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건이라는 물건을 처음 구경해 본게 ‘89 년인가로 기억됩니다. 아들넘에게 선물로 펌프액션식의 MP5A3를 하나 사 준적이 있었습니다. 아들넘이 무척 좋아 했지요. 그 때에도 별로 싼 가격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14,000 원 ? ) 출신성분(?)이 대충 그지인 집안의 다섯 살 짜리 어린이에게는 다소 과분한 개인화기(?)를 선뜻 사 준 것은, 본능적인 새끼에의 복종(?)이외에 어릴 때의 기억이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결코 지금처럼 삭은 팍쉰보병이 아니라 솜털 뽀송뽀송한, 귀여운(?) 국딩/ 중딩였던 저는 놀라웁게도(!) 자작품인 여러 정의 개인/ 공용화기를 이미 확보해 놓고 있었습니다. ^^
각목을 적당히 덧대어 못을 박아 만든 CAR/ M16 과 LMG 가 그것 이었는 데, 카빈은 칼꽂이를 볼트와 함석으로 꽤 폼나게 구성하여 목제 대검을 착검할 수 있었고, 에무십육은 경사진 탄창 하단을 경사지게 자르고, 운반손잡이는 톱으로 자른 가는 각목으로 꽤 과장되게 표현하는 등, 무기제작에 심취(?)했었습니다. LMG 의 삼각대는 투박한 장방형의 목제 몸통에 삼발이 모양으로 대못을 박아 만들고 동그란 단면의 긴 막대기를 가공하여 부착한 총열집의 방열구는 먹물과 물감으로 그려서 표현했습니다. 대충, 반개(半個) 소총분대 이상의 보병화력요소였던 이 화기들은 절대로 고장이 난다거나 탄약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일이 없었던 궁극의 화기(?)였습니다. “투두두두두 ... ” 하며 입으로 급탄되는 무제한의 탄약은 물론, “으으윽 ~ !” 소리와 함께 비통한 표정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쓰러졌던 적병(?)도, 어쨌든 다시 부활하는 완벽한 휴머니즘적 요소까지 구비한 무기체계(?)였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궁극의 화기였던 저의 개인화기/ 공용화기들였지만, 그러나 치명적인 결함 또한 어쩔 수 없었으니.. 표적에 대하여 구체적인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으으윽 ~ !” 은 화기부터 표적까지를 포괄하여 연출(?)하는 일종의 고등시스템(?)이었을 뿐, 보다 저차원(?)의 표적에 대한 터무니 없는 적대감과 파괴의지를 가진 흉기(?)는 못 되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보완책(?)으로 실제의 발사가 가능한 무성무기(?)를 만들었습니다. Y 자형의 나뭇가지를 골라 잘라내어 잘 다듬은 다음, 불에 적당히 굽고 뻬빠(砂布)질을 하여 양끝의 상단에서 3 ~ 5 mm 아래 쪽에 홈을 파서, 옛날 애기들 기저귀용 노란 고무줄을 묶는데, 이 고무줄의 반대편 끝에는 오늘날의 1 회용 라이타 절반만한 크기의 짜투리 가죽 - 진짜 가죽 - 에 구멍을 뚫어 비끄러 맨 것입니다. 탄약(?)의 입수 또한, 다소 번거로운 일이었는데, 주로 동네 근처의 철로 인근에서 작고 동그란 돌을 수색(?)하여 확보하였습니다. 모양이 비교적 불균형 한 것들은 갈아서 돌출부위를 없애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런 고무줄 새총의 파괴력은 오늘날의 에어건/ 전동에어건을 몇십배(?) 쯤 상회하는 것으로서 중딩때는 급작사격(?)으로 약 10 m 전방에서 집 앞마당의 꽃밭속으로 침투(?)하던 적 특작부대원(?) 왕쥐의 머리통을 단 일격에 명중시켜 사살(?)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이원화하여 운용할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의 무기체계에 언제나 아쉬움과 결핍감을 어쩔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중딩이 되면서는 보다 위험한 화기(火器)의 제작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보통의 자전거 살을 발이 긴 ㄴ 자로 꺾어 노리쇠 + 격침으로, 자전거 타이어 공기 주입노즐을 약실로 한 파이프 총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격침의 추진력은 고무줄, 방아쇠 없이 엄지 손가락의 윗뼈가 시어를 해제하는 격발자의 역할이었습니다. 탄약의 장진은 꽤 복잡하고 공이 많이 드는 노동이었는데, 문방구/ 가게에서 파는 분홍/ 빨간색의 바탕종이에 리벳대가리를 오와 열 맞추어 배열한 것 같은 화약을 한번에 거의 2 ~ 3 장씩 일일이 손으로 까서, 양초부스러기와 함께 약실(파이프 내 공기주입 노즐) 안 쪽에 다져 넣었습니다. 고무줄의 장력을 거슬려서 ㄴ 자의 자전거 살을 뒤로 당겨 턱에 걸쳤다가 엄지 윗 부분을 위로 밀어올려 발사하면 자전거살은 약실 한 가운데의 장약(?)을 관통하며 발화하는데, 총구파이프의 전방 50 cm 정도에서 두꺼운 배춧잎을 관통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파이프 안에 탄자 돌멩이를 넣어 실험하려 했던 무모한 시도도 간혹 있었습니다.
