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작 빅토리아 사르두의 희곡 <페도라>
대본 아르투로 콜라우티
초연 1898년 밀라노 테아트로 리리코
배경 19세기 말 페테르부르크(1막), 파리(2막), 스위스의 베르너 오버란트(3막)
<1993 라 스칼라 극장 / 113분 / 한글자막>
라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자난드레아 가바체니 지휘 / 람베르토 푸젤리 연출
페도라 로마초프...............러시아의 황녀..................................미렐라 프레니(드라마틱 소프라노)
로리스 이파노프 백작........페도라의 약혼자 블라디미르의 이웃.....플라시도 도밍고(테너)
조반니 데 시리에..............프랑스의 외교관...............................알레산드로 코르벨리(바리톤)
올가 수카레프 백작부인.....페도라의 사촌 여동생........................아델리나 스카라벨리(레제로 소프라노)
보로프............................의사...............................................실베스트로 사마리타노(베이스)
그레치............................경찰 간부........................................알프레도 쟈코모티(베이스)
키릴...............................마부...............................................루이지 로니(바리톤)
디미트리.........................마부...............................................실비아 마쪼니(메조소프라노)
볼레슬라오 라친스키.........폴라드인 피아니스트.........................아놀드 보스만(묵역, 默役)
---------------------------------------------------------------------------------------------------------------------
=== 프로덕션 노트 === <영상물 내지 해설 / 박종호>
베르디와 푸치니라는 두 거장 사이의 시기를 아우르는 이탈리아 낭만 오페라 시대에 가장 매력적인 오페라 작곡가의 한 사람이 바로 조르다노다. 이미 잘 알려진 그의 <안드레아 셰니에>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진가 역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극적인 전개와 아름다운 아리아들......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통적인 작법을 그대로 지키면서도 이미 당시에 부상하는 베리스모적인 분위기를 함께 아우르는 묘한 매력을 가진 것이 조르다노의 오페라다.
그의 오페라들 중 <안드레아 셰니에>에 이어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걸작이 바로 <페도라>다. 주인공 페도라는 러시아 황조의 황녀로서 결혼식을 하루 앞둔 전날 저녁 자신의 신랑이 권종에 저격당하여 운명하는 비극을 맞는다. 강인한 그녀는 신랑을 죽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피의자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일부러 그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다. 이렇게 속고 속이면서 만들어지는 로맨스 과정에서 그녀는 도리어 자신의 신랑이 자기를 배신했고 다른 여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처럼 또 한 사람의 피해자가 바로 그 피의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같은 처지의 두 사람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둘의 행복은 잠시이고, 그녀는 이미 사랑하는 그에게 씻을 수 없는 일을 저지른 후다. 그녀는 스스로 음독하여 자살한다.
이 오페라는 여주인공 페도라가 부르는 소프라노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가창이 요구되는 난역이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소프라노인 미렐라 프레니가 평생 맡았던 역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인상적인 역할이 바로 이 페도라다.
1990년대 이후로 이 역할이라면 전 세계의 오페라하우스를 통틀어 오직 프레니의 전유물일 정도로 이 역할에 대한 그녀의 비중은 막강하다. 이탈리아 볼로냐 극장이 도쿄에서 <페도라>를 공연할 때도 프레니가 주역으로 왔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프레니의 이 극장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도 역시 <페도라>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1994년 이 작품의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공연이었다. 바로 이 작품이 초연되었던 도시가 밀라노이며 라 스칼라는 초연되었던 테아트로 리리코 극장을 계승하는 극장이기도 하다. 이 공연에서 프레니는 당시 <페도라>의 테너 역인 블라디미르 역할을 가장 잘 부를 수 있었던 세기의 두 테너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카레라스, 두 남성 가수를 매일 번갈아가며 상대하면서 소프라노 역을 혼자서 매일 커버하는 기염을 토하였다.
