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아래 글은 본인의 친구가 쓴 글입니다. 한동안 본 카페에서 "올커니"라는 닉으로 글을 올리시던 회원인데 좋은 글을 보내왔기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관공서까지도 남의 나라말인 영어를 못써 안달인 나라! 간단히 예를들면, 창원에는 "투게더 창원", 대구는 "스마일링 대구"란 문구가 가는 곳마다 도배되어 있다. 과연 우리 국민의 몇 퍼센트가 한글로 "투게더 스마일링"을 써놓은 글 읽으면서 그 감이 제대로 전달되어 "아 그래 그렇구나!"하는 느낌이 살아날까? 외국인들을 위한 구호라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들었을 때 뭘 말하는 지 알 수 있어야 한다. 대구가 사람도 아닌데 "미소짓는 대구"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스마일링(smiling) 대구"는 한마디로 설배운 영어실력에다 우리 식의 사고를 섞어서 만든 졸작 중의 졸작으로 보면 된다. 우리말은 우리가 지켜야 하고 관공서가 실제로 활용해서 생활화되는데 기여해야 마땅하다. 좋은 우리말, "같이 하는 창원" 혹은 "함께 하는 창원", "미소가 절로 나는 대구"가 더 직접적인 감을 전달하지 않는가? 기업도 마찬가지다. 외래어를 섞어야 고급처럼 보인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관을 국민 머리속에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그러다보니 모든 신상품이 외래어 범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어가 우리 생각을 지배하는지 우리 생각이 언어를 지배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18세기부터 있어왔다. 어찌되었던 자기 나라나 자기 민족의 고유 언어가 사라지면 그 민족의 정체성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되는 건 누구나 들어서 아는 얘기다. 문제는 우리의 정서가 언제부터인가 영어가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사고는 한국식에다 영어단어를 갖다 붙인 말하자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도 못 알아듣고 우리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일종의 짬뽕(fusion)이 횡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스킨쉽(skinship)이 있는데 어디까지가 스킨쉽에 해당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애무로부터 실제 성행위까지 영어에는 여러개의 단어가 있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지 확실히 구별이 된다. 스킨쉽이란 말은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이 알아서 가벼운 신체접촉에서부터 아주 찐한 행위까지 대충 짐작하거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어물쩡 넘어가는 신조어가 되고 말았다. 이런 말들이 영어인줄 알고 외국에서 썼다 망신하고 새로 배워야하는 낭비는 차치하고라도 만일 언어가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준다는 논조에 동의한다면 이는 참으로 심각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모호한 언어습관이 우리 사고에 분명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은 간파가 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발표된 논문은 나는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여러나라 말을 공부해보면 우리말 만큼 좋은 말이 없다. (여기서 우리말과 한글 표기는 분명 구분해야 한다. 글보다 말은 더 오랜 역사가 묻어있는 우리의 혼의 일부이다) 한국문화의 세계화는 남의 것을 어설프게 끌고 들어와 중탕을 만들어 아무나 보아도 얼핏 자기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자기 것을 철저하게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켜 외국인들이 생소하지만 인간 본연의 가치관이나 미적감각 혹은 생활풍습을 바탕으로 이해되고 그래서 접근해보고 싶은 욕망을 일으켜야 하는 길고도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다. 세계화는 커녕 자신의 문화나 의식구조 생활풍습까지도 망가뜨리는 한국인의 정체성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국립국어원 노땅들은 철자법에 목메달 일이 아니고 언어를 통한 민족 고유의 정체성을 어떻게 발전계승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지도를 제시해야 하고 작금 우리의 정서를 좀먹는 국적불명의 외래어 범람을 어떤 형태로든 제한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엉터리 외래어를 부끄럼없이 마구 써대는 지자체나 관공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BBK도 도곡동 사저매입건도 용서할 수 있다. 그건 저 개인의 울타리 근처에서 생긴 일이기 때문에 크게 보면 별거아니다. 하지만 민족의 존망을 위협하는 외래어 범람을 방조하거나 고무한 죄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분명히 알아야 할 진실은 모국어로 자기 생각을 정확한 단어를 찾아내어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은 외국어도 절대로 잘 하지 못한다. 즉 우리말을 잘하면 잘 할 수록 외국어가 더 쉬워진다는 진리를 알아야 한다. 허니의세계 |
첫댓글 맞습니다. 영어 잘 하는 사람은 영어단어 잘 안씁니다.
설 배운 사람들이 말중에 영어단어 나열하지요.
그런 분들이 미국인 만나서 얘기를 하면 말도 안되는 콩그리쉬가 작열합니다. ㅎㅎ
언어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한 마디씩 할 수 있을겁니다.
제 판단으로는 그래도 어찌 되었건 한국말은 살아있다는 거지요.
다이나믹 코리아면 어떻고 활기찬 대한민국이면 어때요?
일본 사람들 상표에도 영어 그대로 써요.
그런다고 그 사람들 일본어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리나요?
아니거든요. 글을 어찌 쓰던, 말을 어찌 하던, 의사소통이 되면 되는 것.
좀 더 크게 보면 어떨까요?
한국말이라도 잘 쓰면 좋겠어요.
예전에 광명시를 지나가는데 그 곳에 표어가 크게 쓰여져(담져락에 붙어) 있더군요.
"살고싶은 광명". 흠... 죽어가는 광명시라는 소린가요?
수염님 댓글에 빵! 터졌네요. 살고싶은 광명.. 죽어가는 광명? ㅋㅎㅎㅎ
살고싶은 광명에 빵!! ㅋㅋ
무궁무진 포천은 좋던데...
ㅎㅎ 모친이 계셔서 가끔 가요 포천에..
무궁이라는 표현이 좀
글구 무진도 좀 ㅎㅎ
수염님 댓글의 여파로 요즘 길 지나가면서 살펴보게 되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