중딩/ 고딩 때에는 다 사용한 볼펜의 깍지(껍질)양 끝에 종이를 단단히 이겨 넣고 한 쪽 뒤에서 하드바의 손잡이나 진짜 대나무로 만든 짱깨 젓가락을 밀어 눌러 발사하는 ‘에어건’도 있었습니다. 또는 젓가락 몇 개를 엮어 가느다란 고무줄을 튕겨 발사하는 기구도 있었는데, 어쨌든 어린 마음에 태권도/ 유도/ 권투/ 합기도 등의 격투기 기술에의 동경이상으로 뭔가를 발사하는 것에 대한 흥미는 저 뿐아니라 비슷한 또래들에게는 거의 일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대 차이 겠지만 - 간단히 ‘세대 차이’라고 하지만, 담임/ 훈육선생님 한테 뭔 일인가로 걸려 자막대기로 손바닥을, 혹은 뚜껑 씌운 도장으로 이마빡을.. ‘세 대’ 더 맞아 보쇼 ~ 그게 그렇게 간단한 건가 ... ^^ - 저희들 어릴 때는 많은 놀이도구/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썼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중상자도 간혹 있었고, 경상자는 너무도 흔했지만, 그래도 또 그런대로 위험을 무릅쓰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그런데도, 어쨌든 사격/ 급탄/ 운용이 실총과 비스무리 근처라도 가는 장난감이 있었으면 하고.. 바란 것이 저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위의 예시처럼 다원화한 여러 도구를 총동원 하지 않고도 간단히 열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장난감에의 삼투압이 말입니다. 16 년전, 아들 넘에게 ‘값비싼’ 총을 망설이지 않고 사 주었던 것은 그러한 애벌레 꼰대의 소년시절의 목마름에 대한 반사작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
무슨, 다 낡은 꼰대가 애들처럼 총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냐구요 ?
으흐흐흐 하하하하 !!!
만일 그렇게 물으시는 꼰대님들이 계시다면 저는 이렇게 답변드리겠습니다.
제발, 본인은 아닌 척 “ 뻥 ~ ! 치지 마시라고요. ” ^^
“100 % 누구나 다.. ” 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그리고, 실총이나 발사기능이 있는 유사 총포를 강력하고 엄격히 규제해야 하는 점은 300 % 찬성합니다만.. 나이를 불문하고, 병역 이행 여부에 상관없이, 과연 총기류에 흥미를 갖지 않는 모든 남자의 수효가, 전체남자 수효에 대비하여 과연 얼마나 될까요 ? ^^
어린 시절, 국딩/ 중딩/ 고딩이 읽다가 들킨 만화책 - 불량만화 아니고, 18 금 따위는 더더욱 아닌 - 을 압수(?)한 후, 몰래 읽으시며 혼자서 킥킥거리시던 학교의 선생님을 포함하는 어른들에 대한 추억이 과연 저 혼자만의 것일까요 ? ^^
지금은 많은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제가 어릴때만 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디코에서는 문제중년님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해설로 명쾌히 밝혀지는 군바리/ 무기 관련의 여러 가지 초현실적(?)인 가설/ 유언비어는 결코 희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30 년을 바라보는 저의 현역 시절만 하더라도 전투가늠자 설정 M16A1 의 25 m 표적지 2.4 cm 하단 착탄을 꿰어 맞추느라 야구투수의 마구(?)/ 슈우트/ 드롭 기교등등 오만가지 이론이 버젓이(!) 판쳤었으니까요. 심지어 존경하는 저의 배냇 교관 청룡 홍수병님조차 M16A1 은 “까스로 격발(?)” 된다고 알고 계시던 시절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남성이면 누구나 다녀오는 대한민국 국군은 그 장비/ 생활등에 대하여 경직된 보안의식의 부채질등으로 “돌아서면 잊어 버리는.., 간지러운 속삭임”이 아닌, 망각을 권유하는 풍토에 힘입은 선/ 후배간의 지식/ 노하우 공유 단절.. 로 인하여 역설적이게도, 또한 놀라웁게도 대다수의 ‘역전의 용사’들은 거의 ‘일자 무식’ - 저 자신이 예외라는 얘기는 결코 아닙니다. - 이었습니다. 그러한 현상은 총기에서조차 예외는 아니어서, 대한민국의 예비역은 자신이 일단 현역시에 다루던 화기는 눈 감고도 다룰 수 있을만큼 숙달되어 있는 반면, 본 적이 없는 여타의 화기에 대하여는 아예 입을 다물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기형적인 태도를 보여 줍니다. 규제된 사회의 전형적인 정보독점의 폐해겠죠.
