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탈리아 빗장수비 공략법] 홍명보 중거리슛 빗장 벗긴다
[스포츠, 축구] 2002년 06월 17일 (월) 11:08
‘중거리슛으로 16강 뚫는다.’
홍명보(33·포항)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시원한 중거리슛 한방을 노리고 있다.
홍명보는 94년 미국월드컵 독일전에서 후반 7분 중거리슛으로 1점을 따라붙으며 3-2의 멋진 승부를 이끌었다.
지난달 21일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도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는 위협적인 중거리슛으로 팀분위기를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또 지난 4일 월드컵 본선 첫승 상대였던 폴란드전에서 전반 초반 폴란드에 밀리던 상황도 홍명보의 중거리슛으로 반전됐다.
그러나 이탈리아를 상대로는 팀분위기를 추스리는 한방이 아닌 진짜 골을 넣을 수 있다는게 홍명보의 설명이다.
카테나치오(빗장수비)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수비는 전통적으로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간격이 넓다.수비수가 미드필드를 거쳐 최전방으로 공격기회를 만들기보다는 볼을 가진 수비수가 미드필드까지 전진해 최전방으로 볼을 찔러주는 공격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비수의 능력이 탁월하다.
이런 시스템은 미드필드가 좀더 최전방으로 전진배치돼 공격력이 배가된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역으로는 수비와 미드필드간에 공간이 생기는 단점도 있다.
홍명보는 이 틈새를 파고 들 것이다. 대인마크 상대가 정해져 있지 않은 수비수 홍명보가 순간적으로 하프라인을 넘어 중거리 슛을 날릴 때 이탈리아 수비와 미드필드는 다른 팀에 비해 압박을 심하게 가할 수 없다.
따라서 홍명보와 같이 정확한 킥을 가진 선수에게 이탈리아는 취약점을 드러낸다. 세리에A리그의 각 팀이 중거리슛에 약점을 드러낸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3명의 이탈리아 대표선수 중 코코(바르셀로나)를 제외한 전원이 세리에A 리거로 구성된만큼 시스템의 약점을 알고 있어도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페루자가 안정환을 영입할 때도 안정환의 중거리슛 능력을 높이 산 것은 세리에A의 약점을 이용하려는 생각에서였다. 홍명보의 정확한 상대분석에 따른 중거리슛이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