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 학원. 홈쇼핑. 돈까스....
9개 사업 성공 '사업귀재'
벤처 인수 후 빠른 엑시트
창업 선순환구조 만들것
"한국의 손정의가 되고 싶다"
올해 초 500개 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히며 벤처업계에 등장했던 김충범 500볼트 대표(40). 500볼트가 출범한 지 불과 8개월이 지났지만 회사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인수한 업체만 25개. 10년 안에 500개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그의 포부가 비현실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는 30년 동안 5000여개의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며 "손 대표처럼 벤처업계에서 큰 획을 긋는 인물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사실 벤처기업을 인수해 연합군을 구성하는 사업 구조는 '옐로 모바일'이라는 업체가 처음으로 들고 나왔다. 500볼트에 대해 '제2의 옐로 모바일'의 등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벤처를 인수하는 방식은 같지만 사업 목표가 옐로 모바일과는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500볼트는 옐로 모바일과는 달리 '빠른 엑시트(투자 회수)전략'을 내세운다.
계열사의 가치가 상승하면 국내외 증시 상장, 사모투자회사(PE)에 매각 등을 통해 빠르게 투자 회수에 나서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체들이 엑시트하는 데는 미국(6.8년)에 비해 두 배 정도 긴 12년이 걸린다"며 "보다 빠른 엑시트 전략이 있어야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해당 자금이 다시 재창업 및 투자로 벤처업계로 들어오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 대표는 15년 동안 9개 사업을 벌이면서 단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새로 시작하는 사업마다 업계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몄다.
사업가로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은 대학교 3학년 때다. 산업용 마스크업체 도부라이프텍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2000년에 갑자기 쓰러졌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최고경영자가 됐다. 첫 출근 때 마주친 사람들은 채권자들이었다. '언제 돈 갚을 거냐'는 닥달이 취임인사였다.
어린 나이에 경험도 일천했던 김 대표는 사무실보다는 공장이 좋았다. 현장을 파악하고 나니 자신감이 붙었다. 그를 바라보는 임직원들의 눈길에서도 신뢰가 생겨났다. 그렇게 10여 년을 지나면서 두부라이프텍은 국내 산업용 방진마스크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후 그는 또 다른 사업을 시작했다. 라오스에서 숯을 수입해 매달 수억 원을 벌기도 했고 학원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11년에는 홈쇼핑 사업에 뛰어들어 개그맨 정형돈과 같이 '도니도니 돈까스'를 팔기도 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유명한 돈가스집은 모두 찾아가 직접 맛을 봤다. 도니도니 돈까스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당시 모든 홈쇼핑 기록을 갈아치웠다. 냉동식품으로는 기록적인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연이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제조업체서 탄탄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수익성 분석이 기본이 도다 보니 큰 실패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약력) 1976년 서울 출생
1995년 대원고등학교 졸업
2001년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 졸업
2000년 도부라이프텍 대표
2009년 고려대학교 MBA
2014년 아시아벤처얼라이언스 대표
2015년 500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