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기 띠러요~’
친구들에게 놀림거리인 발음장애,대부분 설소대 단축증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한 달 정도 된 민정(가명, 여아 8세)이는 발음이 어눌하다고 놀리는 친구들 때문에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다. 민정이는 어릴 때부터 줄곧 혀 짧은 소리로 말을 했지만 막내라 귀엽게만 여긴 부모들은 ‘크면 나아지겠지‘하는 마음으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그러나 민정이가 학교가기를 완강히 거부하자 병원을 찾았다. 진료 결과 혀와 입을 연결해주는 설소대가 너무 짧은 설소대 단축증이었다. 설소대가 짧아 혀를 충분히 움직이지 못해 발음장애가 있다는 것이다. 민정이는 설소대 절개술을 받았고 발음교정을 위한 언어치료를 받고 있다.
발음은 정상아동의 경우라도 8~9세가 돼야 비로소 어른 수준에 도달하므로, 한창 말을 배워가는 아동기의 발음 장애는 큰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특별한 신체적 이상이 없는 건강한 만 3세 아동에게서 관찰되는 발음 장애는 정상 발달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다. 그러나 만 4세가 되었는데도 부모나 가족 외에는 아동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경우에는 발음장애의 원인을 찾아 치료해주어야 한다. 을지의대 을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구영진 교수는 “발음이 나쁠 경우, 당장 의사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에 아동 자신이 답답해하고,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놀림을 받을 수 있어 수줍음이 많은 아동에게는 심리적 위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발음 장애는 되도록 초등학교 입학 전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발음 장애 아동의 40~50%는 흔히 발음 문제 뿐 아니라 언어 발달 자체가 늦어 말귀(언어 이해)가 늦거나, 단어나 문장 연결이 안돼 대화가 잘 안되거나, 말 수가 적은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발음 교정뿐 아니라 자기 표현력이나 상대방 말을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언어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발음 장애의 원인으로는 청각장애, 정신적 지체, 신경 운동적 결함, 언청이, 언어 발달 지연 등 많은 질환이 있으나 아동에게서 볼 수 있는 가벼운 발음장애는 설소대 단축증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소대란 혀 밑에 붙어있는 점막으로 이루어져 있는 띠를 말하는데 설소대가 짧아서 혀가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설소대 단축증이라고 한다. 설소대 단축증은 설소대의 단축 정도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설소대 단축증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소리는 혀끝의 움직임이 정교해야 하는 /ㄹ/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고 /ㅅ/, /ㅆ/ 등의 치조음도 방해를 받을 수 있다. /ㄹ/의 경우, 끝소리 위치에서 혀끝이 올라가는 경우(예; 말)와 첫소리 위치에서 튕겨지는 소리(예; 노래) 등에서 혀 움직임의 범위가 제한되어 하고자 하는 말소리가 왜곡되거나 비슷한 위치에서 나는 다른 말소리로 대치되거나(예; 노래→노대), 생략되는(예; 노래→노애) 경우도 있다.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최선명 교수는 “혀가 조금 짧다고 해서 모두 혀 짧은소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혀의 움직임이 가능한 범위에서 정상적인 말소리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설소대가 너무 짧아 발음장애를 일으킨다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설소대 단축증의 경우는 되도록 빨리 발견해 치료해 주는 것이 좋다. 자녀가 만 2~3세가 되면, 아이의 설소대가 짧아 발음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부모가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혀를 최대한 내밀었을 때 혀끝이 아랫입술을 지나치지 못하는 경우다. 가끔 발음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크면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아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성장하면서 혀의 움직임이 민첩해지지 못하고 뻣뻣해져 특정 발음을 못해 자신의 콤플렉스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민정이 처럼 수술 적기가 지난 후에라도 수술을 통해 혀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만들어 올바른 발음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장기간에 걸쳐 혀가 짧은 상태에서 발음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으므로 수술을 받자마자 발음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상당 기간 후에도 발음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언어치료를 받아야 한다
설소대 절개술은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한 수술이지만 소아의 경우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초등학생 이상인 경우는 국소마취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여부는 이학적 검사, 조음 검사, 자음 정확도 검사 등의 객관적인 검사와 환자 스스로 느끼는 발음상의 주관적인 만족감 등을 함께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최선명 교수, 소아청소년정신과 구영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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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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