더군, 세상에 희망이 있다면, 꿈이 있다면, 용기가 있다면, 바로 이 순간이었을 게야, 그때가 많이 생각나는 밤이야, 그렇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