연장된 맥락에서 바라 본다면, 에어건의 단속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행정당국의 ‘행정편의주의’의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저의 느낌입니다. 가장 극악파워를 상정하더라도 에어건/ 전동건의 에너지 총합은 3 J 을 초과하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 납탄을 사용하는 공기총의 경우, 가장 작은 경우라도 50 J 이상 이라더군요.- 들은 이야기입니다. 면허를 가졌든 아니든, 사용허가를 받은 상태든 아니든, 총기라는 건 일정부분 이상의 위험성을 가지는 것이고, 사용자 개개인 만이 최종적인 안전대책의 핵심이라는 생각입니다.
공기총도 아닌 BB 탄 사용 에어건의 경우, 안전수칙/ 보호장구 착용 규정 등.. 최소한의 조치만으로도 게임을 즐기는 해당 계층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게이머의 대다수가 에어건은 물론, 실총에 관한 안목 역시 총기에 관한한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합니다. 제작이나 개조는 또 다른, 기술/ 경험이 필요하며 관련되는 중요 관리항목은 당국의 엄격한 통제하에 놓여야만 하겠지만, 판별/ 사용/ 안전주의사항에 관하여는, 최소한의 규제만으로 에어건/ 활용게임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일을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규제완화/ 철회청원의 또 다른 입장은 ‘관련 산업보호’ 인줄로 압니다. 제가 감히 건방지게 한 말씀 드리자면, 에어건은 아직 그 ‘기본기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지금도 기술이 발전중인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에어건은 아직 실총과 유사한 기능을 온전히 구현 못하고 있을 뿐더러, 가격만 터무니 없이 비쌉니다. 다소 거친 게임에서의 사용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어느 정도 견고한 메탈릭(?)한 몸체/ 시어방식으로 동작하는 메카니즘/ 야전 분해결합, 청소, 수리 등의 사용자 친화성/ 노리쇠 멈치의 노리쇠 후퇴고정 동작등..을 갖추자면 비용은 더욱 터무니 없습니다. 그런데, 이 터무니 없는 비용증가를 피하고자 위의 기본적인(?) - 사실상 현실의 서바이벌 게임세계에서는 이상적인, 그리고 비용측면에서는 초 호화판(?)인 - 기능확보는 아예 제쳐 놓고 보더라도, 국내의 ‘눈 가리고 아웅’ 규정에 묶여, 게임용으로 사용할 정도의 성능확보를 위하여, 또는 그저 기본적인 외형만의 실총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더라도, 사실상의 원형복원(?)에 해당하는 사소한 손질(?)에도 적잖은 비용의 낭비와 불법(?)의 위험을 안아야만 하는 줄로 압니다.
이러한 모든 비용증분의 대부분은 해외의 업체가 독식하는 거고, 극히 일부만이 건스미스 등의 내국인에게 돌아갑니다. 게다가 보수유지상 소요되는 부품/ 액세서리등은 어떻습니까 ? 이 역시 많은 외화를 쌩으로 날려야 하며, 사용자/ 구매자는 비용은 물론 시간의 적잖은 낭비를 감수해야 합니다. ‘눈가리고 아웅’으로 인하여 막대한 외화/ 소비자의 비용/ 시간이 외국업체를 일방적으로 살찌우거나 그저 허공에 무산(霧散)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규제로 인하여, 국내의 선도적인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어야 하고 - 많은 국내업체가 규제/ 금지로 인하여 그동안 기술축적의 기회를 제약받았고 지금도 그러한 줄로 압니다. -, 일본/ 대만/ 홍콩의 관련업계는 경쟁자 없는 대한민국시장 - 지금도 자라나고 있고, 일정수준의 경기회복과 더불어 확고한 자리잡음이 예상되는 - 이라는 선물을 횡재(?)하는 거고.. 요즈음 잡지를 보니 외국에서는 ‘Training Weapon’ 이라는 개념이 이미 정립된 것 같더군요. 이것이 얼마나 까다로운 기술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총제작과는 뭔가 다른 노하우가 있는 것으로 막연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의 기술력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잡을 수 있다는 느낌입니다.
잘 만 길을 낸다면, CQB 관련 기자재 한 가지만 놓고 보더라도 전 세계의 무수한 특수부대/ 취미클럽 동호인들이라는 수요층을 공략할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규제는 커녕, 마땅히 활성화 하여 외화가득사업의 일환으로 키워야 할 분야 아니던가요 ? ‘90 전후하여 출발하였다면, K1/ K2/ K3 등에 사용하는 액세서리등을 개발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집적이나, 실총에도 구체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제품들의 개발/ 도입의 발판이 이미 형성되었으리라고 보입니다. 특히 액세서리 포함하는 부수기자재의 경우, 서바이벌 게임용 기자재 업체가 실총제작회사의 해당사업부문과 경쟁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보이며, 국방예산의 보다 효율적인 집행에도 일조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
에어건 관련 정책은 당국의 의지와 인식전환에 관한 문제일 뿐, 추측되는 당국자의 치안수요 급증에 대한 불안등은 대책수립의지의 결여, 혹은 과장된 기우가 아닐런지요 ?
첫댓글 확실히, 쓸데없는 데만 규제가 심한 건 사실이죠... 한 개 보병중대가 몇 명인지가 2급 비밀인 나라에서, 뭘 바라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