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신용협동조합(신협)만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리고 있는 ‘2014 세계신협협의회(WOCCU·World Council of Credit Unions)’ 총회에 참석한 WOCCU 임원단은 28일 한국 언론과 만나 신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신협의 경쟁력은 신협의 철학에서 나온다. 그레고즈 바이에레키 협의회 회장 겸 폴란드 신협 회장은 “폴란드 사람들은 조합원의 경제사정이 나빠졌다고 해서 신협이 대출 상환을 요구하는 등 바로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상업은행과의 경쟁에서 폴란드 신협이 경쟁력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메시지가 잘 공유되고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때 새 조합원이 유입되고 조직이 더 탄탄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2011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 이후 거대 금융사들의 탐욕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많은 사람들이 대형 은행 계좌를 지역의 소형 은행이나 신협으로 옮겼다. 이익 창출보다는 조합원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신협의 방식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신협은 현재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다. 우선 ‘조합원 고령화’다. 신협 조합원 평균 연령은 48세다. 브라이언 브랜치 협의회 사무총장은 20, 30대 조합원 발굴을 위해 모바일 뱅킹 및 다양한 온라인 거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니엘 번즈 협의회 부회장도 “온라인 뱅킹 구축과 함께 SNS 채널을 활용하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페 운영자 설명 : 한국신협은 이미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규제다. 금융당국이 신협에 상업은행 수준의 건전성 기준 등을 적용하면서 신협의 특수성이 희석될 위기에 놓였다. 브랜치 사무총장은 “신협은 크고 작은 조합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규제로 인식되는 ‘지역조합 공동유대(영업구역)’에 대해선 조합원의 경제권·생활권에 따른 범위 설정이 더 적합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현재 국내 신협의 영업구역은 특별시·광역시의 경우 구(區) 단위로 제한돼 있다. 중소도시는 시(市)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WOCCU 총회는 매년 회원 간 교류와 협력 증진을 위해 열리는 행사다. 올해는 지난 7월 26일 개막해 31일까지 ‘21세기 신협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다. 전 세계 45개국 1845명이 참가했다.
국민일보 2014.07.30. 박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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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협협의회(WOCCU; World Council of Credit Unions) 총회가 7월 26일(현지시각)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개막됐다.
'21세기 신협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총회는 전 세계 45개국 1,845명이 참석했다.
지난 2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나흘간에 걸쳐 기조강연을 비롯해, '21세기의 신협,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토론과 신협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 20~30대 조합원 유입을 통한 성장전략, 신협의 지불결제 시스템, 조합원 서비스 성공전략, 국제 신협 경영 트렌드, 관련 법규 및 제도 등 20여 개의 소주제별 포럼이 열린다.
한국에서는 문철상 신협중앙회장을 비롯한 14명의 대표단이 참석한다.
문회장은 30일 한국신협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강연자로 나선다.
이번 총회에서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신협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신협은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탄탄한 건전성을 유지, 건실한 금융기관으로 떠올랐다.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험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상업은행과 달리 신협은 조합원들에게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보수적으로 운용해온 덕분이다. 신협은 또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금융소외계층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등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이 같은 점이 부각되면서 2008년 전세계적으로 파급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 당시 '대형은행 계좌를 폐쇄하고 신협으로 옮기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계신협협의회에 속한 신협 수는 총 101국 5만 5천952개로 이들 신협에 가입한 조합원은 2억20만명, 총자산은 1조 6천939억 달러에 달한다.
브라이언 브랜치(Brian Branch) 세계신협협의회(WOCCU) 사무총장은 28일 개막연설에서 "신협은 조합원과 신협의 상호 충성도, 즉 서로에 대한 충성도가 신협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한 후 "현재 신협은 중요한 기회를 앞두고 있다"며 "마케팅 혁신, 모바일 서비스 강화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춰 젊고 참신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인일보(2014.07.30), 김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