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이야기
박준태 | | 조회 116 |추천 0 | 2015.01.20. 00:31 http://cafe.daum.net/jichuk2071/K7Jz/81
요즘 국제시장이란 영화가 뜨고 있던데... 이와 비슷한 나의 " 형 "자랑을 좀 할까 한다.
아들 자랑은 반 풍수 라지만 형 자랑은 괜찮지 싶다?
10살 전후의 어린 시절 3 살 터울 위인 형과 산에 나무를 하러 자주 다녔는데 산에서 심하게 싸웠다. 그런데 그 당시 덩치가 비슷하여 이길 것 같아서 죽을 힘 다해 싸웠으나 아! 못 이겼고 죽도록 터졌다. 오 뉴 월 땡볕이 하루가 겁난다더니 3 살이나 위니까 중과부적 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싸우면서 컸다.
어느듯 세월이 흘러 나는 중학교에 가고 형은 고등학교를 부산으로 유학을 갔다.
방학 때 " 007 위기일발, 살인 번호 " 등의 책을 사 줘서 재미있게 읽었고 특히 " The Young Ones " 노래를 가르쳐 줘서 1학년 가을 소풍 때 멋지게 불러 영어 선생님으로 부터 칭찬도 받았것다 . 그 당시 촌( 청도)에서
중학 1년생이 팝송을 불렀으니 나도 자랑스러웠으며 고등학교 시험 칠 때 난생 처음으로 청도역에서 기차를 봤으니 촌놈 중의 촌놈 이었다 (이건 형도 마찬가지)
형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한국전력(주) 에 입사해 돈을 잘 벌었는데 서울에 잠시 같이 있을 때 하숙집 주인에게 들은 이야기인즉 빨래하는 형에게 자기가 해 주겠다니까 보통 빨래가 아니라고 하더란다 . 그게 나의" 빤쮸" 였던 것이다. 나는 형이 내 "빤쥬" 를 빨아 주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 왜냐 하면 그 당시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세종대왕이나 링컨 대통령도 아니고 바로 형이었다. 영어 공부에서 부터 일반 상식까지 모르는게 없었고 붓글씨도 잘 쓰고 , 아버지의 좋은 유전자를 혼자서만 다 받은 ?.......
이렇게 형은 우리의 우상이었는데 그런 형도 장가를 가고 부터는 존경심이 점차 사라지더라.. 이상하제?....
3 남 3 녀 중 누나, 형, 나, 이런 순서로 형이 집안의 장남인데 아버지가 돌아 가신 후 엄마 혼자 촌에 계실 때 형이 1 년 이상 외국연수를 떠났다. 이 후 부터 나는 좌불 안석이 되더라. 연로 하신 엄마 때문인데 그 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 했던 불안감 때문에 고향엘 자주 들락 거렸는데.... 장남의 책임감이 그렇게 큰 줄 진짜 몰랐다.
장남인 친구들 진심으로 존경 한다. 차남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 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돌아가실 때 까지 장남인 형 덕으로 엄마 걱정은 모르고 살았다.
어느 날 형 한테서 전화가 왔다. " 준태야 ! 걸맀다 ,진흠이가 합격했다, 온 몸이 다 떨린다, 니 한테 맨 먼저 전 한다"고
아들 ( 조카 )이 연대 법대 재학중 47회 사법고시에 합격을 한 것이다 , 친일파 인명 사전등 박 정희 대통령 측 담당 변호사로 TV 뉴스에도 자주 나왔던 인물이며 며느리도 이화여대 법대 대학원에 사법고시 48 회 출신으로 갑자기 우리 집안에 2 명의 율사가 생겼으니 경사가 아닌가?
세월이 흘러 형도 정년 퇴직을 하고 수 년이 지난 어느날 84년도 과장 시절 한전 사장이었던 분한테서 연락이 왔다. 내용은 이러하다.
형이 1984년도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 근무 중 원자로의 온도가 상승하며 원자로가 갑자기 정지하는 절체절명의 위험에 빠졌다. 가동 1 년 여 만에 Manual 에도 없는 고장으로 원자력에 대한 기술이 전무한 시기에 당시 기계과장 이었던 형이 방사능에 피폭되어 죽을지도 모르는데 자기가 들어가서 원인을 알아 보겠다고 자청을 해서 혹 모를
죽음에 대비해 시신 회수용으로 몸을 로프로 묶고 협력업체 직원 3 명을 대동하고 냉각수의 증기로 가득 찬 깜깜한 원자로 내부로 들어가서 원인을 파악하여 수습을 하였는데..이 때 냉각수인 중수(重水,D2O)가 그 당시 500억원 정도가 손실 되었으나 다행히 방사능 누출은 없었던 대형 사고 였는데........
만약 우리 형과 같은 죽음을 불사한 의인이 없어 시간을 끌었더라면" 후쿠시마 "같은 대형 참사가 터졌을 것이며 대한민국에는 "삼성 전자 " 나" 현대 자동차 "같은 기업도 없을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엉망이 됐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던 사건이었다.
이런 의인을 발전소 자체에서는 쉬쉬 하다가 그 당시 사장인" 박 정기 " ( 육사 14기 ,육군 대령 출신 )사장이 2011년 어느 날 옛 한전 직원들과 식사중 형의 사건을 듣게 되었고 박 정기 사장은 당시 3 개월 전에 일어난 "후꾸시마" 원전 사고를 떠 올리며 현 사장인 LG출신 김 쌍수 사장을 찿아가 형의 이야기를 해서
마침 그 해 한국 전력 창사 50주년 기념회가 있었는데 50년동안 한전을 빛낸 10人에 형을 넣었던 것이다.