이 영상물은 그 때의 역사적인 공연을 담은 실황이다. 토스카니니에 이어 이 극장에서 영결식이 거행된 이탈리아의 위대한 오페라 지휘자 자난드레아 가바체니가 지휘하는 만년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프레니와 도밍고 외에 라 스칼라 극장의 쟁쟁한 성악가들이 등장한다. 이탈리아의 거장 연출가 람베르토 푸젤리의 연출은 원래 장엄하고 화려하며 고전적이다. 그의 <페도라>는 그런 자신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세련되었고, 무대미술은 대담한 컬러 특히 무대 전체를 블루로 통일하는 과감한 의상 등으로 장대한 상류층 비극의 멋을 잘 살려낸 뛰어난 프로덕션이다.
=== 작품 해설 === <내지 해설 / 박종호>
페도라
사랑하는 남자의 어머니를 죽인 여인
<페도라>는 무척 뛰어난 오페라임에도 불구하고, 잘 공연되지 않는 작품이다. 이 오페라에는 하나의 매우 유명한 테너 아리아 <아모르 다 비에타(멈출 수 없는 사랑)>만이 잘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 오페라 <페도라>를 생각하는 일반 팬들에게는 보통 두 가지의 편견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이 오페라는 그 아리아만이 멋질 뿐이고 나머지 부분은 그저 그런, 아니 지루한 작품일 것이라는 생각이며, 또 다른 하나는(역시 이 아리아에서 나온 생각일 터인데) 비록 제목은 프리마 돈나의 이름을 붙였지만 이 오페라의 가장 매력적인 주역은 역시 그 아리아를 부르는 테너일 것이라는 점이다.
자기 스스로 이 오페라를 부르는 유명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역시 이 작품을 가르켜 "아리아 하나는 아름답지만, 사실 전체적으로 길고 지루한 작품"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이 위대한 테너가 한 말이 전적으로 잘못된 편견에 의한 오류(그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라는 점은 이 글을 다 읽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즉 <페도라>의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프리마 돈나 페도라이며, 그녀는 시종 다양하고 극적인 상황에서 철저한 연기를 펼쳐야 한다. 또한 이 작품은 구성이 극적이며 복잡하고 드라마의 복선을 보는 재미가 깊은 작품으로서 이 원작 희곡의 우수성은 이미 입증된 바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작품의 원작자 빅토리앙 사르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페라 <토스카>의 원작자이기도 한데, 그는 치밀한 드라마투르기와 세밀한 묘사, 스피디한 압박, 그리고 극적인 반전을 항상 장기로 하는 최고 인기 극작가였다. 그리하여 <페도라> 역시 <토스카>처럼 오페라화되기 훨씬 이전부터 연극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며 사람들은 이미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사라 베른하르트나 이태리에서 엘레노라 두세 등 세계적인 여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로서 이 희극은 유럽은 물론이고 남미 등에까지 잘 알려진 작품이었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이 완벽해 보이는 연극에 음악을 덧칠할 생각은 감히 하지 못했던 것이다.
나폴리에서 공연된 연극 <페도라>를 보고 오페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한 이는 약관 21세의 젊은 음악가 움베르토 조르다노(1867 ~ 1948)였다. 그러나 그의 결심과 현실은 동떨어진 것이었으니 그가 이 희곡을 오페라화 하는 것은 푸치니가 역시 처음 <토스카>를 오페라로 만들려고 할 때보다 더욱 장애가 많았다. 즉 조르다노는 철저한 무명이었던 것이다.
이 이름 없는 젊은이가 사르두에게 <페도라>의 오페라 작곡을 요청했을 때, 사르두는 "왜 이렇게 어려운 작품을 작곡하려고 하는가?"라는 부드럽고 완곡한 표현으로 그 젊은이의 무모한 도전을 달래듯이 거절하였다. 그러나 조르다노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가 이 작품의 오페라화의 권리를 받아내기까지 그는 무려 12년을 기다려야 했으며, 또한 그 사이에 자신의 출세작인 명작 <안드레아 셰니에>를 발표하여 자기의 실력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결국 그렇게 와신상담 끝에 <페도라>를 작곡하게 된 조르다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여기에 부어넣었다. 그는 오페라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원작의 1막의 복잡한 묘사와 복선을 최소화시켰으며, 음악적 극적 하이라이트를 2막과 3막에 집중했다. 또한 비록 사르두의 원작이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생략할 것은 과감하게 가지를 치고, 1막의 페도라의 아리아 <오, 진실함이 넘치는 눈동자여> 같이 원작에는 단 한 줄의 묘사도 놓치지 않고 필요할 경우에는 최대한으로 확대하기도 하였다.
