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제가 경친모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6년 9월 지분경매 강의를 통해서입니다.
2016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경매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고, 지금까지 총 4건 낙찰을 받았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제가, 지금까지 겪었던 경매 경험담을 쓰는 것은 경친모를 통해서 경매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아래부터 일기체 형식으로 편안하게 서술하겠습니다)
'경매도 쉽지는 않겠어...'
2016년 3월 21일 첫 패찰후 진주지원 식당에서 혼자서 이렇게 중얼중얼거리다...^^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연속으로 임장을 다녀왔다.
가장 수익률이 높아보이는 지역부터 우선순위를 둬서 임장을 가기로 했다.
임장가야 할 곳은 모두 3곳... '전라북도 전주시, 충청북도 충주시, 마지막은 경상남도 진주시'였다.
각 지역마다 수익률이 괜찮아보이는 물건이 2개씩 눈에 띄었다.
모두 같은 날(3월21일)에 매각기일이 잡혔기 때문에 3곳중 하나만 입찰이 가능했다.
잘 골라야한다는 마음뿐이다.
첫 임장인데도 두려움도, 설레임도 없었다. 혼자라서 외롭다는 생각조차도 없었다. 빨리 하나라도 낙찰받고 싶어서일까...
첫 임장의 두근거림보다는, '인터넷으로 사전조사가 부족한 것은 없었는지, 임장가서 무엇을 조사해야 하는지'가 더 걱정이었다.
고민만 해서 뭐하랴... 일단 떠난다. 첫 임장장소인 전라북도 전주시로 GoGo...
전라도는 태어나서 처음이다. 그만큼 물건에 대한 기대도 Up...
물건 2개 중 하나만 괜찮아보였다. 복덕방 방문해서 시세, 임대수요를 물어보는건 기본이고, 나는 주로 살고있는 주부들을 상대로 많은 정보를 얻는다. 나에게 경매는 전업이기 때문에 예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항상 복장은 깔끔하게, 수염도 말끔히, 인사도 거의 90도로 정중하게 물어본다. 그럼 공인중개사, 주부, 동네 상인, 경비직원 모두 물어보지도 않았던 내용까지도 상세하게 가르쳐주셨다.
그다음날 아침 일찍, 두번째 장소인 충청북도 충주시로 떠났다. 추억이 많은 곳이다. 단골 데이트 코스였다.
오늘은 추억을 멀리하고 수익을 찾아야한다.
충주시는 아직 개발이 진행중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피곤해서 잠깐 놀이터에서 쉬고 있는데, 운좋게도 입찰나온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주부를 만났다. 이 아파트는 입구에 카드키가 있어 비번을 모르면 들어갈 수 없어 내부를 볼 수가 없었는데, 이 주부를 통해 많은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내년에 빨리 이사가고 싶다는 얘기뿐이다. 같은 동에 사는 주부라 혹시 거짓정보를 흘리는건 아닌지 약간 의심하면서 경청했다. 헤어지고 나서 아파트 주위를 둘러봤다. 젊은 분들이 좋아할 환경은 아닌것 같긴 하다. 교육여건이나, 문화공간이 별로 없다. 어제 본 전주시 물건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
오늘은 세번째 마지막 임장가는 날.
하지만 수익률이 가장 낮아보였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역시 첫번째 물건은 별로다. 아파트가 ㄱ자 구조였는데, 하필 경매나온 물건은 그 꺽이는 부분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매매도 임대도 거의 없다고 한다.
이제 마지막 물건만 남았다.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서 조사한바로는 주부들이 선호하는 아파트(2015타경8802)란다. 별 기대없이 일단 가보기로 했다.
아파트 앞에 도착한 순간... '이 아파트는 잡아야겠다'는 느낌이 왔다. 인터넷으로 봤을땐 진주시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는 외진 곳이라 생각했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다르다. 사천, 통영 등으로 오고가는 교통요충지였고, 바로 앞에 대학교도 있어 임대 걱정도 No... 차안에서 계산해봤다. 얼마를 써야 하나... 수익률이 적더라도 최대한으로 입찰가를 써내기로 했다. 차안에서 수익률을 계산하는 동안 잠깐씩 창문밖을 본다. 들락날락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딱 봐도 동족이다. 나와 같은 구린 냄새가 나도 너무 난다. 같은 동족을 이렇게 많이 보게 될줄은... 수익률 계산이 안된다. 모두 이 물건은 잡아야겠다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내일 경쟁이 치열함은 불보듯 뻔하다.
운명의 매각기일.
여기는 경상남도 진주지원.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입찰자는 총 35명이었고, 감정가의 99%로 낙찰되었다. 그냥 지금 복덕방 가서 매물 하나 사면 되는 가격이다.ㅠㅠ
3일 동안의 임장 결과는 한마디로 '첫 패찰, 그리고 허탈감'이었다. 하지만 얻은 것도 많았음에 위로를 삼았다.
첫 임장을 통해서 아직 부족하다는게 많다는걸 느꼈다. 그중에서 내부구조 확인하기 위해 벨을 누르는 것이 가장 무서웠다. 세번째 임장장소인 경상남도 진주시의 가장 핫했던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같은 동 다른 층에서 운좋게 내부구조 확인을 했었기 때문에 대강은 그림이 그려졌다. 하지만 더 확실히 하기 위해 경매나온 바로 그집 현관문 앞에 벨을 누를려고 했었는데, 내부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내일이면 다른 사람이 낙찰받아 쫓겨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저렇게 코고는 소리가 크게 들리다니... 갑자기 무서워졌다. 벨 누를 용기가 사라졌다. 대단한 사람 아닌가... 그냥 내려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용기있게 벨을 눌렀어야 했는데...
기념으로 첫 입찰표를 찍어뒀다.
수익률이 낮더라도 낙찰받고 싶어서 최대한 입찰가를 올려서 적었는데, 그럼에도 2천만원 넘게 차이가 났다.
낙찰가는 1억4천6백1십5만원(99%) 이었다.
첫댓글 첫임장, 첫입찰....처음이란건 누구에게나 설레고 떨리고 기억에 남지요 ..^^
저도 첫 입찰일에 두근거림은 평생 잊지 못할듯해요 ㅎㅎㅎ
이제보니 물 흐르듯 쓰시는 글재주도 보통은 아니십니다.
우렁찬 코골이가 성격적인 호기일 수도 있으니 담에는 꼭 뚜드리세요.
저라면 내려왔다가 다시 심기일전하여 올라갈듯... 왜냐면...
시간이랑 비용이 자근자근 눈에 밟혀서 발이 안떨어질 듯... ㅋㅋ
한꺼번에 다 정리해서 올리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련지요.
보는 저야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맘 먹으면 어디서야 못 보겠습니까마는 얼굴아는 분의 실전이라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비교불가입니다.
많이 배울 수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 인사전합니다~^^
이 글 읽으니 지분경매 임장때 북두칠성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ㅋㅋㅋ
그러고보니 경친모를 통해 경매지식 뿐아니라 많은 좋은 추억도 생긴것 같아요.
글을 참 재미지게 생동감있게 쓰셔서...북두칠성님의 맘이 다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네요. 첫 설레임과 열정으로 앞으로도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맛깔스럽게 정리해서 글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 말로 하기는 쉬워도 글로 옮기는건 어려운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올려주신 그 정성에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두근거리면서 읽었네요 경험을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