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형과 회피형 부부의 갈등 양상.
투쟁적인 사람은 겉보기에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회피적인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매우 나약하고 여려 보여 보살펴주어야 할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투쟁형 아내와 회피형 남편의 관계는 아내는 화를 내고 남편은 죄지은 양처럼 조용하다.
투쟁형 아내의 경우, 남편이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게 되면 기다리다 화난 감정을 격하게 토해내게 되는데
남편과 아내는 부부싸움을 벌이게 되고 남편은 화난 감정에 다음날 또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게 되는 명분이 된다.
이러한 구조는 부부갈등이 지속되게 하며 갈등의 고리를 풀 수 없도록 한다.
투쟁형 아내는 남편이 술을 지나치게 마신 것이 원인이 된다고 느끼고, 남편은 아내의 지나친 잔소리가 문제의 발단이라고 본다.
따라서 서로 억울한 감정만 남게 되는 것이다.
공격형 아내는 더욱 억울한 마음을 하소연하게 되는 데 이웃사람들은 남편의 평소 이미지만 보고 아내의 공격적인 태도를 문제 삼는다.
또한 자녀의 입장에서도 아버지는 늘 어머니에게 공격을 당하고 피해를 입는다고 느끼고 아버지의 편을 들거나 입장을 대변하려 한다.
투쟁형과 회피형의 남편과 아내는 자신의 삶의 적응기제로 투쟁이나 회피의 태도로 적응한 결과이다.
이러한 기제는 아동기의 주요한 대상을 통해 형성되며 성인기의 성향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는 투쟁적이기도 하지만 회피적이기도 하다는 반응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투쟁 아니면 회피가 아니라, 투쟁을 하다가 회피를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먼저 회피하다가 마지막엔 투쟁하는 이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투쟁과 회피의 기제를 사용하게 되는 것일까?
투쟁가 회피의 기제 역시 아동기에 부모와의 관계방식이다.
아동은 부모에게 자신의 생리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격행동을 취하게 되는데
특히 유아일수록 생리적 욕구가 좌절 될 때, 떼를 쓰거나 울부짖음으로써 부모의 관심을 유도한다.
수유의 시기가 늦어질 때 유아에게 젖을 물리면 젖을 물기도 하고 자신의 억울한 마음을 공격행동을 통해 알리려 하는 것도 한 예이다.
그러나 부모가 유아의 생리적 욕구충족을 지나치게 지연시키거나 좌절시키면,
자녀는 공격적이기보다 순응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매우 유순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유아의 이러한 행동은 일시적이기도 하지만 부모의 유아양육방식은 지속적이기 때문에
유아는 그러한 부모의 양육태도에 적응하는 방식이 투쟁 혹은 회피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적응기제는 성인기에 관계양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대인관계에서는 보다 정리된 투쟁 및 회피의 기제를 사용하지만
가까운 가족에겐 적나라하게 표현되기 일쑤이다.
그럼 사회적 관계에서는 절제된 태도를 취하는데 왜 가장 소중한 가족에겐 거칠게 투쟁 혹은 회피의 태도를 취하게 되는 걸일까?
그것은 부부관계는 아동기적 감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욕구충족 기대가 높기 때문에 갈등이 쉽게 유발되는 것이다.
투쟁형 아내와 회피형 남편은 자신들의 유형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서로에게 자신의 방식만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한 부부관계의 갈등이 자녀에게 상처로 작용하지는 않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조절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如一님, 남녀 관계에 대한 글을 시리즈물로 부탁드리고 싶은데 어떠신지요.
등업시켜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시간 나는 대로 함께 읽을만한 자료들 나누겠습니다.
저는 떼쓰는 걸로 어른들에게 뭔가 얻어내던 아이였는데요. 이제보니 지금도 투쟁형에 가깝죠. 그런데 더 심한 투쟁형인 남편과 살다보니 반대 입장에 처하게 되네요. 폴투르니에의 '강자와 약자'가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