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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잡담 해태타이거즈를 기억하며 ..
미루야 추천 0 조회 655 10.08.27 23:49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해태 타이거즈를 기억하며 .......

 

열 두 살,
하면 금세 떠오르는 해태 타이거즈
150원 브라보콘 안에 김봉연 스티커가 있던 해태 타이거즈
프로원년 14명으로 겨우 선수단 꾸려 출범한 가난한 구단 해태 타이거즈
까만 바지에 빨간 상의가 상대방의 눈을 빙빙 돌게 만들었을 해태 타이거즈
1982년 타점왕 김성한이 투수로도 뛰어 팀내 최다 10승을 기록한 해태 타이거즈
1번부터 김일권, 김성한, 김봉연, 김준환, 김종모, 김종윤, 김일환 모조리 김씨일색이던 해태 타이거즈
부러진 다리 깁스 풀고 타석에 서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던 촌놈 김봉연의 해태 타이거즈
교통사고를 당해 300바늘 넘게 꿰맨 상처를 콧수염으로 가리고 돌아와 한국시리즈 MVP 먹은 김봉연의 해태 타이거즈
통산 18승 29패 18세이브에 불과하지만 어린이날 땜방 출전하여 최초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방수원의 해태 타이거즈
프로야구 원년 도루왕이자 최초 홈스틸을 기록한 대도 김일권의 해태 타이거즈
해마다 연봉협상 때면 "너희들 연봉 주기 위해 브라보콘 몇 개를 만들어야 하는지 아느냐"고 윽박지르던 해태 타이거즈
결국 광주 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말에 뒷머리 긁적거리며 사인한 선수들의 해태 타이거즈
1983,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연패하고 1991, 1993, 1996, 1997년 9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모두 우승한 무적의 전설 해태 타이거즈
그러나 모든 게임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겨야 하는 순간에 반드시 힘을 모아 이기던 해태 타이거즈
1986년 서울로 올라온 이후 매일 스포츠신문 기록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해태 타이거즈
야구장에 처음 갔을 때 아저씨들이 소주마시면서 불러대는 남행열차에 귀가 먹먹해지던 해태 타이거즈
야자시간 라디오로 몰래 중계방송 듣던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 김정수, 조계현, 이강철, 송유석, 이대진 6명의 투수가 10승 이상을 기록한 1991년의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이 불펜에서 몸을 풀기만 하면 상대팀 타자들이 지레 겁먹고 헛방망이질 해대던 해태 타이거즈
한국시리즈에서는 그러나 선동열보다 가을까치로 활약한 김정수의 해태 타이거즈

5월 18일이면 광주를 잊지 않고 기필고 승리하던 해태 타이거즈

1루수를 보던 김성한이 연습때 후배들의 1루 송구가 옆으로 흐르면 아예 글러브를 접어버리던 해태 타이거즈
홈런 맞은 코스로 똑같은 공을 뿌려대던 싸움닭 조계현의 해태 타이거즈
중견수를 보던 이순철이 상대의 거친 태클에 너머져 뒹구는 유격수 이종범에게 달려와 당장 일어나라고 호통치던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 때문에 야구장 가는 재미 쏠쏠하던 해태 타이거즈
김성한 은퇴하고 선동열 일본으로 떠나자 다시는 우승못할 거라는 평가 받은 해태 타이거즈
그러나 선동열과 김성한 없이도 종이호랑이가 아니라고 보여준 1996년과 1997년의 해태 타이거즈
쿨바와 김경기, 박경완, 이숭용, 박진만의 현대 타선을 10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에이스 오브 에이스 이대진의 해태 타이거즈
승리를 확정짓는 순간이면 어디선가 구슬프게도 목포의 눈물이 흘러 나오던 해태 타이거즈

 

IMF와 함께 2001년 기억 속으로 사라진 해태 타이거즈
최강이었지만 항상 약자의 방식으로 이 악물고 달려들던 가장 약한 자들의 영웅 해태 타이거즈
파란만장했던 해태 타이거즈
최강이었지만 한국의 뉴욕 양키스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결코 될 수 없었던 해태 타이거즈
이제는 기억 속에서조차 가물가물한 해태 타이거즈
그러나 때가 되면 사라지는 것이 진리임을 가르쳐준 해태 타이거즈
누구든 이 악물고 달려들면 승리란 결코 남의 것만이 아니란 것을 몸소 보여준 해태 타이거즈

 

언제고 다시 기억 속에서 불러내 목포의 눈물을 구성지게 불러주고 싶은 해태 타이거즈
그러면 9번에서 끝이 아니라 10번째 우승이 가능하다는 것도 가을이면 보여주겠지

하늘로 까마득하게 솟아오른 공이 하늘이 되고 우주가 될 때까지

눈을 떼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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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8.28 01:57

    첫댓글 굿~^^

  • 10.08.28 07:36

    중고딩때 미치도록좋아했던 그 상황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구나.. 근데 지금의 기아에는 그런 포스도, 선수들의 열정도 부족한거같아 씁쓸....

  • 10.08.28 10:48

    내 도복에새겨져있던 해태.....

  • 10.08.28 11:51

    아....그리고...매형이될뻔했던 선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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