처음 손초뇨 사(社)가 생각했던 대본가도 결국 콜라우티로 바뀌고, 처음 예상했던 가수들도 한 명은 사망하고, 또 다음 테너는 다른 작품으로 가버리고, 세번 째 테너는 가격이 너무 비싸 극장에서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1898년에 밀라노의 리리코 극장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초연이 올려졌다.
초연 때 남자 주역인 로리스 역을 맡은 가수는 결국 당시 25세의 젊은 테너 엔리코 카루소였는데, 그가 불렀던 아리아는 한마디로 놀라운 것이었다고 전해진다. 초연 때부터 <아모르 디 비에타>는 이렇게 앙코르되었고, 그 젊은 테너의 승리는 <페도라>의 승리와 길을 함께 하였다.
이 작품의 주요 출연진들은 모두 러시아 제실(帝室)의 황녀를 필두로, 백작, 백작부인, 고급 외교관 등이며, 비록 무대에 나오지는 않지만 황제, 친위대 장교, 장군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그러므로 무대만 보기에는 화려하기 짝이 없는 작품이며, 무대는 언뜻 우리와는 멀리 있는 군주들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철저히 치정에 관한 것이며 핵심은 남녀 관계에 있다. 그것은 황족이나 귀족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랑과 배신과 속임수와 복수의 이야기이며, 음악 역시 극적이고 오페라는 최소한으로 절제되어 있다. 즉 이 작품은 화려한 레이스로 포장되어 그 실체가 가려지고 있는, 베리스모의 정신에 입각한 베리스모 오페라인 것이다.
<페도라>는 여러 가지 점에서 푸치니의 <토스카>와 비교된다. 즉 첫째 모두 원작이 사르두의 희곡이며, 둘째 여주인공이 아주 유명한 여자이며, 셋째 매우 드라마틱한 진행과 급박한 반전이 이어지고, 넷째 베리스모 풍의 음악, 다섯째 테너의 로맨틱한 아리아, 여섯째 갑작스런 상황에서 여주인공은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죽음에 몸을 던진다는 것 등으로 모두 두 작품이 성공한 요인들이기도 하다.
이 오페라의 내용은 어쩌면 매우 간단하다. 여자는 자신의 연인인 남자1을 죽인 남자2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자2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남자2를 징벌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남자2로부터 그가 남자1을 죽인 것은 남자1이 남자2의 부인과 몰래 연애를 했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된다. 자기가 맏었던 남자1의 복수를 하다가 그가 자기를 속인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대신 그녀는 자기를 사랑하는 남자2를 받아들여 그와 사랑을 한다. 그러던중 자기가 이전에 세웠던 징벌의 계획대로 남자2의 형제와 어머니를 자신이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남자2에게 지은 씻을 수 없는 죄때문에 그녀는 자살한다.
초연 때의 로리스 역을 부른 엔리코 카루소는 이 작품으로 그의 명성을 일찍이 굳혔다. 키루소 이후 로리스 역은 모든 위대한 테너들이 다 그리고 마땅히 불러야 할 레퍼토리였다. 이 오페라가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오페라의 공연은 지난 백 년 동안 완전히 끊긴 적은 없었다.
카루소의 뒤를 이은 위대한 로리스로는 베니아미노 빌리와 조반니 마르티벨리, 라몬 비나이 그리고 마리오 델 모나코를 기억해야만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카레라스가 모두 이 작품의 부흥에 큰 기여를 했다. 그들은 드물게 2003년 밀라노 라 스칼라의 시즌 개막 공연에서 함께 로리스를 더블캐스팅으로 나누어 불렀다. 이 두 테너 덕분에 <페도라>는 최근 스칼라를 비롯하여 볼로냐, 메트 등에서 다시 레퍼토리에 이름을 올렸다.
