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감축 여론 속 일부 “번식기반 불안…붕괴 우려” 신중 추진 목소리도
한우 사육두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능력이 떨어지는 암소와 노산우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감축 캠페인을 펼쳐보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불안한 번식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4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한우 사육두수는 273만4000두로 전분기 255만3000두에 비해 18만1000두, 7.1%가 증가했다. 가임암소도 119만5000두로 전분기 113만6000두와 비교해 5만9000두가 늘었다. 업계에서는 통계청의 조사와 달리 한우 사육두수가 300만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우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하락에 따른 장기침체를 우려하는 농가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임암소의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앞으로 태어날 송아지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어서 향후 사육두수가 더 늘어날 여지가 높아 보인다. 여기에 다른 축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이 쉽다는 이유로 한우로 전업을 하거나 신규 진입이 늘어나는 것도 농가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특히 신규 진입의 경우 자본을 앞세워 1000두 이상의 대규모로 산업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능력이 떨어지는 암소나 노산우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도태 캠페인을 펼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무턱대고 사육두수만 늘릴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암소를 중심으로 사육두수를 조절하자는 의미에서다.
우영기 한우자조금 관리위원은 “사육두수 조절을 위해 입식을 자제하자는 말을 사용하는데 태어난 송아지를 대상으로 이 말이 의미가 있냐”며 “차라리 노산우나 저능력우를 중심으로 감축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낫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는 가뜩이나 번식기반이 취약한 국내 한우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자칫 번식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한우 번식을 담당하는 대부분이 소규모의 복합영농 농가들이어서 이들 농가들의 이탈은 사육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감축 캠페인이 기존의 사육농가들이 중심이 돼야 하는 구조에서 감축의 기회를 이용해 대규모의 신규진입이라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은 “도태에 대한 의견이 있지만 자칫 기존의 농가들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사육두수 증가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농가들의 피해가 없도록 대책마련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홍식 농림수산식품부 사무관은 “자조금관리위원회가 한우 분야 대표조직으로 선정된 만큼 수급안정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를 한다면 정부도 함께 논의하고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2010. 07.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