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안컵축구대표팀 왼쪽윙백 이영표(23·안양LG)가 꾸준히 향상되는
플레이로 아직 중심을 잡지 못한 허정무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림픽출전의 피로가 채 가시기도 전에 출격한 4일 LG컵 4개국친선대회 첫
머리 UAE전에서도 1-0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44분 동점골을 터뜨려 한국축구
의 체면을 살렸다.비록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3-2로 져 ‘검은 별’을 달기는
했지만 이영표의 통렬한 중거리포는 아시안컵 우승후보 0순위로 지목된 한
국축구의 저력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LG컵은 오는 12일 막을 올리는 레바논 아시안컵에 대비,현지적응과 신·구
선수 간의 호흡을 점검하는 평가전 성격의 전초전.허정무 감독 역시 승부보
다는 전 선수를 골고루 활용하면서 선수들간의 조직력과 컨디션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신예와 노장들이 함께 모여 별도의 훈련이 거의 없
이 치른 첫 경기에서 터져나온 그의 골은 선수들에게는 안도와 함께 분발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UAE전에서는 허 감독의 구상에 따라 일단 후반에 투입됐다.전반 그 자리는
‘왼발의 달인’ 하석주(32·일본 비셀고베)의 몫.하지만 더운 날씨,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가 노장의 화려한 왼발솜씨를 잠재우는 바람에 좀처럼 힘
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하석주와 교체투입된 이영표는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
고 같은 시기에 투입된 박진섭과 함께 좌우공격과 수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5월 유고슬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GK 김용대가 비운 골문을 두 차례
백업요원으로 지켜내 ‘보조 문지기’로 이름을 올렸고,지난 7월 28일 베이
징에서 열린 중국과의 친선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려 중국에 ‘공한증(恐韓
症)’을 되새겼던 이영표.이제 올림픽팀 수준을 넘어서 왼쪽윙백의 세대교체
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급성장하며 아시안컵의 희망으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