페도라 역으로는 엠마 카멜리가 20세기 초엽까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페도라였다. 그 뒤를 마그다 올리베로, 마리아 칼라스 등이 이었다. 최근에는 단 한 명의 소프라노가 이 배역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이 하나의 역에 투신하였으니, 그녀가 미렐라 프레니이다. 이 역은 그녀가 가장 만년에까지 자신의 레퍼토리로 가지고 있는 유일한 이태리 오페라 배역인데, 라 스칼라 2003년의 도밍고와 카레라스 두 사람이 함께 선 공연에서 이 두 명의 테너를 모두 상대하며 페도라를 부른 유일한 소프라노가 프레니였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백과 / 이진경 글>
페도라
움베르토 조르다노
〈페도라〉는 복잡한 구성과 내용을 가졌지만 손을 놓을 수 없는 긴장감과 재미로 사랑을 받은 빅토리앙 사르두(Victorien Sardou)의 《페토라》의 우수함을 잘 표현한 오페라이다. 거기에 아리아 하나가 오페라를 대변한 정도의 인기를 얻기도 했다.
원작의 우수함을 음악에 담다
사르두는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극작가였다. 《페토라》는 극적인 구성이 복잡하지만 세밀한 묘사와 극적인 반전으로 읽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특히 사라 베르나르나 엘레노라 두세 등의 세계적인 여배우들의 연기로 남미에까지 알려진 작품이다. 1885년 조르다노는 사라 베르나르가 주인공을 맡은 무대를 보게 된 후, 이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 것을 결심하였다. 처음 젊은 작곡가 조르다노가 사르두에게 〈페도라〉의 오페라 작곡 허락 요청을 하였을 때, 작가 사르두는 이를 거절하였다. 그렇게 작곡가의 요청은 작곡가가 〈안드레아 셰니에〉의 성공으로 인정받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마침내 오페라화하는 것을 허락받은 작곡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작곡하기에 이른다. 원작의 복잡한 묘사와 복선은 오페라화하는 과정에서 다소 축소되었지만, 오페라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원작의 글을 한 줄도 놓치지 않고 모두 음악으로 표현하였다. 그렇게 열린 〈페토라〉의 초연은 작곡가의 지휘로 이루어졌고, 〈안드레아 셰니에〉와 함께 작곡가를 대표하는 오페라가 되었다.
관용어법으로 러시아를 표현하다
〈페도라〉를 작곡함에 있어 조르다노는 많은 부분에 있어 관용적인 표현을 사용하였다. 페테르부르크 블라디미르 백작의 응접실을 배경으로 하는 1막의 시작 합창은 불규칙한 러시아 리듬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2막의 시리에의 아리아의 선율은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알랴비예프(Alexander Alyab’yev)의 노래를 사용하였다. 손님의 퇴장으로 연결되는 춤곡은 글린카의 〈카마린스카야〉(1848)를 떠올리게 한다. 폴란드 피아니스트는 폴로네즈로 소개되며, 그의 녹턴을 쇼팽의 스타일을 패러디한 것이다. 스위스 별장을 배경인 3막은 스위스의 목동이 뿔피리를 부는 것을 연상시키는 목동의 선율로 시작한다. 이렇게 〈페도라〉의 많은 배경은 음악의 관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얽히고설킨 인연의 끝에서
러시아 황녀와 백작, 프랑스 외교관, 폴란드 피아니스트 등의 화려한 인물과 러시아, 파리, 스위스를 오고가는 화려한 배경을 가진 이 오페라는 사실 얽히고설킨 남녀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황녀 페도라와 블라디미르 안드레예비치 백작은 곧 결혼을 할 사이이다. 페도라는 블라디미르 백작 저택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지만, 블라디미르는 총에 맞아 실려 온다. 의사들이 그를 치료하려고 하였으나 블라디미르 대위는 죽음을 맞이한다. 백작이 총을 맞은 경위를 보다가 로리스 이파노프 백작이 그를 찾았다는 증언이 있어, 백작을 조사하기로 한다.
