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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게시판에서 중국의 '食人풍습'을 통해 조선에 분명히 食人풍습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관련자료를 찾던 중 조선의 고전 동화인 '콩쥐팥쥐'에서 놀랍게도 조선에 식인문화가 버젓히 존재함을 알게되었습니다
동화라는 장르는 그 시대의 문화상과 풍습을 반영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얘기를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 주인공들의 의복, 음식문화라든가 지명등은 그 동화가 생겨난 지방의 풍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콩쥐팥쥐의 줄거리에도 나왔지만 조선중엽 전라도 전주 부근에 사는 퇴리(退吏) 최만춘의 딸 콩쥐와 계모와 그 딸 팥쥐의 얘기입니다
우리가 어릴때 흔히 접하는 콩쥐팥쥐에서는 계모와 콩쥐가 팥쥐와 계모를 용서하고 세모녀가 행복하게 산다는 결말로 끝납니다 하지만 고전 콩쥐팥쥐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종결됩니다. 콩쥐를 죽인 팥쥐가 감사의 분노를 사서 죽임을 당하고 그 시체는 젓갈로 만들어져서 계모에게 보내졌다는 충격적인 얘기가 나옵니다. 사람을 죽여 그 사체를 젓갈로 만드는 잔인한 풍습은 중국(조선)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식인문화의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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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조선 중엽 전라도 전주 부근에 사는 퇴리(退吏) 최만춘은 아내 조씨와 혼인한 지 10여년 만에 콩쥐라는 딸을 두었다. 그러나 콩쥐가 태어난 지 100여일 만에 조씨가 세상을 떠나자 최만춘은 과부 배씨를 후처로 맞아들였다. 계모는 자기 소생인 팥쥐만을 감싸고 전처 소생인 콩쥐를 몹시 학대하였다. 산비탈의 돌밭매기, 밑 빠진 독에 물붓기, 베짜고 곡식찧기, 등의 어려운 일을 시켰다. 그때마다 검은 소, 두꺼비, 직녀선녀, 새떼 등이 나타나 콩쥐를 도와주었다. 뿐만 아니라 직녀선녀가 준 신발 덕분에 감사(監司)와 혼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콩쥐는 팥쥐의 흉계에 넘어가 연못에 빠져 죽게 되고, 팥쥐가 콩쥐 행세를 하였다.
그 뒤, 연꽃으로 피어난 콩쥐가 계속 팥쥐를 괴롭히다가 마침내 감사 앞에 나타나 자초지종을 고하였다. 감사가 연못의 물을 파내 콩쥐의 시신을 건져내니 콩쥐는 도로 살아났다. 감사는 팥쥐를 처단하여 젓갈로 만들어 배씨에게 보냈고, 이를 받아본 계모는 놀라서 즉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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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읽기 ]
조선 시대 중엽, 전라도 전주 서문 밖에 최만춘이라는 한 퇴직 관리가 아내 조씨와 이십여 년을 같이 살아왔건만 슬하에 자식이 없어 근심하며 기도와 불공도 하고 곤궁한 사람에게 적선도 하였는데, 그러는 사이에 하늘이 감동하였는지 하루는 부부가 신기한 꿈을 얻고 이내 부인에게 태기가 있었다.
열 달이 차자 갑자기 그윽한 향기가 방안에 감돌며 문득 한 옥녀를 낳았으니, 딸아이의 이름을 콩쥐라 지어 애지중지 길렀다. 그러나 그 모친의 천명이 그만이었던지 조물주의 시기함인지 콩쥐가 태어난 지 겨 백일만에 조씨 부인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니, 최만춘은 뜻하지 않게 중년에 홀아비 신세가 되어 버렸다.
최만춘은 외롭고 쓸쓸할 때면 죽은 아내를 생각하여 눈물을 흘리며 어린 콩쥐를 안고 다니면서 동네 아낙네들의 젖을 얻어 먹였다. 그러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 년을 그랬으니 그 고생이 어떠하였을 것인가? 철모르는 콩쥐가 젖 찾는 소리를 죽은 어미의 혼이 만약 있어 들었다면 그 흘리는 눈물이 변하여 비라도 되었으리라.
