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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114 (월)
- 나팔꽃과 비슷하게 생긴 꽃들 ① :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33)
- 식물이야기 (133)
바쁘고 어렵게 살다보니 어릴 적 아침마다 방긋 웃는 나팔꽃을 보며
즐거워하던 추억도 잊어버리고 삽니다.
나팔꽃을 모르시는 분들은 안 계실 텐데,
우리 주위에는 나팔꽃과 비슷하게 생긴 꽃들이 의외로 여럿 있습니다.
세상의 약 74억의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게 생겼는데,
물론 쌍둥이들이 비슷하게 생겼다고는 하지만 아주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무수한 꽃들도 같은 이름을 가진 식물의 꽃들은 서로 비슷하게
생겼습니다만 엄밀하게 따지면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어도 서로 다르게
생겼습니다.
오늘은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나팔꽃을 닮은 모습을 가진 꽃들을
살펴봅니다.
그들에는 “나팔꽃” 이외에 “메꽃”, “고구마”, “페튜니아”, “능소화” 등이 있는데,
그 이외에 나팔꽃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조금 길쭉한 모습의 꽃을 가진 “담배”와
또 아예 “나팔”이라는 이름을 가진 “천사의 나팔(Angel's Trumpet)"이라는 꽃도
있습니다.
이들 중에 나팔꽃, 메꽃, 고구마는 “메꽃과”, 담배와 페튜니아, 천사의 나팔은
“가지과”, 능소화는 “능소화과”에 속합니다.
또 흥미로운 것은 나팔꽃, 메꽃, 고구마, 능소화는 덩굴식물이고
페튜니아는 반덩굴성식물이라는 것인데, 담배와 천사의 나팔은 덩굴성은
아니지만 독성이 있는 식물입니다.
* 아주 흔한 풀은 아니지만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 중에 천사의 나팔과 같이
가지과에 속하면서 같은 계통으로 보는 “독말풀(독말풀, 흰독말풀, 털독말풀)”이
있는데, 옅은 자주색과 흰색의 꽃이 피고 나팔꽃과 천사의 나팔꽃을 많이
닮았으며 천사의 나팔과 함께 독성이 강해서 만지지 말고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 특히 이는 독성이 강해서 “천사의 나팔”에 대응하여 “악마의 나팔”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 오늘 올리지는 않지만 요즘 요리 프로그램에서 가끔 언급되는 채소 중에서
메꽃과에 속하는 “공심채(空心菜)”는 나팔꽃과 형제 사이로 꽃은 조그마한
나팔꽃처럼 생겼는데, 줄기의 속이 비어있어서 “공심채(空心菜)”라 부릅니다.
* 또 추억의 꽃인 “분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록 조그맣지만 나팔꽃과 비슷하고 또 석류나무꽃이나 오동나무꽃도
생김새가 나팔꽃을 닮았고 그 이외에도 나팔꽃과 비슷한 꽃이 여럿 있습니다.
- 분꽃은 오후 늦게 꽃을 피우고 밤새 피어 있다가 아침이 되면 집니다.
그래서 영어이름이 “Four O'clock"입니다. ”오후 4시“라는 뜻이지요.
- 이렇게 밤에 피는 꽃들인 “분꽃”, “박꽃”, “달맞이꽃”, “흰독말풀”
그리고 유명한 중국노래제목이기도 한 “야래향(夜來香)” 꽃들은
밤에 활동하는 나방들이 꽃가루받이를 해 줍니다.
* 이야기가 길어서 두 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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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팔꽃
- 나팔꽃은 메꽃과의 한해살이풀이며 덩굴성식물로
- 원래 인도가 원산지로서 관상용과 또 씨앗을 약으로 쓰려고 들여와
전국각지에 흔히 심고 있는 일종의 귀화식물입니다.
- 나팔꽃은 견우화(牽牛花), 견우랑(牽牛郞), 조양화(朝陽花), 조안화(朝顔花),
나팔화 등으로도 불리는데,
- 영어로는 “morning glory"라는 멋진 이름으로 불립니다.
