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의 예방과 치료
운동으로 근육 강화… 2시간 이상 운전 피해야 결혼 1년차 직장인 정지원(33)씨는 주말을 맞아 봄맞이 대청소를 하기 위해 소파를 옮기던 중 급작스런 허리 통증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찜질하면 낫겠거니 하고 주말 내내 누워 있었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아 검사해보니 4번과 5번 요추 사이 디스크가 파열돼 있었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은 "요즘 병원을 찾는 허리 디스크 환자 중에는 봄철 대청소를 위해 집 안 가구를 옮기다 허리를 삐끗해 오는 경우가 있다"며 "허리 디스크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잘못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생기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외부 충격으로 허리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빠져나가게 되면 디스크가 주위에 있는 다리의 신경을 압박하게 돼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허리 디스크 즉,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사고로 인한 외상뿐만 아니라 평소 허리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이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척추의 기능을 약화시키다가 척수신경을 압박할 정도로 증상이 진행되면 척추 디스크가 발병할 수도 있다.
젊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건강한 디스크라도 지속적으로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젊은 나이에도 퇴행현상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 디스크를 진단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자리에 바로 누워서 다리를 위로 들어 올리는 하지직거상 검사가 있다. 무릎을 편 상태로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통증이 있으면 허리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 잘못된 생활습관은 척추의 기능을 악화시켜 허리 디스크를 유발한다. 고도일 원장이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
허리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평소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취하고 가급적 무거운 물건 드는 것을 피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물건을 혼자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허리를 세우고 물건을 몸에 바짝 붙여서 들어야 한다. 양반다리를 하고 오래 앉아 있거나 의자 끝에 허리를 비스듬하게 앉는 것은 허리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다리를 꼬고 앉는 것도 허리에 좋지 않다.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하는 직장인의 경우 1시간에 한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5분 정도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아무리 좋은 자세라고 해도 같은 자세를 15분 이상 지속하는 것은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주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인 운동으로 허리 주변 근육을 튼튼히 해주는 것이 좋다. 허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운동은 걷기다. 걷기운동은 척추·무릎관절·물렁뼈 등에 충격을 주지 않고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준다. 수영도 허리 강화에 좋은 운동이다.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에도 자주 휴게소에 들러 차에서 내린 후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인다. 2시간 이상 연속 운전은 삼가는 것이 좋다.
예전엔 허리 디스크에 걸리면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는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시술법이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이다. 국소마취 후 지름 1~2㎜의 특수 제작된 카테터(가는 관)를 통증 부위까지 삽입해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을 없애주는 시술법이다. 고도일 원장은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은 시술 시간이 20~30분이면 충분하다"며 "시술 후 1시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빨라 바쁜 직장인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노인은 물론 당뇨, 혈압 등 만성질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절개하지 않아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주사치료나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 고주파수핵감압제거술로 치료할 수 있다. 고주파수핵감압제거술은 피부 절개 없이 내시경과 실시간 영상장치를 통해 디스크를 들여다보면서 가는 주삿바늘을 직접 디스크 내에 주입한 후 저온 고주파열을 가해 디스크 속 압력을 낮춰줌으로써 튀어나왔던 디스크를 제자리로 되돌리는 시술이다. 필요한 경우 튀어나온 디스크를 직접 제거할 수도 있다.
출처 : 2011.04.18 글 한상헌 기자 ㅣ 사진 한준호 기자 ㅣ 도움말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