하루는 콩쥐가 으슥한 깊은 밤에 빈방에서 두 팔을 허우적거리며 어미를 찾으니 최만춘의 마음은 그대로 녹는 듯하였다. 그러나 그런 고생도 한 해가 가고 두 해가 가니, 쉬지 않고 흐르는 것이 세월이라, 어린 콩쥐의 나이 십여 세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자 오히려 이제는 고생이 호강으로 바뀌어 그 딸이 지은 밥을 먹고 그 딸이 지은 옷을 입게 된 것이다.
콩쥐가 열네 살이 되던 해에 최만춘은 배씨라는 과부를 얻어 금실의 즐거움을 얻게 되었다. 그리하여 최만춘은 모든 집안 일을 배씨에게 맡기고 살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몰랐다. 이 때부터 콩쥐는 남 모르게 고생을 하게 되었고 설움이 아니면 날을 보내지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원래 배씨는 시집을 갔다가 팥쥐라는 딸 하나를 낳은 후 남편을 여의고 과부가 되었는데, 좋은 중매로 최씨의 가문에 들어온 터였다. 그러나 천성이 요사 간악 사특하였으며, 그 딸 팥쥐 역시 마음이 곱지 못하고 얼굴조차 덕스럽지 못하였다. 그런 만큼 터무니없는 모함으로 고자질하기가 일쑤요, 콩쥐가 못 되는 것을 자기가 잘 되는 것보다 상쾌하게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모녀 사이에 소곤거림이 그치면 콩쥐의 신변에는 참혹한 일이 벌어졌으나 그 부친은 한번 배씨가 눈에 든 다음부터는 배씨의 말이라면 팥으로 매주를 쑨다 해도 곧이듣게 되니, 허물없는 콩쥐를 오히려 구박하여 마지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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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사또는 공청에 나가고 다만 홀로 콩쥐가 좋은 옷을 입고 아담하게 꾸며 놓은 후원 연못가의 별당에서 나간에 의지하여 힘있게 솟아 오른 연꽃을 구경하고 있었다. 팥쥐는 거짓으로 반색을 하며 달려들어 눙치는 것이었다.
"에구머니, 형님 그 동안 혼자서만 편안히 지내셨구려?
보기 싫은 이 팥쥐는 형님이 출가하신 후 시시로 형님 생각이 간절하고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여 형님을 보러 왔소. 내가 전엔 철없이 형님한테 응석처럼 한 노릇인데 지금 생각하면 잘못한 것 같아 그 뉘우침이 뼈에 사무친답니다. 그렇더라고 형님은 그런 것을 속에다 품어두시지 마시오. 우리 형제가 범연하게 지내지는 맙시다."
본래 악의가 없는 사람은 속기를 잘하는 법이다. 콩쥐는 그 말을 듣더니 역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었다.
'저것이 아무리 그 전엔 나를 그토록 모해했더라고 그 때는 철을 모를 때요, 이젠 나이가 들어 깨달은 바 있기에 저토록 사과하는 것이니 기특한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콩쥐는 좋은 음식도 대접하고 살아가는 형편도 물어보고 하면서 집안 구경도 시켜 주는 것이었다.
이 때 팥쥐는 외양과는 달리 내심으로는,
'콩쥐, 저 년을 어떻게 하면 움도 싹도 없어지게 할꼬?'
하는 간악한 심술이 북받쳐 뱃속으로 온갖 꾀를 꾸며가며 콩쥐를 따라 별의별 화초와 온갖 화초를 구경하다가 연당 앞에 이르자 문득 한 묘계를 생각해 내고 목욕하자고 권하였다. 그리하여 콩쥐와 팥쥐는 옷을 못가에 벗어 놓고 연못으로 들어가 목욕을 하게 되었다.
