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예술과의 조우 31＞ : 영화 - ＜베테랑 2＞

[흐르는 등불]

영화 - <베테랑 2>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개봉되었다. 전편 <베테랑>이 재벌의 갑질과 범죄가 주요 타켓이었다면, 두 번째 작품은 좀 더 복잡하고 미묘한 범죄가 대상이다. 일명 ‘범죄자에 대한 응징’이라는 보통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것이다. 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현재 우리 사회에 주요한 논쟁거리이다. 사람들을 죽이거나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유로 경감되거나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은 경우가 수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중적 관심을 이용하여 범죄자들을 공격하거나 위협하면서 돈을 버는 수많은 유튜버들의 난립도 논쟁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얼마 전 어린아이에 대해 심각한 성폭행을 저질렀음에도 많지 않은 형량을 살고 출소한 ‘조두순 사건’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영화는 연이어 일어나는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특이한 점은 사망자가 심각한 범죄에 비해 법적인 한계 때문에 낮은 형벌을 많은 사람들이다. 비록 사람이 죽었지만 사회적 여론은 오히려 통쾌하다는 흐름이다. 죽을만한 자들이 죽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유튜버의 선동적 보도를 통해 더욱 확산되었다. 하지만 ‘살인’은 분명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잔혹한 행위이다. 그 대상이 아무리 나쁜 놈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사건에 투입한 형사들의 내면적 딜레마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들 또한 경감된 처벌을 받은 범죄자에 대해 분노하고 용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죽인 ‘해치’라 불리는 연쇄 살인자를 찾아야 하고 검거해야 한다. 이러한 혼돈과 갈등 속에서 사건을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폭력 그리고 빠른 사건 전개는 일종의 흥분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궁극적인 결말에서 연쇄 살인자를 잡고 처벌할지라도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서 깊은 허무를 동반한다. 법적인 미비 때문에 사적인 처벌을 강행하는 사람들과 그것에 대해 동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분명 우리 사회의 모순적 모습이다.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아이러니한 현상은 공적인 법과 제도가 일상적인 시민적 감정과는 불일치되는 슬픈 우리의 현재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베테랑> 시리즈는 분명 통쾌한 액션임에도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일종의 문제와 고민을 던져준다.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복합적인 관계가 문제해결을 명확하게 결정짓기 어렵게 만든다. 형사 액션의 최고 인기 시리즈물인 <범죄도시>와는 다른 접근이다. ‘범죄도시’ 속 범죄자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잔혹한 대상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그를 잡은 과정은 ‘정의’의 실현이며 어떤 폭력도 정당하게 표현된다. 좀 더 단순한 구도가 영화를 보는 태도를 편안하게 만든다. 오락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현실적 문제의 복잡한 구도는 때론 불편을 제기한다. <범죄도시>의 특이한 성공은 지극히 단순한 구조 속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비현실적 액션에 대한 환타지적 욕망의 실현이다. 복잡한 ‘현실’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범죄자는 잡는다’라는 아주 단순한 방법을 멋진 액션을 통해 해결되는 과정은 특별한 고민이 개입되지 않은 것이다. 어떤 접근이 사람들의 선호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같은 범죄물임에도 그것을 해결하는 태도나 범죄에 대한 인식에는 명백한 관점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주인공에 대한 묘사 또한 어떤 위험한 적도 있을 것 같지 않은 마동석과 달리 황정민은 현실에서 고민하는 소시민적 인물이며 상대와의 싸움도 힘겨운 방식으로 전개된다.)

[보보]

^^ 도형 부부와 함께 보았다. 이어진 저녁 시간... 최신 영화 흐름이 이런가? 시작부터 끝까지 엄청난 굉음 속에서 불편했다. 무엇을 나타내려 했을까? 죄와 벌... 마약... 유투버의 광란... 헌신하는 경찰의 이면... 자연스러운 것이 없다. 아니 지금 내가 그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