50년 동안 수 만명의 한전 직원이 근무를 한 중에 이렇게 당당히 뽑혔으니 자랑스럽지 않은가... 또 박 사장의 저서 " 에너토피아 "란 회고록 책에 형의 그 당시 이야기를 10 장 분량으로 넣어 놨더라 , 지금도 서울로 자주 불러서
"사장님" "박과장"하면서 정담도 나누며 잘 지낸단다.(박 사장은 검찰총장이었던 사위자랑, 형은 자식과 며느리 자랑 하면서) ... 나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할 일이 아니가?
지금도 우리 아들 3 형제는 촌에 들락 그리면서 농사를 직접 짓고 있어서 자주 모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형이 예수쟁이라서 걱정이다. 언제 부터 인진 몰라도 Bible에 빠져 있어서 안타까운데 며 칠 후 만나면 [ 병신육갑 ]이란 책을 줄려고 한다. 금속과 친구들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강력히 권한다 작년 10월에 출간된 신간임.
또 수 년 전부터 氣에 대한 공부를 하더니 '택"도 아니게 책 까지 출간하여 인터파크에서 판매까지 했것다. 사실 이 점은 나도 챙피하다고 생각 한다. 혹자는 氣를 제 3 의 어떤 힘이라고 하더라, 나는 雜鬼(잡귀)일 뿐이라고 생각 하고
." 국제 시장" 같은 Fiction이 아니라서 재미는 없지만 자랑이라고 욕은 마시고 박 정기 사장의 책 " 에너토피아" 와 "병신육갑"이란 신간을 보니까 괜히 친구들 한테" 국제시장 "영화같은 생각이 들어서 쓴 것이니 너무 욕은 마시길.... -끝-
산적 15.01.20. 10:57
박사장 난 국제시장 영화를 보지못했는데...마눌님하고 보려가야겠소 자랑스러운형님 하고늘 따뜻한 가족애로 화목한 집안이되길 ....박용구
이용창 15.01.23. 08:00
박준태 사장님, 감동적입니다. 올해 20회 전체 동기회가 있을때 형님 한번 모셔서 감동적인 얘기를 듣는 자리 한번 마련 합시다.
박광민 15.01.26. 08:47
박사장의 내공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했는데...위대힌 형님이 계셨기에....의문이 풀렸소!형만한 아우없다고..ㅋㅋ(농담이우)그러나 진솔한 글쏨씨와 때묻지 않은 마음씨를 가진 박준태친구가 더욱 자랑스럽소이다!^^
곽 구영 15-03-12 11:38
와, 멋집니다 대단합니다 위대합니다 존경합니다 박준태님의 형님이! 그리고 박준태선생님도...ㅎㅎ
진정 큰 용기와 결단으로 나라를 구하셨나이다 감과
한 사랑 15-02-06 08:17
존경하는 선배님!
여행 중이라 이제야 메일을 봤습니다.
자랑스런 형제입니다. 정말 부럽기도 하구요.
저도 존경하는 형님이 계셨는데, 안타깝게도 5년전 작고 하셨습니다.
지금의 그 행복 50년만 더 누리십시오. 아니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글로리 15-02-04 09:19
할렐루야!
사랑하는 박사장님!
2015년 새해가 진즉 지나고 구랍 새해가 낼 모레요.
구정 새해 복 많이 누리시길 축복하오.
-----중략-------
보내주신 형님 자랑에 대하여는
나는 우리 형님을 많이 섭섭히 대하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드려서 못내 미안하고 죄스러울
따름이군요.
아무튼 멋지고 귀한 형님을 두신
박사장님 축하와 축복을 드리오.
-----중략------
자주 연락 못드려 미안코,이멜로 가끔 소식 전합시다.
멋진 친구 박사장님을 존경하며...
포항에서 양기실 글
choikyurae 15-02-03 20:13
안녕하세요?보내주신 독후감 잘 읽었습니다.훌륭하신 형님이야기도 감명 깊었지만, 아우님의 글 솜씨 또한 장난이 아닌 것 같습니다.정말 재미나게 실감나게 잘 읽었습니다.국제시장 한편보다 훨씬 더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더 감동한 것은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입니다. 화기애애한 가족사를 계속해서 쓰신다면 베스트가 될 것 같습니다.감사합니다.최귀례드림
이 상석 15-01-29 14:13
박재준사장님!
귀한 말씀을 동생분을 통해서 듣게되니 참으로 정감갑니다.
주변이 닥닥해져가기만 하는 세태속에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녹이는 훈훈함이 있어 더욱 좋습니다.
다시한번 감사와 자랑스러움에 박수드립니다.
님이 있어 외롭지 않다는게 더욱 느끼게 하는것 같습니다. 항상 함께하는 날들이
끝없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자랑스러움에 큰 용기 내어봅니다.
항상 자랑스런 저의 멘토이십니다.
이상석드림
박 주범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15-01-29 10:18
감동깊게 읽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계셔서 오늘날 우리가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첫댓글 나도 이런 형님이 자랑스럽습니다.
큰 형님 부산 첨왔을때 물지게 지면서 흔들린다고 하든 일.
기타 여러가지가 생각 납니다.
모두 오래 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고맙다!
건강하게 잘 지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