팥쥐는 슬금슬금 콩쥐를 깊은 곳으로 끌고 가서 별안간 연못 속으로 밀어 넣었다. 워낙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러니 어쩔 도리 없이 콩쥐는 그대로 물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슬프다! 콩쥐가 겨우 잡은 부귀 영화를 마음껏 누려 보기도 전에 이렇듯 연못 귀신이 되고 말 줄이야 누가 꿈엔들 알았으랴?
간특하고 요사스럽고 악한 팥쥐는 콩쥐가 물 속으로 들어간 채 물거품만 두어 번 솟구쳐올렸을 뿐 이내 그대로 잠잠해지는 것을 제 눈으로 보고서야 마음이 통쾌해져서,
"이렇게 쉽게 내 계교 대로 되는 것을 쓸데없이 오랫동안 마음을 썩였구나!"
라고 뇌까리면서 입가에 웃음을 띄며 급히 밖으로 나와서는 콩쥐의 옷을 제가 주워 입고 제 옷을 거두어 치워 버린 다음 태연한 모습으로 마치 콩쥐인 양 별당 난간에 의지하여 연꽃을 바라보면서 못내 기뻐하는 것이었다.
감사가 이 때 공사를 마치고 내아로 들어가자 계집 하인이,
"마님께서는 후원 별당에서 홀로 연꽃을 구경하고 계십니다."
하므로 감사는 발길을 후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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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난 후였다. 하루는 감사가 몸이 불편하여 일찍 공사를 마치고 들어와 연못가를 배회하고 있노라니 못 가운데에 전날 보지 못하던 연꽃 하나가 눈에 띄는 것이었다. 꽃줄기가 유별나게 높이 솟아나 있을 뿐더러 꽃 모양도 신기하여 아름다움이 비길 데 없으므로 노복으로 하여금 그 꽃을 꺾어다가 별당 방문 앞에 꽂아 놓게 하고 감사는 그 꽃을 사랑하여 마지아니하였다.
그러나 팥쥐는 일찍이 깨달은 바 있으므로 그와 같이 큰 꽃이 별안간 그다지도 곱고 아름답게 피어난 것을 보고 심상치 않게 생각하던 중이라, 영감이 그 방을 떠나면 들어가 보곤 하였다. 그런데 참으로 괴상한 것은 팥쥐가 그 방에서 나올 때마다 그 꽃송이 속에 손과도 같은 것이 있는 듯 팥쥐의 머리채를 바당바당 쥐어뜯는 것이었다. 그래 팥쥐는,
"요것이 필연 콩쥐년의 귀신이 붙은 것이다."
하고 그 꽃을 뽑아다 불아궁이에 처넣었다.
그 후 팥쥐는 안심하고 콩쥐의 세간도 마구 뒤지며 제 마음대로 하는데 다시금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이웃에 사는 할멈이 불씨를 얻으려고 감사 댁 내아로 들어와 예전부터 감사 부인과는 친숙한 터라 연못가 별당으로 가서 아궁이에서 불을 떠가려 하였다.
그런데 아궁이 속엔 불은 씨도 없이 꺼져 있고 난데없는 오색 구슬이 한 아궁이 가득하므로 노파는 허겁지겁 구슬을 모조리 치맛자락에 쓸어 담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반닫이 속에 감추어 두었다. 그랬더니 천만 뜻밖에도 반닫이 속에서 할멈을 부르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감사 부인의 목소리와 흡사하였다. 노파가 반닫이 문을 열고 보니 감사 부인이 그 속에 들어앉아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노파에게 자기가 죽게 된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는 이어서 한 묘계를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노파는 감사 부인이 일러 주는 대로 잔치를 베풀어 거짓으로 자기의 생일이라 하고 김감사를 초대하였다.
