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이상정 선조님이 남유록을 행하시고 다시 일이 있어 행하던 중 경주 울산 양산을 지날때 차운한 시이다.
300년 시간속을 거슬러 떠나보면서 좋은 시간 가지시기를 삼가 바래보며 게시해 본다.
大山先生文集卷之二
詩
宿東都 再往萊府時
行邁方未已。秋風馬一匹。千年有故都。壯覩又今日。往事鳥音過。霸業流水失。山河猶元氣。民俗頗淳實。塔院供佛釋。橋臺事衍逸。富貴亦一時。歡娛有終畢。奈何不懋德。歷世圖永吉。書生易感慨。一言聊記述。
동도에서 묵으며 다시 동래부에 갈 때에 지은 것이다.〔宿東都 再往萊府時〕
가는 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아 / 行邁方未已
추풍 속을 한 필의 말로 지나네 / 秋風馬一匹
천년의 세월 고도에 남아 있어 / 千年有故都
장한 경치 오늘에도 전하는데 / 壯覩又今日
지난 일은 새소리처럼 지나가고 / 往事鳥音過
패업도 흐르는 물처럼 사라졌네 / 霸業流水失
산하는 여전히 정기가 서려 있고 / 山河猶元氣
풍속은 자못 순박하고 진실하네 / 民俗頗淳實
사찰에선 석가불 떠받들었고 / 塔院供佛釋
교량에선 행락을 일삼았건만 / 橋臺事衍逸
부귀영화 이 또한 한순간이며 / 富貴亦一時
즐거움도 끝마침 있는 거라네 / 歡娛有終畢
어찌하여 덕행에 힘쓰지 않고 / 奈何不懋德
대대로 길이 길함 도모했는가 / 歷世圖永吉
서생은 마음 쉬이 느낌이 일어 / 書生易感慨
한마디 말로 그저 기록하노라 / 一言聊記述
출처번역 한국고전번역원 ┃ 이정원 (역) ┃ 2015
大山先生文集卷之二
詩
盤龜 二首
行事敗人意。眼明忽盤龜。鳴湍自晝夜。蒼厓影參差。是時秋事晩。霜葉又一奇。中藏小屋幽。竹密松露滋。魂淸未能寐。孤燈耿自持。至人懷不見。勝處還成悲。珍重一樽酒。和成數聯詩。豈無桑下戀。王程不可遲。山中有圃隱,晦齋,寒岡三先生遺躅。今書院在山前。
逞出天工一段奇。石鱗苔甲臥玄龜。壺中日月閒成主。山外風塵穩著碁。俯仰不堪賢躅遠。登臨偏愛夕陽時。深林獨往平生願。繫馬汀洲爲少遲。
반구2수〔盤龜 二首〕
공무는 사람의 뜻 상하게 하는데 / 行事敗人意
반구를 만나 홀연 눈이 환해지네 / 眼明忽盤龜
여울물 소리 밤낮으로 끊임없고 / 鳴湍自晝夜
푸르른 벼랑 그림자는 들쭉날쭉 / 蒼厓影參差
지금 이 계절 가을철이 깊어 가니 / 是時秋事晩
서리 맞은 잎 또 하나의 절경이라 / 霜葉又一奇
안에 자리한 작은 집은 그윽하고 / 中藏小屋幽
대나무 숲에 소나무는 이슬지네 / 竹密松露滋
정신은 맑아 잠들지 못하고서 / 魂淸未能寐
외로운 등불에 밝게 나를 지키는데 / 孤燈耿自持
지인은 그리워도 만나지 못하니 / 至人懷不見
좋은 경치에 도리어 슬픔이 이네 / 勝處還成悲
진중하게 이 한 병 술을 앞에 두고 / 珍重一樽酒
몇 편의 시를 화운하여 지어 보네 / 和成數聯詩
머물고픈 맘 어찌 없겠는가마는 / 豈無桑下戀
나라의 일은 지체할 수 없는 게지 / 王程不可遲
산에는 포은(圃隱), 회재(晦齋), 한강(寒岡) 세 분 선생의 유적이 있고, 지금 서원은 산 앞에 있다.
하늘 조화가 빚어낸 한바탕 기이한 경관 / 逞出天工一段奇
돌 비늘에 이끼 두르고 누워 있는 검은 거북 / 石鱗苔甲臥玄龜
병 안의 일월이라 한가롭게 주인도 되고 / 壺中日月閒成主
산 밖엔 풍진이라 평온하게 바둑도 두네 / 山外風塵穩著碁
둘러보며 현인의 유적 떠나지 못하고서 / 俯仰不堪賢躅遠
산수 간에 석양 녘을 유독 아껴 사랑하네 / 登臨偏愛夕陽時
깊은 산중 홀로 찾는 것 평생의 바람이라 / 深林獨往平生願
모래톱에 말 매두고 잠시 머뭇해 보노라 / 繫馬汀洲爲少遲
[주C-001]반구(盤龜) : 언양(彦陽)에 있는 바위층으로,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반구대라고도 부른다.
[주D-001]산에는 …… 있다 : 포은(圃隱), 회재(晦齋), 한강(寒岡)은 각각 정몽주(鄭夢周, 1337~1392), 이언적(李彦迪, 1491~1553), 정구(鄭逑, 1543~1620)의 호이다. 정몽주는 언양에 유배되었을 때 반구대를 자주 찾았고, 이언적은 경상도 관찰사 시절에 반구대를 찾았으며, 정구도 이곳을 즐겼다고 한다. 반구대 앞쪽에 있었던 반고서원(盤皐書院)은 정몽주, 이언적, 정구를 모신 서원으로 1712년(숙종38)에 창설되었다. 1728년(영조4)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이듬해 복원되었고,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되었다. 근래에 다시 복원되면서 이름을 반구서원(盤龜書院)이라 하였다.
[주D-002]병 …… 되고 : 선경(仙境)에서 한가로이 즐긴다는 말이다. 후한(後漢)의 비장방(費長房)이 시장에서 약을 파는 어떤 노인을 따라 그의 호리병 속으로 들어갔더니, 그 안에 해와 달이 걸려 있고 별천지가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後漢書 卷82下 方術列傳 費長房》
출처번역 한국고전번역원 ┃ 이정원 (역) ┃ 2015
大山先生文集卷之二
詩
梁山途中
村雞方喔喔。征馬又蕭蕭。風雨重陽近。關河萬里遙。塵緣何太重。壯志未全消。到處烟霞在。時能慰寂寥。
양산 가는 길에〔梁山途中〕
촌마을 닭은 꼬끼오 울고 / 村雞方喔喔
달리는 말도 히히힝 우네 / 征馬又蕭蕭
비바람 속 중양절은 다가오는데 / 風雨重陽近
나그넷길 만리 멀리 아득도 하네 / 關河萬里遙
속세의 인연 어찌 그리 무겁더냐 / 塵緣何太重
장대한 뜻 아직 다 삭지는 않았네 / 壯志未全消
도처에 안개와 놀 어우러져 있어 / 到處烟霞在
이따금 적막함을 달래어 주네 / 時能慰寂寥
출처번역 한국고전번역원 ┃ 이정원 (역) ┃ 2015
수은공파 후손 이대원 삼가글을 게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