파리, 페도라의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로리스 백작을 본 페도라는 그에게 접근해서 그의 약혼자를 죽인 것에 대한 자백을 받으려고 한다. 한편 이를 지켜본 의사 보로프가 로리스에게 위험에 빠진 것 같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로리스는 페도라에게 반하여 자신의 사랑을 담아 고백한다. 페도라가 자신은 곧 러시아로 돌아가는 것을 전하자, 로리스는 자신이 귀국할 수 없는 사정을 이야기한다. 페도라는 로리스의 자백에 페테르부르크 경찰청장인 야리스킨 장군에게 로리스의 범행을 밀고하고, 경찰 간부인 그레치는 로리스를 체포하겠다고 말한다. 그레치가 자리를 비운 후 들어온 로리스는 페도라에게 자신이 블라디미르 백작을 죽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한다. 그의 아내 완다가 블라디미르와 불륜관계에 있었다는 내용이다. 과거를 들은 페도라는 약혼자의 부도덕함에 화를 내며 로리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위로한다.
알프스가 보이는 페도라의 별장에서 로리스와 페도라는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올가와 시리에가 방문하여 폴란드 피아니스트가 러시아 황실의 비밀 첩보원이었다는 사실과 경찰청장이 살인혐의로 로리스의 형을 체포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혼자 남은 페도라는 자책감에 휩싸인다. 한편 로리스는 보로프에게 두 가지 정보를 받는다. 하나는 자신이 사면을 받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러시아 여자의 자백으로 자신의 형이 경찰청장의 손에 죽었으며 어머니 역시 돌아가셨다는 내용이다. 흥분한 로리스는 그 러시아 여자를 찾으려고 하자 페도라는 그녀 대신에 용서를 구한다. 그러나 페도라가 그 러시아여인임을 눈치 챈 로리스의 분노로 페도라는 준비한 독을 마시고 자살한다. 죽어가는 그녀를 바라보며 로리스는 그녀를 용서한다고 말한다.
2막 로리스의 아리아 ‘멈출 수 없는 사랑’(Amor ti vieta)
〈페도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로 연주회에서 앙코르 작품으로 많이 불린다. 로리스 백작이 페도라에게 자신의 사랑을 담아 고백하는 아리아이다. 단 한 번의 반복도 없는 이 아리아는 대략 2분이 안 되는 짧은 곡이다. 초연 날 이 아리아는 순식간에 관객들의 마음을 휘어잡으면서, 로리스 역을 맡은 엔리코 카루소는 앙코르로 이 곡을 다시 불렀다고 한다. 플라시도 도밍고는 “아리아 하나는 아름답지만, 사실 전체적으로 길고 지루한 작품”이라고 했는데, 도밍고가 말한 아름다운 아리아가 바로 이 로리스의 아리아이다. 영화 〈로마 위드 러브〉의 OST로도 사용되었다.
첫댓글 <불멸의 오페라 1 / 박종호> ★★★
메트 판의 두 주역이 그대로 나오지만, 4년이 앞선 만큼 미렐라 프레니(페도라 역)와 플라시도 도밍고(로리스 역)가 훨씬 젊고 박력 넘치는 모습을 보여 준다. 프레니의 가창은 훨씬 힘이 있고 도밍고 역시 더욱 유연한 노래를 들려준다. 알레산드로 코르벨리(시리에 역) 등 다른 조역들도 훌륭하여, 라 스칼라의 명성을 확인시킨다. 메트 판 같은 아기자기함보다는 서늘하고 세련된 아름다움과 보폭이 큰 연출로서 <페도라>의 또 다른 맛을 잘 살려 놓았다. 노장 자난드레아 가바체니의 지휘도 대단히 훌륭하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2.11 22:1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2.11 22:1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2.23 14:32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2.23 15:0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4.27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