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한국 이천 화재참사..화마가 삼킨 '코리안 드림'

7일 한국 경기도 이천의 냉동공장 화재로 인한 사망자 40명 가운데 김용해(25) 씨 등 조선족 13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김씨는 석 달 전 한국인과 결혼한 사촌 누나의 초청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중국 청도에서 무역업을 하던 김씨는 사업이 잘 되지 않자 한국에서 돈을 벌어 다시 한번 사업을 크게 벌일 꿈을 키우고 있었다.  한국에 들어온 뒤 첫 한 달은 이곳저곳을 다니며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한국 내 중국인들과 취업 정보를 교환하던 중 냉동설비 회사인 유성에 취직했다.  그는 유성에서 스프링클러의 연결 파이프에 단열재를 시공하는 일을 했으며 하루 일당 6만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매형은 "처남이 입국 한 달이 지날 무렵 막걸리를 사들고 집에 찾아와 초청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할 정도로 선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일당을 차곡차곡 모아 사업에 재기할 꿈을 키워 왔다"고 말했다.  김씨의 어머니 역시 한국에서 1년 반 정도 일을 하다 건강이 나빠져 중국 대련에서 설을 쇠고 오겠다며 화재 발생 하루 전인 6일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유족들은 시신 조차 수습하지 못한 상태에서 김씨의 어머니가 쓰러질까봐 아들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김씨는 꿈꾸던 '코리안 드림'을 화마(火魔)에 송두리째 빼앗기고 싸늘한 주검으로 남게 됐다.  또 경찰은 김씨 외에 나머지 조선족 12명에 대해서도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유성 소속으로 화재 당시 냉동창고 지하 1층에서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일용직인데다 화재 당시 폭발과 함께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유성측은 이날 재난본부 조사 과정에서 작업자 명단을 수시로 바꾸는 등 현장에 투입된 인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화재 현장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가 더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성남 등지의 인력 시장을 통해 공사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시신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분석하더라도 대조군이 없어 신원 확인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흑룡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