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집/김상옥
외갓집은 산너머
늘어진 들길.
꼬불꼬불 산너머
길이 멀어도
길섶에서 민들에
꽃이 피는데
민들레 세고 가면
이내 갑니다 .
봄날/최계락
아지랑이가 타는
들길을
가면 ,
따스한 햇살이
꽃으로 피는
사월.
뒷산에서 우는가
뻐꾸기
울음 속에 ,
송화가루
새큼한
향내가 묻어 온다 .
물새알 산새알/ 박목월
물새는
물새라서 바닷가 바위 틈에
알을 낳는다
보얗게 하얀
물새알.
산새는 산새라서 잎수풀 둥지 아에
알을 낳는다.
알락달락 알록진
산새알.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름한
미역냄새 ,
바람냄새.
산새알은
달콤하고 향긋한
풀꽃 냄새
이슬 냄새
물새알은
물새알이라서
아아 날갯죽지 하얀
물새가 된다
산새알은
산새알이라서
머리꼭지에 빨간 댕기를 드린
산새가 된다 .
어린 고기들/권태응
꽁꽁 얼음 밑
어린 고기들.
해님도 달님도 한번 못 보고
겨울 동안 얼마나 갑갑스럴까.
꽁꽁 얼음밑
어린 고기들.
뭣들 하고 노는지 보고 싶구나.
빨리 빨리 따슨 봄 찾아 오너라.
아기의 웃음/박문호
엄마눈과 마주치면
깔깔깔 웃는
아기의 함박웃음
동트는 아침
먼 남쪽 한복한 자락의
덕진 마을은 꿈을 꾼다
초가지붕 위에서 피어나는
벗꽃은 내어깨를 들먹이며
아기의 웃음퍼럼 방긋방긋 피어난다
편지/ 박문호
파아한 하늘
두둥실 뜬
구름 편지
이슬 같은
빗방울 답장
모이고 모여
글자가 된다
글자의 구름이 자꾸
모이면
말이된다나
엄마아 누나야/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
뒷문 밖에는갈잎의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양파/김미영
겹겹이
싸여 있는
슬픔
저 혼자만으로는
버거워
마주보는 이에게
확 풀어 놓는
눈물주머니
화분/박두순
쏴~
물을 주니
꿀꺽 꿀꺽 꿀꺽
소리가 들려요.
꽃들이
고개를 반짝 들었어요.
화분도 살아났어요.
바위/이종택
바람 부는 밤이면
물결이 달려와
와락
내 몸을 껴안아 줘요.
바닷가에
솟은 바위.
|
첫댓글 감사히 옮겨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