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
대놓고 그렇게 얘기한다..
여자친구와 나이가 16살 차이가 나니...
당연히 도둑놈이다..
진철 ♥ 지원이 아니라 도둑놈과 아가씨...
이렇게 써 드릴까요?
어찌하건 함께 웃는다..
수학선생님으로 49세..23세 학생으로 만난 커플..
캐리커처를 시작했던 초기엔 그림에 이름을 쓰는것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그림을 잘 그리면 되지 이름은 촌스럽게 왜 쓰느냐고...
그러다 어느순간 그런 고정관념이 바뀌게 된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했으니 이름을 써야하는 거라고...
모델들에게 이름을 물어보면서 짐짓 얘기한다..
누군지 못알아보면 안되니까 이름을 써야 한다고..!!
그리고 또 함께 웃는다..
이름을 씀으로써 그 그림에 대한 소중함과 내것이라는 애착이 더욱 강해진다..
더불어 멋스럽게 장식된 이름에서 한층 더 그림이 빛나기도 한다.
엇그제 중년남성 한분이 가까이 다가와
이런 저런것들을 물어보시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렸는데 안닮으면 어떻게 해요?..." 라고 묻는다..
더운날 버티느라 피로도가 좀 쌓여있는터라 그랬는지
그 질문이 좀 거슬려 글쎄요!!..하곤 머뭇거리고 있는데...
하나 그려줘 보세요!!..하신다...
이럴땐 난감하다..
물론 손님에 대한 예의만을 생각해
열심히 정성껏 잘 그려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것이 최선이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화를 부를 수도 있기때문이다..
완성되고 나면 자신의 안목과 눈높이에서 주관적인 생각으로 그림을 판단하고
맘에 들지 않았을 경우엔 결국 모든 책임은 작가에게 돌려진다..
물론 작업비용이야 내시겠지만 서로 유쾌하지 못한 기분으로 마무리 될것이 분명하다..
좀 냉정하지만 정확하게 인지를 시켜드리는 것도 필요하다..
영화나 연극을 보기전에 재미 없으면 어떻해요?
음식점에 들어가 주문하기 전에 맛이 없으면 어떻해요? 라고는 질문하지 않는다..
영화가 재미없으니 환불해 달라거나 음식이 맛이 없으니 돈을 내지 않겠다고 하지는 않는다..
다행인것은 가끔.. 정말로 아주 가끔 이런 경우이고
그럴땐 예전의 경험들이 스쳐 지나면서 단호함도 생기는것 같다..
"아직 그림그리실 준비가 안되신거 같습니다..
다음 기회에 그려드리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말씀드렸더니
알듯말듯한 분위기로 고개를 끄덕끄덕 하시더니 가신다..
초상화도 캐리커처도 인물그림은 작업에 위험부담이 크다..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않으면 이 과정은 애초부터 모순된 출발이기 때문이다..
연극을 보듯 영화를 보듯 함께 뮤지컬을 해 가듯 그렇게 작가와 모델이 함께 즐기는것..
그것이 라이브캐리커처의 세계이고 완성된 결과물은 덤인 셈이다..
닮았다고 웃고.. 안닮았다고 웃고..
너는 닮았는데 나는 안닮았다고 웃고...
이게 뭐예요?...아줌마 같잖아요!! 하곤 또 웃고...
그것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기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또 모델의 마음에 들 수 있는 좋은그림을 그리기 위해
긴장감을 감추고 혼신을 다한 작가에게 표하는 존중일것이다..
2년전인가?...젊은 흑인여성을 좀 재미있게 그렸더니
그림을 받아 머뭇거리더니 반으로 부욱 찢어 탁자위에 올려놓고
굳은 얼굴로 땡큐!! 하면서 돌아서 간다..
순간적인 상황이라 어떻게든 대처를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돈을 돌려줬어야 하나?...아니면 받은 돈을 반으로 부욱..한다음 미투!!를 했어야 하나!!...^^
서양인이라고 캐리커처에 관해 모두 관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꽉 막혀있는 그런 외국인들도 너무나 많다..
위의 사진들은 완성된 그림을 보여드리기 전에 찍은 컷이다..
아직 그림의 결과를 보지 않았지만 어떤 그림이라도 행복하게 받아줄 표정이지 않는가?
그래서 고마운 것이고 그림을 보여드리기 전...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진심어린 한마디가 모든것을 화해의 모드로 이끌어 간다..
캐리커처에 관한 우리의 의식수준은 세계최고의 선진문화수준이다..
이것은 사실이고 최소한 에버랜드에서 만큼은 그렇게 느낀다..
첫댓글 그 흑인여성 하얗게 그려주셨으면 아마 가져갔을 거 같네요....ㅎ
벨벨 일 다 있습니다. 그쵸?
어제 흑인 남성을 초록바다님이 그리고 나서 함께 물어보았습니다..까맣게가 좋느냐?..밝게가 좋은지?..그랬더니 자기는 밝게 해 주는게 좋다네요^^..그때그때 물어보는게 좋을 거라고 귀띔해 줍니다..브라이트냐? 다크냐?를 ...저도 흑인피부의 생각의 전환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눔의 시키들..해준대로 가져가지^^
참 늘고민스러운 점이 ' 닮음'입니다 인물화도 캐리커쳐도 어떻게하면 기분좋게 닮게 그릴까입니다 그생각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지고 정말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되는것같습니다 어떨땐 마음까지 상하고 맙니나 우리에게 필요한건 즐길수 있는 여유가아닐까요. .
캐리커처는 액자에 넣을생각 하지말고 그냥 함께 보고 웃고 즐기는 문화로 발전시켜가면 좋을텐데..
제가 액자를 팔기 시작하면서 이리 되어버렸습니다..^^^^^....그래도 대부분의 많은분들이 그 즐김을 알고계시니 너무나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