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의 추억
가을이 오는가 싶더니 끝자락을 내리고 있습니다. 낼모레가 입동(立冬)이니 겨울의 입구로 들어섰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상 기후 때문에 낮에는 아직도 반팔을 입을 정도입니다만, 느닷없이 쌓인 낙엽 위로 찬서리가 내리겠지요.
오늘은 연탄 이야기 조금 해볼까 합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 하실 이야기 많으신 분 계시겠지요. 아니면 생각하기도 싫다는 분도 계시겠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는 왜 엄마만 연탄을 갈고 사셨는지 모르겠어요. ‘간다’는 말 아시겠지요? 겨울이면 이른 새벽 콜록콜록 기침을 하시면서 연탄을 바꿔넣으시던 엄마 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깨곤 했습니다. 우리 집 아궁이 옆에는 오래되고 못쓰게 된 부엌칼이 있었습니다. 떨어질 때가 되었는데도 붙어만 있는 연탄 사이를 칼로 떼어놓았지요. 그러다가 연탄이 깨지기라도 하면 일은 더 커지고 복잡했습니다.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신문에서 연탄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아직도 전국에 7만 4천여 가구가 연탄을 쓰는데, 기름값 뿐만 아니라 전기요금도 치솟아서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후원을 받았었는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후원자도, 날라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40~50년 전 기침을 콜록이면서 연탄을 갈아 넣었던 엄마들이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문 기사는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에너지 취약계층은 여름에는 또 폭염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연탄 뿐 아니라 기름이나 가스를 쓰는 사람들의 형편도 녹녹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의 체온이 그리워지는 것 아니겠어요? 체온이 다른 이에게 그리움이면 좋은 것 아니겠어요? 연탄 한 장 가격이 850원이라는데 배달까지 해주는 값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연탄! 가느라 고생하셨던 어머니들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