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웃는다. 하늘도 같이 웃는다. 송암코트에서 10월 3일과 4일에 열린 춘천오픈전국대학동아리테니스 대회는 올해로 3년째. 350여명이 참석했다. 비트로 티셔츠를 참가품으로 주었다.
서울대학교는 총 여섯 팀이 참석해 최다 출전 상을 받았다. 50점이 넘는 행운상품을 호명 할 때마다 학생들은 티 없이 기쁜 표정을 발산했다. 대전에서 올라온 한 남학생은 장기자랑으로 노래를 부르고 라켓을 받았다. 학생들은 "앵콜 앵콜!"을 연발했다. 자유분방한 대회 입장식은 젊음 그 자체를 발산하는 분위기였다
게임은 첫날 금배와 은배로 나누어 단체전을 하고 이튿날 개인전을 하였다. 작년과는 달리 단체전 여성부를 따로 하지 않았다. 은배에서 혼합복식을 하거나 여성 팀끼리 파트너 하여 게임을 하도록 했다. 실력이 탄탄한 여성 팀들은 남자 팀을 이겼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을 만났다. 고려대 미디어학부로 유학 온 박제냐. 1년 전에 한국에 온 박제냐는 테니스 구력 4년. 3개 국어를 한다는 박 양은 "춘천의 송암 테니스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만들어진 멋진 테니스 코트다. 한 곳에서 이렇게 많은 코트를 본 것은 처음이다"며 "한국 테니스는 매너가 좋다. 서로 예의를 지키는 것을 배웠다. 또 한국의 음식이 최고다"며 매끄러운 표현으로 한국 예찬을 했다.
애국자도 만났다. 29세의 강원대학교에 적을 둔 이동철은 결혼해 아이 넷을 데리고 참가했다. 20대 초반에 결혼한 강군은 현재 소방서에 취직이 되어 휴학한 대학생 신분이라고 했다. 강원대가 단체전 3연패를 하게 한 실력 쟁쟁한 주인공답게 인생도 풍요롭게 살고 있었다.
가장 나이 드신 참가자는 추종호 남서울대 교수. 작년과 똑 같이 학생 40여 명을 이끌고 참석했다. 추 교수는 춘천의 대학생 대회가 일반 대회와 차별화 되어 좋은 점을 설명했다.
첫째, 패자부활전을 한다. 예선 탈락을 하고 나서도 패자전에서 입상하면 푸짐한 닭갈비를 받는다는 점.
둘째, 경기장이 많아 기다리는 시간 없이 곧바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
셋째. 춘천의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점.
넷째, 선배들도 대회에 참가 할 수 있도록 한 점.
또 추 교수는 "11월 8일에 가평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대학생 대회를 한다. 청소년을 위한 체전인데 대학생 테니스부는 올해 처음으로 신설이 되었다"며 홍보를 했다.
오후 4시가 되자 송암코트는 온통 닭갈비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흠뻑 땀을 흘린 학생들은 시원한 생맥주와 닭갈비 파티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천안에서 온 단국대 치대 생들은 입을 모아 칭찬했다. "춘천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점심에 제공해 준 비빔밥도 맛있었는데 야외에서 먹는 닭갈비는 최고의 맛이다. 춘천이 테니스 환경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고 했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임원진들은 소리 없이 학생들의 불편을 살폈다. 조용하면서도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사불란하게 대회를 진행했다. 손발이 척척 맞았다.
한광호 준비위원장은 "작년에 비해 참가자가 20팀 정도 늘었다. 희망적이다. 학생들이 대회에 참석한다는 마음보다는 MT 여행을 온 기분으로 방문하면 좋겠다"며 "내년에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저녁 파티를 열어 줄 계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넓은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타연주를 하고, 각 대학별 장기자랑을 하면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풍경을 연상만 해도 낭만에 젖는다. 춘천오픈전국대학동아리테니스 대회는 대학생테니스대회의 명물로 자리잡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한 미래가 보인다.
대회결과
단체전 금배
1위-강원대
2위-서울대A
3위-연세대A 충남대
단체전 은배
1위-서울대B
2위-고려대PECT
3위-서울시립대A, 강릉원주대
개인전 금배
1위-손준태 전성민
2위-박중화 차호영
3위-고창현 김경수, 최한민 박현도
개인전 은배
1위-함희건 안상율
2위-김준현 최윤식
3위-백주열 전영규, 박준우 양현수
여자 개인전
1위-박은혜 최유미
2위-류해인 유연수
3위-이난영 김한나, 이가현 이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