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오서산 산행을 마친 다음날 아침입니다. 하늘은 더없이 높고 파랗게 완연한 가을(秋分)을 이야기해 줍니다.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금상첨화!!! <br />절로 콧노래가 나올만한 최상의 날씨네요. <br />그런데 어제는 어땠을까요? <br />그놈의 제17호 태풍 '타파'인지 무엇인지 씨벌눔~(비속어 써서 죄송합니다 ) 하루만 늦게 아니면 하루만 먼저 올 것이지 하필 우리 산우회가 오서산 가는 날에 딱 맞춰서 올게 뭐람?<br /><br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쉽게도 분당산사랑 역사상 유래없는 산행철수를 했답니다. <br />허무함+합리적인 선택+자연과 인간의 갈등,,,,, 머리 속에는 수많은 단어들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br />하지만 산행철수도 분당산사랑의 역사입니다. <br />우중(雨中)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나름대로의 멋과 낭만이 있거든요. 하지만 풍중(風中)산행은 우리가 사랑하는 이 나무들이 바람 탓에 부러지면서 우리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답니다. <br /><br />♡♡♡♡♡♡♡<br /><br />처음 본 기사님과 함께 충남 홍성으로 출발합니다. 기상악화를 때문에 못 오시는 분들도 속출하는 오늘이지만 오늘 우중산행은 일반산행과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몇 년전 서리산&축령산에서 느낀 저는 꼭 참석하고 싶은 산행이었답니다. <br />산사랑 5주년 기념으로 싼타페님이 산 음료수&절편맛 좋았죠? 축하받아야할 사람이 쏘는 아름다운 모습~ 산사랑에서나 가능한거겠지요?<br />오서산 상담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보물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스물 세명의 입을 즐겁게 해주시는 조박사, 소방차님 내외분♡ 사랑합니다. <br />정말 난생처음 먹어보는 최고의 도토리묵이었어요. 양념간장에 찍어먹으니 이건 뭐~ gooood이지요. 막걸리까지 풀세트로 준비해오신 조박사표 도토리묵에 경의를 표합니다. <br />조박사님께서 사랑하는 우리 분당산사랑을 위해 매년 도토리묵 파티를 벌여주시는데 대해 모든 회원을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br />조박사님의 정성맛 사랑맛에 모두 감동했답니다. <br /><br />빨주노초~~ 우비 색깔에 무지개산악회가 됐네요. 선두대장 산타페님의 앞서나감은 정말 오랫동안 선두대장을 맡아주신 풍천대장님께 망중한이 되고 있습니다. <br />비 맞으며 걷는 길, 계곡물 소리와 태풍이 나무 흔드는 소리가 불협화음을 이루는데도 듣기에 전혀 거북함이 없는 산행입니다. <br />오늘은 사진을 찍는 것보다 동영상을 찍어야 산행의 추억을 제대로 떠올리게 해주리라 봅니다. <br />정암사로 올라가는데 미친듯이 비바람이 부네요. 우산도 뒤집어지고~ 정암사 범종각 아래서 비를 피하며 집행부 긴급회의가 시작됩니다. <br />비만 오면 괜찬은데 바람이 불어도 좋은데 문제는 이게 태풍이라는 겁니다.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너무 높은 날씨 탓에 어쩔 수 없이 하산을 결정했습니다. <br />분당산사랑 역사상 최초의 하산이네요. 아쉬워도 어쩌겠어요? ㅠㅠ 다보탑처럼 생긴 사리탑만 구경하고 극락전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다른 산악회는 올라는데...... 솔직히 넘넘아쉽네요. <br />변화무쌍한 비바람이 언제 어떻게 우리를 공격할 지 모르니 집행부 결정에 따르는게 맞을겁니다. <br />오서산을 위해 지리산으로 예행연습까지 마치신 서두지님~ 아쉽게 됐네요. 분당산사랑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는 분들도 서너 명 있었는데 죄송스럽기까지하네요. 하산하며보니 우리처럼 산행은 접고 배낭 없이 우산만 쓰고 산책하는 팀도 만났습니다. 근처 사슴농장이 있다더니 궂은 날씨라그런지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도 하네요. 