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hwp
[ 테스 ] - 순결에 대해
Tess of the D’Urberviles ( 더버빌 가의 테스 ) 테스 – 토머스 하디 원작
2019학년도 신목중학교 11006 박서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테스’라는 이 책은 순결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순결에 대해, 그리고 그 시대 당시 순결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을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여주인공인 테스는 가난한 집안 때문에 돈을 벌러 간 더버빌 저택의 아들 알렉 더버빌에게 강제로 순결을 빼앗기고, 도망쳐 나와 다른 농장에서 일하다가 엔젤 클레어를 만난다. 둘은 사랑에 빠지고 엔젤은 테스에게 청혼을 하고, 테스는 엔젤이 자신의 과거를 알고 실망할까 두려워 거절하지만 끝내 둘은 결혼을 한다. 결혼 첫날밤 테스와 엔젤은 서로의 과거에 대해 말한다. 테스는 엔젤의 과거를 용서하지만, 엔젤은 테스의 과거를 듣고 크게 실망한다. 이때 테스가
“엔젤, 나를 용서해 주세요! 같은 일로 나는 당신을 용서했잖아요!”
라고 안타깝게 애원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던 장면이다. 이후 엔젤은 테스를 사랑하지만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이 더 커 테스를 떠나 브라질로 가고. 테스는 엔젤을 기다리지만 너무나 힘들어 돌아오라는 알렉의 유혹에 넘어가 버린다. 하지만 타이밍 참, 엔젤은 다시 돌아오고 테스는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한다. 테스는 알렉을 죽이고 엔젤과 며칠만이라도 행복하게 지내다가 사형을 당하게 된다.
이처럼 테스의 삶은 너무나 힘들고 억울한 삶이다. 테스가 알렉에게 순결을 빼앗기지 않았다면? 테스가 알렉과 있을 때 긴장을 풀고 있지 않았다면? 테스의 삶이 이렇게 되었을까? 테스는 그 시절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여자아이였다. 돈 때문에 돈을 벌러간 곳에서 이런 일을 당하고 온 테스를 본 부모님은 슬퍼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아니, 왜 그런 일이 있었으면서 그와 결혼하지 않는 거냐?”
이때 테스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그와 결혼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시대에는 순결을 빼앗긴 여자를 좋게 보지 않았다. 도덕에 어긋나는 일로 생각하였다. 이런 좋지 않는 시선으로 테스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테스가 엔젤에게 버려진 것이다. 테스는 이미 순결을 빼앗겼고, 어머니는 그런 테스에게 차라리 알렉과 결혼하라고 했고, 나중에 엔젤과 결혼할 때는 절대 그 일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하지만 테스는 어느 것도 지키지 못했고, 테스의 삶은 고통스러워졌다.
이쯤 되면 테스의 삶에서 누가 더 악영향을 미쳤는지가 궁금해진다. 아무래도 알렉 아니면 엔젤일 것이다. 알렉은 테스의 순결을 빼앗았고, 그전에도 테스에게 강제로 허리를 잡거나 키스를 하라는 등의 성희롱을 하였기 때문에, 엔젤은 이런 힘든 테스를 버리고 가 조금이나마 괜찮아 지려는 테스에게 더 큰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아마 둘 다 테스에게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테스는 알렉에게 순결을 빼앗긴 이후로 산다는 것 자체가 힘이 들고, 앞날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엔젤을 만난 후 조금이나마 행복했다. 그리고 엔젤이 테스의 과거 또한 조금만 불쌍히 여겨 용서해주었다면 테스는 죄책감을 버리고 다시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회를 없애고 테스를 다시, 아니 더 큰 불행을 만들어준 것이 엔젤 클레어 이다. 테스는 엔젤에게 버림당한 뒤 궁핍한 생활을 했다. 돈도 다 떨어져 사나에서 낙엽을 모아 잠자리를 청하기도 했다. 스스로에게 자신만큼 처량한 존재가 있을까 라고 물으며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알렉과 엔젤이 테스의 인생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엔젤도 알렉 만만치 않은 슬픔과 고통을 테스에게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알렉이 테스의 순결을 빼앗았고, 엔젤이 테스를 버렸다면, 이렇게 힘든 상황 테스는 알렉에게 갔어야 했을까?
