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태웅이네'를 보면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아직도 어린 태웅이의 당당함에 비교가 되어서이다.
태웅이는 중학교 때인가? 하여튼 어릴때부터 경운기를 운전하는 농촌 아이로 텔레비젼에 나왔다. 우리들이 태어난 농촌이기에 더 정겹고, 태웅이의 모습이 더 대견스러웠다.
그의 말투가 충청도 같았다. 경기도에 사는 녀석이 왜 충청도 말투냐면, 지역경계에 인접해서 사는 사람들은 어느 한쪽에 끌려가게 된다. 경상북도에 인접한 충청도 일부에서도 경상도 말을 썼다.
태웅이가 처음엔 흥미로 그러는지 생각을 하였는데, 자라면서도 농사놀이(?)에 빠져있었다. 그러더니 고등학생이된 지금은 완전히 농사꾼으로 변모해 있었다.
수천평의 논밭농사를 짓고, 여러 종류의 제법많은 가축을 길렀다. 웬만한 전문 농업인도 벅찰 듯한데, 학교를 다니면서 다해낸다.
자신의 말대로라면, 공부보다 농사일이 우선이라는 것이지만, 실상은 농촌일이란 넘 가혹하다.
농업경영에 소요되는 예산도 자신이 계획하고, 마련해서 집행하는 모양이었다. 말그대로 전문 농업경영인이 다된 것이다.
그럼에도 농촌의 현실이란 녹녹하지 않다. 멀리서 보기엔 그럴 듯하여 정부지원금 받으며, 농촌에 뛰어든 소위 대학을 나왔다던 젊은이들이 수십년 전부터 그 숫자가 얼마이던가?
그들 대부분은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실패하였고, 일부는 심지어 남에게도 부담을 안긴채 야반도주하듯 서둘러 떠났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솔직히 그로인하여 농촌은 불신과 패배의식으로 남겨졌다. 요즘 농촌인심이 사납다는 원인이 그런 것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 대목이다.
아무튼 태웅이의 마음은 한결같이 농촌에 남아있고, 희망의 눈초리로 살아있는 것 같다. 이제 그도 남들이 모두 다 가는 대학을 생각해야 하는 모양이다. 당연히 농업대학인데, 농사에 전념하느라 공부를 소홀히 했으니 걱정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유튜브에 올린 제목이 '후회는 하겠지만, 미련은 없다'이었다. 태웅이가 한말, 후회와 미련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의미는 분명히 다르다.
'후회(後悔)는 과거에 잘못한 일을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한탄하는 행위'를 뜻하고, '미련(未練)은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있는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웅이의 말은 '농사일을 하드라도 더 열심히 공부를 하지 못한게 아쉽다.'는 후회를 하면서도, '좋은 대학을 못가는 한이 있어도 농사일은 계속해야 한다.'라는 미련을 가지는 것일까? 설명이 어렵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태웅이에 대한 매력관점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대학을 다니고 남들처럼 전문 농업경영인의 길로 접어들면, 어린나이에 트렉타를 몰고, 학교를 다니며 농사일을 하던 태웅이의 모습은 잊혀지고, 더 많은 수확량을 올려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농부 중의 한사람으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구수한 입담이나, 직업에 종사하는 적극적인 자세와는 별개로 하는 말이다.
세상살이 정답은 없다. 지금도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남용하여 못된 짓을하고, 불러 터진 배를 쓰다듬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업신여긴다.
살아가며 사람들은 수없는 후회를 하고, 미련을 남긴다. 더 열심히 정직하게 살걸 그랬다고 후회를 한다면, 마지막 떠날때는 숨이 부드럽고, 권력과 부를 더 남길 걸 하는 미련이 남았다면, 거친 숨을 쉬게 될 것이다.
문득 아침에 휴대폰에 나오는 '태웅이네' 유튜브를 보면서 정감가는 그의 생활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별 생각없이 자판을 두드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