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디웨이는 지난 18일 신임 인사차 방문한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중국 고급술 우량예(五穀液)를 대접했다.
당연히 마오타이주(茅台酒)가 나올 줄 알았던 우리 측 외교관들은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 표정을 보고 우 수석대표는 '한국인들이 마오타이보다는 우량예의 향을 더 좋아한다고 들었다'며
우량예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처럼 외교 만찬에서 빠지면 이상하다고 여길 정도로 마오타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국주이다.
마오쩌둥 등 혁명가들은 1949년 개국 연회에서 마오타이를 마셨다.
구이저우성 쭌이회의에서 소련파들을 물리치고 당권을 장악했을 때
마셨던 마오타이는 구이저우성 아오타이진을 흐르는 츠수이 강물이 빚는다.
이 물은 붉은색 토질의 영향을 받아 광물질이 풍부해 술맛을 깊게 한다.
생산량의 60%가 官에서 소비되는 까닭에 마오타이는 권력의 술이자 부패의 술이 됐다.
지난해 사형유예를 선고받은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의 집에서는
마오타이 상자가 1000개가 발견됐다.
칭타오 공안국의 하급 관료 집에서도 마오타이 1853병이 나왔다.
한 병에 1만 위안(약 180만원)이 넘는 최고급 마오타이는 축재의 수단이다.
지난 25일 '마오타이 부패'가 다시 불거졌다.
마오타이 집단유한책임공사 부총경리(부회장)를 지낸 탄딩화가 심각한 기율 위반으로 당국에 소환된 것이다.
부회장 낙마는 2014년 11월에 이어 벌써 두 번째이다.
이 회사의 전 명예회장 지커량은 '마오타이는 돈을 뽑는 기계'라면서
'회사 간부들을 너나없이 마오타이를 뺴돌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부패 사냥에 구이저우성 당국이 스스로 나선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앙기율위는 '구이저우성 당 위원회의 비준 아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 당 서기는 시진핑 주석의 핵심 참모였던 천민얼이다.
농촌 지역인 구이저우성에서 영업이익 326억 위안(약5조8500억원)을 올린
60년 역사의 국유기업을 흔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천서기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시 주석에게 반부패 실천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정은 마오타이주를 중심으로 엮인 '베이징 마오타이회' 등
기업인과 관료들의 비밀 모임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중화권 매체 뒈웨이는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