테스는 떠돌다가 예전에 엔젤을 만났던 농장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 마리안, 이즈를 만났다. 엔젤이 브라질로 갈 때 정거장까지 이즈를 태워주다가 이즈에게 진지하게 같이 가겠냐고 묻고, 자신을 사랑 하냐고 물었단 사실을 마리안을 통해 들은 테스는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테스가 속죄하는 마음으로 고통을 참고 견뎌 온 것은 남편 엔젤이 언제든 자신을 다시 찾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엔젤이 다른 여자에게 잠시나마 마음을 주었다는 것을 듣고 테스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런 마음에 시댁에게 갔지만 그곳에서 시부모님 대신 만난 전도자 ( 엔젤 클레어의 아버지와 두 형들의 직업은 목사 ) 가 바로 꿈에서도 만날까 두려운 그 사람 알렉 더버빌 이었다. 알렉은 테스에게 용서를 빌었지만 테스는 절대 용서할 수 없었고, 알렉은 테스의 농장까지 찾아가 청혼을 했다. 일단 이 부분에서 알렉이 매우 이기적인 듯하다. 무작정 찾아가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자신을 보기도 싫어하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옳은 행동일까? 알렉은 행동하기전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테스는 알렉을 용서해줄 생각도 없고 결혼할 생각은 더욱 없지만 어머니도 아프고,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집에 살수가 없어 이사 가려는 중에 알렉은 엔젤이 돌아올 일 없다며 죗값을 치르게 해달라며 자신의 집에서 살라고 한다. 테스는 너무나도 싫었지만 가족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알렉과 결혼하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테스가 알렉에게 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테스가 알렉과 결혼하고 얼마 안돼서 엔젤이 다시 돌아오지만 않았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테스와 엔젤은 타이밍이 진짜 안 맞는 듯. 엔젤은 브라질에 있는 동안 테스를 용서했고, 미안해했다. 병을 앓고 시간이 지체된 후 엔젤은 돌아오게 된다. 테스가 알렉에게 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엔젤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테스는 엔젤을 잊었을 것이다.
테스의 삶은 고통 그 자체이다. 테스는 알렉에게 순결을 빼앗기고, 사랑하는 엔젤에게 버림을 받았다. 이런 테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테스는 순결을 빼앗겼지만 테스가 힘든 이유는 알렉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다. 바로 테스를 보는 사람들의 곱지 않은, 경멸하는 눈빛이 테스를 힘들게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시선은 다 편견인 듯하다. 순결을 빼앗긴 테스는 더버빌 저택으로 향할 때만 해도 작은 소녀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작은 존재였다. 명문가의 딸들은 소설이라도 읽어서 알고 있었겠지만 테스는 그럴 기회도 없었고, 테스의 부모님도 가르쳐 주시지 않았다. 이런 테스의 사정도 모른 체 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테스를 바라본다. 사실 상 잘못은 알렉이다. 왜 알렉이 아니라 테스를 바라볼까? 테스가 잘 대처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그런 편견은 그냥 한명 한명 사람들의 생각과 편견이 아닌 그 당시 사회의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인 듯하다. 이런 테스를, 불쌍한 테스를 사람들이 경멸의 눈빛이 아닌 조금이나마 감싸주었다면, 안아주었다면 테스의 인생의 결말이 이렇게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테스는 과거와 과거에 관련된 모든 일을 잊기 위해 더버빌 저택과 자신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자신의 고장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때 테스는 고통과 괴로워하며 생각한다.
‘순결은 한 번 잃으면 영원히 잃게 되는 것일까? 내가 지나간 과거를 순길 수 있다면 순결도 읽지 않는 것이 될 수 있을까?’
이런 테스의 생각은 책을 읽는 나를 가슴 아프게 했다. 작고 연약한 소녀가 악마 같은 어른에게 이런 일을 당하고, 이렇게까지 생각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부당했다. 어린 나이에 순결과 사랑의 의미를 알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테스는 이런 생각으로 새로운 고장에 왔고, 자신만을 영원히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말하는 한 남자 엔젤을 만나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지만 자신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맹세하고 굳게 다짐했던 엔젤은 테스를 잠시 사랑하는 마음을 가둬둔다. 정확히는 엔젤이 테스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테스를 용서할 수 없는 마음과 테스의 이런 과거의 모습을 알게 되고 생긴 실망감 등이 더 컸던 것이다. 하지만 테스는 이런 엔젤을 사랑했고 정절을 지키려고 끝까지 노력한다. 테스는 끝내 알렉의 유혹에 넘어가 엔젤에게
‘오늘부터 당신을 잊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하지만 엔젤을 사랑하는 마음은 절대 없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한 사람의 아내로써 끝까지 정절을 지키려고 한 테스의 모습은 정말 본받아야 할 점 중 하나이다. 이렇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 엔젤이 다시 돌아왔을 때고 테스와 엔젤은 행복하게 며칠이라도 보내게 된 것이다. 둘의 행복한 날에는 테스의 사형이 끝을 내렸지만, 테스의 부탁으로 엔젤이 테스의 동생 리자 루와 결혼을 하며 둘은 영원히 하나로 이어지게 된다.
테스가 엔젤의 아내로써 정절을 지키려고 한 것처럼 아내의 정절에 대한 또 다른 작품이 있다. 1850년 너새니 얼 호손 의 책 ‘주홍 글씨’이다. 17세기 보스턴에서 일어난 간통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늙은 의사와 결혼한 헤스터 프린 이라는 젊은 여인은 남편보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와 살고 있는데, 남편으로부터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고 그러는 동안 헤스터는 펄이라는 사생아를 낳는다. 헤스터는 간통한 벌로 공개된 장소에서 'A(adultery)'자를 가슴에 달고 일생을 살라는 형을 선고받는다. 그녀는 간통한 상대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17세기 미국의 어둡고 준엄한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죄지은 자의 고독한 심리를 묘사하였다. 치밀한 구성과 심오한 주제 등으로 19세기 미국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이처럼 17~18세기쯤이 아니더라도 예전에는 여자의 정절을 중요시 생각했는데 ‘테스’와 ‘주홍글씨’ 는 이런 사람들과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