감사가 노파의 집에 와서 젓가락을 드니 한 짝은 길고 한 짝은 짧아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으므로 노파의 소홀함을 나무라니 노파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홀연 병풍 뒤에서 사람의 소리가 있어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젓가락 짝이 틀린 것은 그렇게 똑똑히 아시는 양반이 사람짝이 틀린 것은 어째서 그토록 모르시나요?"
'내외의 짝이 틀리다니 이 어쩐 말인고?'
감사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다가 그 동안 아내의 거동에 종종 괴상한 일이 있었음을 갑자기 깨닫고 바삐 돌아가 알아보리라 생각하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려 할 때 별안간 병풍 뒤에서 녹의 홍상을 입은 한 미인이 앞으로 나와 감사에게 절하며 묻는 것이었다.
"영감께서는 첩을 몰라보십니까?"
감사는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다가 빨리 사연을 말하라고 하였다.
"첩은 의붓동생인 팥쥐에게 해를 입어 연못 귀신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영감께서는 그 팥쥐와 함께 내내 안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가 곧 팥쥐를 잡아 문초하며 또한 사람들을 시켜서 연못을 치게 하니, 과연 콩쥐의 시체가 웃는 낯으로 누워 있었다.
급히 건져내어 염습하려 할 때 죽었던 콩쥐가 다시 숨을 돌리며 살아났다. 그러자 그 때 노파의 집에 있던 콩쥐는 홀연히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에 모든 관속과 읍내에 사는 백성들까지도 이 신기한 일에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감사는 팥쥐에게 칼을 씌워 하옥시키고 사실을 조정에 보고하였다. 며칠이 지나서 조정에서 하회가 있었다. 감사는 그 하회대로 형리를 시켜 죄인 팥쥐를 수레에 매어 찢어 죽이고 그 송장을 젓으로 담아 항아리 속에 넣고 꼭꼭 봉하여 팥쥐의 어미를 찾아 전하였다.
팥쥐 어미는 처음에 팥쥐가 흉계를 품고 콩쥐를 죽이러 들어갈 때 만만 조심하여 아무쪼록 성사하라고 부탁하여 보낸 후에 곧 최만춘을 고추박이처럼 차 버리고 다른 서방을 얻어 갔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후일의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여 후환을 미리 막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그리고 주야로 팥쥐의 덕을 입고자 기다리고 있던 중에 관가로부터 선물이 왔다고 하므로 팥쥐 어미는 좋아라 하고 내달으며 훗서방을 안으로 불러들이고는 항아리 아가리를 동여맨 노끈을 풀어 보았다. 큰 항아리에 가득 든 것이 모두 젓갈이었다.
한편 또 따로 글씨를 쓴 종이가 들어 있었다. 종이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흉한 꾀로 사람을 죽이는 자는 누구든 이와 같이 젓으로 담그고, 딸을 가르쳐 흉하고 독한 일을 실행케 한 자로 하여금 그 고기를 씹어 보게 하노라."
팥쥐 어미는 이 글을 읽고 팥쥐의 소행이 탄로나 결국 죽음을 당했음을 알자 그만 기절하여 자빠졌다.
그리고 팥쥐 어미는 기절한 채 영영 일어나지 못하고 지옥으로 모녀가 서로 손을 잡고 가 버렸다.
한편 김감사는 콩쥐에게 자기의 밝지 못했던 허물을 사과하고 이웃 노파에게 상급을 후히 내린 다음 다시 콩쥐와 더불어 다 하지 못한 인연을 이으니 아들 셋을 낳고 딸도 낳아 화락한 나날을 보냈다.
콩쥐의 부친 되는 최만춘도 찾아내어 현숙하고 덕이 있는 여자를 얻어 아들딸 낳고 단란한 살림을 이루게 해 주고, 세상 사람들에게 어진 마음씨를 베풀어 어려운 사람에게는 돈과 곡식을 아낌없이 내려 그들을 구제하니, 김감사 내외의 어진 덕을 모든 백성이 칭송해 마지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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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흥미로운 정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