* 일본에서는 나팔꽃을 “조안(朝顔)=아사가오=아침 얼굴”, 다음에 소개하는 메꽃을
“주안(晝顔)=히루가오=낮 얼굴“, 박꽃을 ”석안(夕顔)=유가오=저녁 얼굴“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 나팔꽃은 햇볕이 잘 들고 기온이 높은 곳에서 잘 자라는데,
- 온몸에 털이 나고 줄기는 덩굴집니다.
- 잎은 어긋나기인데, 일반적으로 잎이 심장꼴로 세 갈래로 갈라지지만
“둥근잎나팔꽃”의 잎은 갈라지지 않습니다.
- 7~8월에 피는 꽃은 남보라색이 가장 흔하지만, 푸른색, 흰색, 자주색,
붉은색 등도 꽤 있는데, 꽃받침이 다섯 갈래로 갈라지고
암술은 1개, 수술은 5개입니다.
-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 또는 “덧없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 9~10월에 익는 열매는 삭과(蒴果)로 동글납작하며 속이 세 칸으로 나뉘어 있고
칸마다 검거나 또는 잿빛이나 연한 밤색의 씨앗이 두 개씩 들어 있습니다.
- 한방에서는 씨앗을 견우자(牽牛子), 흑축(黑丑=검은 씨앗=주로 푸른색이나
붉은색 계열의 꽃에서 열림), 백축(白丑=잿빛이나 연한 밤색씨앗=주로 흰색의
꽃에서 열림)이라고 하여 약으로 쓰는데, 몸이 붓고 다리가 아프거나
기생충 때문에 소화가 안 될 때 등에 씁니다.
* 나팔꽃 씨앗을 견우자(牽牛子)라고 부르게 된 배경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데,
- 옛날 한 농부가 나팔꽃 씨의 약효가 좋다고 하여 집에 기르던
소를 끌고 가서 이 약으로 바꾸어 왔다고 해서 견우자라고 불렀다고 하며,
- 또 들과 밭에 나팔꽃이 자라기 시작하면 소를 끌고 다닐 때
약이 필요 없다고 해서 견우자라고 부른다고도 하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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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메꽃
- 이름 그대로 메꽃과에 속하며, 나팔꽃과는 달리 여러해살이풀인
덩굴성식물입니다.
- 우리나라 전역의 들판, 논둑, 밭둑, 길가 등의 약간 습기 있는 곳에서
저절로 잘 자라는데,
- 땅속의 희고 굵은 뿌리가 사방으로 뻗으며, 뿌리줄기 곳곳에서 새싹이 나와
덩굴줄기로 자라며, 이 덩굴줄기는 가늘어서 무엇이든지 감고 올라갑니다.
- 감고 올라갈 물체가 없으면 땅위로 넓게 퍼지든지
옆에 있는 풀이나 나무를 덮으면서 자라는데, 길이는 2m 정도입니다.
- 이름은 메꽃, 머마, 메마, 선화(旋花) 등으로도 불립니다.
- 잎은 어긋나기이며 길이 5~10cm, 너비 2~7cm로 길쭉한 모양이고
잎자루가 깁니다.
- 6~8월에 피는 꽃은 지름 약 5cm로 긴 꽃줄기에 한 송이 씩 달리는데,
나팔꽃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으며,
- 색깔은 옅은 분홍색인데 아래쪽이 좀 희며, 꽃받침이 다섯 갈래로 갈라지고
암술은 1개, 수술은 5개입니다.
- 메꽃의 꽃말은 “속박”, “충성”, “수줍음” 등입니다.
- 열매는 삭과(蒴果)로서 9~10월에 익지만 씨는 거의 맺지 않습니다.
- 옛날에는 굵게 덩어리진 뿌리줄기를 쪄서 간식으로 먹거나
쌀에 섞어 밥을 지어 먹기도 했고
- 또 뿌리줄기를 약으로 쓰는데, 오줌을 잘 나오게 하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며 열이나 혈압을 내린다고 합니다.
* 비슷한 종류로는 꽃이 큰 “큰메꽃”, 꽃이 작은 “애기메꽃” 그리고
주로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갯메꽃” 등이 있는데,
겉모양은 거의 비슷하지만 잎의 생김새가 조금씩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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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구마
- 고구마는 워낙 잘 아시니까 따로 설명한다는 것이 우스울 정도입니다.
- 고구마는 메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덩굴성식물입니다.