다시 상담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br /><br />옷을 갈아입으러 화장실에 갔는데 나와보니 버스기사님이 비 맞지 말라고 센스있게 차를 화장실 앞으로 옮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br /><br />11시15분 시장으로 출발. <br />막걸리와 미역국을 공짜로 주면서 각종 젓갈을 사는 곳에 가서 뜨끈한 미역국과 젓갈 안주 거기다 막걸리까지 공짜로 주는 젓갈매장에 들렀다가 사고싶은 것들을 사고 식당에 갔습니다. <br />점심은 광천읍내의 미도식당^^ 회장님 말씀대로는 2대 보령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메뉴는 불고기입니다. 모두들 술과 고기로 하산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br />도토리묵을 맛보게해주신 조박사님의 건배제의도 있었습니다. 분당산사랑 산행에 참여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꼭 산에 오르는 것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가족 다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기에 웃음이 있는 이야기가 있기에 참여하는 거지요. 안 그래요?^^~<br /><br />오늘처럼 산한테 바람 맞아본 적은 처음이라는 회장님의 언어유희에 미소지어 봅니다. <br />광천전통시장 한 바퀴 구경하다가 2시에 보령댐 물빛공원에 갔습니다. 그냥 가기 아쉽고 싸온 음식도 먹을 겸 간 것인데 광풍(狂風)이 몰아칩니다. 바깥에 나와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지요. 이내 두 개의 비닐 셀터를 꺼내 2차 판(?)을 벌였습니다. 바깥에는 나무들이 사방으로 춤을 추는데 비닐 셀터에서는 하하호호 웃음꽃판이 벌어졌습니다. <br /><br />비닐셀터 안의 스타는 이경희님. 차기 총무로 낙점되어 미리 축하파티하는 자리나 마찬가지였지요. 차윤주~이현주~양성임 총무님의 바통을 이어받을 산사랑의 보물클럽 입성예정을 축하드립니다. <br />태풍의 위세에 소스라쳐 그만 분당으로 올라가자고 아무리 재촉해도 전봇대처럼 끄떡없이 웃고 또 웃는 회원님들입니다. <br />매송 고문님은 친구인 민서님께 체포되어 들어오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버스 기사님도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4시에 출발하자고 하시네요. <br />하여튼 오늘 산행 중도포기는 결과적으로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상으로 지금쯤 하산하고 있었을텐데 이 바람과 싸워 이겨야하는거니까요. <br /><br />3시53분에 출발. 하하호호 시간이 조기에 (?)끝났습니다. <br />돌아오는 휴게소에서 춘추공님이 호두과자를 사주셨고, <br />이경희님과 친구분들이 따끈한 커피를 사주셔서 잘 먹었습니다. 감사해요. ^^<br /><br />다음 달은 지리산 무박2일(회비 5만냥)입니다. 백무동에서 출발하여 천황봉을 밟고 오는 산행이에요. <br /><br />이경희 : 잠깐만~ 신입회원 인사 안했잖아요? <br />싹수: 아까 했는데요~<br />이경희: 정말?<br />싹수: 우산 잃어버리신 분?<br />이경희: 어~ 내꺼야. <br />오늘 너무 달리시더니(?) 허당끼를 찐하게 보여주시네요. 다음에도 또 웃음 많이 주십쇼. <b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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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중산행은 많이 했지만, 바람산행은 처음인 듯~ 정상은 못 올랐지만 나름대로 즐겁고 오래 추억할 재밌는 하루 였습니다.
싹수님 수고 많았습니다. 자~알 읽고 갑니다.
ㅎㅎㅎ 나름 즐건산행(?)이었습니다~
태풍과 비바람속에서도 참석해 주신 산사랑 산우회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대들이 항상 함께 하기에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도토리묵을 한아름 가지고 오신 조박사님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5주년 축하 합니다 산타페님 떡과 음료수 찬조 감사 합니다.
이래서 또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네요~중도하산
정상까진 안가도 얘기꺼린 많네요~
다음 지리산 산행 멋지게 하시자구요~
ㅎㅎㅎ 싹수님 ~ 잘읽고 갑니다~~~~
컴고장으로 늦게 보는 덕분에 그 날 기억이 살아 나네요.
과음으로 기억이 반 밖에 없었거든요. ^&^
애주가에게는 술시가 짧아야 해요.ㅠ
싹수부대장 끝까지 보디가드 하느라 수고 많았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