- 원래 열대의 중앙아메리카 원산이며 전분자원으로 들여와
전국각지 농가에서 밭에 재배하는 귀화식물로서,
- 다른 이름으로는 감서(甘薯), 양감서(洋甘薯), 단고구마, 밤고구마 등으로도
불리고
- 영어로는 “sweet potato"라고 합니다.
- 조선 영조 때 조엄(趙曮)이 통신사로 일본에 갔을 때 대마도에서
고구마 종자를 가져오고 그 보장법(保藏法)과 재배법을 아울러 보급,
구황(救荒)의 재료로 널리 이용되게 했습니다.
- 처음에는 부산과 제주도 등지에서 먼저 심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고구마를 “조저(趙藷)”라고 부르며, 고구마라는 말 자체가 그가 지은
≪해사일기(海槎日記)≫에서 일본인이 이를 “고귀위마(古貴爲麻)”라고
부른다고 기록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 고구마는 따로 씨를 뿌리지 않고 이른 봄에 덩이뿌리를 눕혀서 땅에 얕게
묻어 놓으면 싹이 나오고 이 싹을 잘라서 밭에 심으면 줄기가 자라는데,
이 줄기가 땅위를 기다가 땅에 닿는 부위에서 뿌리를 내려 자랍니다.
- 꽃은 잘 피지 않지만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긴 꽃자루에
붉은 자주색으로 나팔 모양의 꽃이 5~6송이 모여 피는데,
암술은 1개, 수술은 5개입니다.
- 고구마 꽃의 꽃말은 “행운”인데,
그만큼 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는 뜻이겠습니다.
- 열매 역시 잘 여물지 않는데,
9~10월에 삭과(蒴果)로 열리며 공처럼 둥근 모습입니다.
- 잎자루와 덩이뿌리를 식용, 약용 등 각종 목적으로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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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마치고 다음의 (2)편에서 다시 계속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꽃에 괸한 강의 시군요. 나팔꽃이외에는 메꽃과 고구마 꽃은 처음 봅니다. 이쁘네요. 최근 이천에 들렸다.엄기산 선배가 심은 밤 고구미를 한 상자 주셔서 요즘 궁금할 때 간식 거리로 맛있게 먹고 있어 보기 어렵다는 이 꽃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꽃말도 행운이라. 내년 가을엔 고구마만 얻어올게 아니고 꽃보러 가야겠네요. 누구에게나 행운은 필요하잖아요. 학장님 감사합니다. 2탄이 기다려집니다.
고구마 꽃은 워낙 잘 피지 않아서 보기가 어렵습니다만, 메꽃은 웬만한 길가에서 아주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내년 여름에 한 번 찾아보시지요. 우리가 즐겨 먹는 감자와 고구마는 일반적으로 비슷하게 생각합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아주 다릅니다. 감자는 가지과, 고구마는 메꽃과에 속하고, 감자는 줄기가 변한 것을 먹고, 고구마는 뿌리를 먹습니다. 감자는 씨눈을 심어서 키우고 고구마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줄기를 잘라서 심어 키우는 등등입니다. 참고로 감자꽃은 매우 예쁘게 생겼고 또 아주 잘 피므로 보기가 쉬운데, 감자를 크게 키우기 위하여 꽃을 일찍 따주는 경향이 있어서 열매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낳꽃 얘기 잘 보았어요. 비슷비슷해서 구분이 잘 안돼 구녕 눈으로는 그냥 지나치게 되는 꽃들 같아요. 고구마 꽃도 정말 오랜만에 보았구요.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옛날에는 고구마 한 가마에 쌀 한 말이었는데 지금은 고구마나 쌀이나 거의 같은 값이라고 합디다. 세상이 많이 변한게죠. 시골 우리집에서는 매년 고구마 50가마 정도를 수확했었는데 지금이라면 상당히 큰 돈이 될 뻔해겠어요. 학장님의 수고로 잘 공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어릴 적 할머니댁에서 고구마를 심어서 고구마에 얽힌 추억이 많습니다. 고구마는 키우기도 비교적 쉽고 또 잘 자라서 크게 농사짓는 사람들도 많지만 조그마한 빈 터에서 기르는 모습도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구마 잎은 풍성하고 보기도 좋아서 지나갈 적마다 들여다 보며 미소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